머 리 글
2002-09
수 용 적(受容的)
박병민목사(새터공동체)
무더워야할 시기인데도 지리한 여름장마가 계속된다. 따가운 햇볕이드는 맑은 날이 적었다. 지어진지가 칠팔 년이 되다보니 집도 물이 새어드는 곳이 생겨난다. 억센 비를 견디다못해 집이 한껏 물을 먹음은다. 이곳저곳 새는 곳에 큰그릇을 가져다가 물을 받아보지만 새어드는 물을 감당하기에 버겁다. 이제는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감돌곤 하는, 사람들 사이에 가을이라는 말을 어느덧 입에 올리는 때가되었지만, 여름비는 물러가지를 않는다. 남쪽지방에 이어 이번에는 영동지방과 여기저기에서 많은 비로 인한 피해가 속속들이 알려지고 있다. 나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이 빗물처럼 찾아든다. 이 고원(高原)의 대지(臺地)가 수몰(水沒)로 인한 함몰(陷沒)의 평원(平原)이 되어 가지는 않을까?하는 걱정 섞인 마음이다. 그렇게 비 내리는 날이 계속되어 바로 그 성서의 원역사(原歷史) 속의 홍수의 이야기가 한 생각으로 스쳐갔다. 한편의 생각으로는 이런 일을 멀리서나마 보면서 사람들의 모습이 될 대로 되어가라는 식의 포기상태가 아닌, 복구와 극복의 마음으로, 또한 사람들의 손길이 모아져서 원상의 모습을 찾게되어 실음도 가셔지기를 바랬다.
우리 사람들은 자연 앞에 거의 무방비의 수용적(受容的)인 태도를 지닐 수밖에는 없다. 작게 일렁이는 바람이 얼굴에 닿을 때에는 몹시도 기분이 좋다가도, 그 바람이 쓰고있던 모자를 벗기는 바람으로 돌변 할 때에는 사람의 마음이 언짢게 된다. 그렇다고 그 부는 바람에 대하여 어떻게 할 수는 없다. 요사이는 구약성서의 전도서(傳道書)를 읽는다. “내가 돌이켜 해 아래서 보니 빠른 경주자라고 선착(先着)하는 것이 아니며 유력자라고 전쟁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며 지혜자라고 식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명철자라고 재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기능자라고 은총을 입는 것이 아니니 이는 시기와 우연이 이 모든 자에게 임함이라”(전도서 9:11). 전도서에서는 “해 아래서” 일어나는 일이 그렇단다. 우리는 그분의 섭리와 자연 앞에 순응의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은 소견의 사람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망상일 것이다. 아니 더 나아가 자연에 대한 배타적(排他的)인 자세일 것이다.
나는 살아가면서, 위로부터 오는 물을 흘려만 보내는 단단한 바위와 같은, 다르게 말하자면 하드(hard)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받아드리고, 흡수 할 수 있는 물먹는 스펀지(sponge)와 같은 소프트(soft)한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배타적이기보다는 수용적인 바로 그런 사람 말이다. 메마른 사람이 아닌 부드러운 사람이면 어떻겠는가? 그전에 나돌던 그런 말이 생각난다. “나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예요”. 바로 그렇다. 부드러운 세상, 좀 느리게 굴러갈는지는 몰라도 유연(柔軟)한 사람끼리 어우러지면, 그것이 공동체에서는 제격이다.
공동체 이야기
식 사(食事)
두 주에 한번씩 보내어오는 반가운 편지 소식이 있다. 보은의 홍형이 전해주는 그 이야기를 하고싶다. 그 곳에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같이하는 이야기가 쓰여있다. 그러면서 끝에 다음의 말을 하고 있다. “ .....식사가 서로 힘을 합쳐 할 수 있는 만큼 자연스레 요리를 조금씩 이어서 하니까 모두가 별로 힘들지 않고 재밌게 요리를 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곤 좋은 기분으로 맛나게 먹었던 겁니다. 한 사람만 희생하고 나머지는 그걸 받아 누리는삶이 아니라 모두가 조금씩 나눠서 하는 일은 소외되거나 우쭐대는 사람도 생기지 않고 모두가 하나임을 느끼게 되더군요. 그걸 잘 새겨야겠습니다” 위의 이야기 중에 받아 누린다는 말이 와 닿았다. 우리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혜택(惠澤)을 받아 향유(享有)하며 구가(謳歌)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느 누구에게서는 받기도 하고, 반면에 나는 또한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함께 나누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사람들은 친구도 있게되고, 사람들 사이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공동체의 미덕이다. 함께 준비하고 함께 준비한 것을, 같이 둘러앉아 먹는 그 즐거움이 우리들에게는 있다. 만약 혼자 준비하여, 혼자 먹게되면 그것처럼 썰렁한 식사의 자리는 없을 것이다. 여럿이 먹으면 왜 그런지 밥의 맛이 더한다.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은 장시간인데 반하여, 우리들의 식사시간은 너무 짧다. 그래서 식사를 준비한 성의를 생각하여 식사시간을 길게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면 먹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준비하는 보람도 더할 것이다. 함께 아침과 저녁으로 하는 식사는 요새 흔히 도심 속에서 보게되는 페스트푸드(fastfood)처럼 빠르게 먹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먹는 사람은 음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듯, 또한 그것을 만든 이에게 “잘 먹겠습니다” 그리고 “잘 먹었습니다”하고 고마움을 표시하게된다. 그리고 그 음식을 만드는데 몸소 나서지 않는 사람이라도 그 음식의 재료가 되는 채소 같은 것들을 들에서 가꾼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먹는 일에 같이 종사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것을 보고 그 옛 사람들은 안에서 일하는 사람, 밖에서 일하는 사람의 내외간(內外間)을 구분 지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일상이 더 바빠졌다는 요즈음은 내외간(內外間)의 구분 져졌던 일들이, 구분이 덜 가기도 한 가정들이 나타나는 것 같다. 여자들도 틀에 짜여지다 시피 한 안살림을 탈피해보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이럴 때에는 남자들도 집안 일에 참여하여 가사(家事)를 함께 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사람에게 일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것이다. 일에는 또한 귀천(貴賤)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어느 일에든지 열심히 일에 임하고, 그리고 먹을 때의 그 즐거움, 그래서 먹는 것도, 일의 한가지인 식사(食事)라 말하는 것 같다.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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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조점숙
정무래
박종만
어귀녀
박병민.진선미.한솔.진솔
* 02년 9월 10일에 제원교회 조종국 목사님의 도움으로 새터공동체 식구들이 대전동물원에 다녀왔습니다.
* 삼광교회 서태식 목사님께서 컴퓨터를 새터공동체에 주셨습니다.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성남교회안수집사회.주식회사EG(이광형).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12인).만나교회(전남홍외9인).동산베이커리.어귀녀.정무래.김기홍.대전노회남부시찰회(4인).금산읍교회(김철우).그리스도의집.김태훈.전수현.채윤기(박현실).세상을름답게만드는사람들(4인).왕지교회.세광교회.금산군청.김창준.대전일보(김세원외1인).정진일.인동교회(김병화.나기도).박종만대덕교회.예수마을.대전서노회.박정도옥천동부교회.벧엘교회(양순우외3인).조점숙.대전지역사회선교협의회(이락원)이광승(김미경).한삼천교회.되살미사랑나눔봉사대(김장섭외1인).그리스도의집
이종국.유인숙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