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놀을 안했으면 둘째를 생각하지 않았다."
저출산이 문제가 되고 출산지원금을 주며 출산장려정책 펼치고 있지만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이때, '아빠! 나가서 놀자'(이하 아나놀) 의 엄마는 캠핑장에서 이웃들의 축하를 받으며 만삭파티(베이비 샤워)를 했습니다. 아나놀에는 독박육아를 하는 엄마도, 육아는 나몰라라 하는 아빠도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즐겁고 행복한, 아빠공동육아를 하는 '아나놀'를 만났습니다. 인터뷰를 한 이선영님은 '한 아이를 키우는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 말을 실감한다고 했습니다. 인터뷰를 하며 마을공동체가 살아있어 아이들이 함께 놀고 서로 배우고, 마을 어른들이 내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라는 생각으로 같이 돌보는 공동체가 이곳 저곳에서 생겨나길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엄마들의 공동육아모임인 '품앗이'를 했었기에 주민제안사업인 '아빠 나가서 놀자' 가 더 궁금했고 아빠가 육아에 참여했을 때 가족과 이웃간에 일어나는 변화를 보고 싶었습니다. 중랑구 신내공원 다목적체육관 배드민턴장에서 만난 9가족은 함께하기에 행복한 작은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Q. '아빠 나가서 놀자!' 모임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A. 봉화산자락에 살며 2012년생 아이를 키우는 9가족의 아빠공동육아 모임입니다. 유치원에서 3년 간 같은 반이었지만, 5-6세에는 교류가 많지 않았어요. 다들 맞벌이 가정이었고 아빠들이 육아에는 참여했지만, 어떻게 아이들과 놀아줘야하는지를 몰랐어요. 놀이터나 키즈까페에 데려가서 얘들이 놀고 있는 걸 지켜보는 것조차 아빠들에게는 조금 힘든 육아였어요. 그러던 중 다 같이 캠핑을 가게 됐고, 캠핑을 다녀와 모이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어요. 아이랑 잘 놀아주는 아빠들을 중심으로 놀이터에 모여 줄넘기를 하거나 야외로 오디 체험을 가며 주말을 풍성하게 채웠고, 작년 5월부터는 분기별로 정기적인 캠핑을 가며 더욱 사이가 돈독해졌습니다. 처음부터 공동육아를 목적으로 모인 것이 아니라,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같이 주말을 보내보자 했던 것이 자연스럽게 공동 육아가 됐던 거예요. 그러던 중 공동육아 사업에 대해서 중랑구에서 지원하는 마을 사업이 있다는 공지를 봤어요. ”어? 이거 우리 아빠도 하고 있는 거잖아?!” 만약 선정된다면 아빠들에게 지금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할 수 있고, 지원을 받으면 조금 더 아이들과 좋은 프로그램을 할 수 있고, 우리가 본보기가 된다면 주변 사람들한테도 공동육아가 참 좋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모임의 자랑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아빠들이 가정적이라 주말에 우리 가족이랑 뭘 할까를 많이 생각하세요. 아빠 혼자 육아를 할 때는 스트레스를 받더니, 공동육아가 이뤄지면서 동반자가 있다는 것에 위로를 받더라고요. 아빠들끼리 돈독한 형 아우가 되어 서로 많이 의지해요.
또 다양한 개성을 가진 아빠들이 조화를 이루며 내는 시너지 효과가 커요. 뽀통령 아니라 홍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빠, 맛있는 요리를 해주는 아빠, 세심하게 배드민턴을 가르쳐주시는 아빠, 아주 높이 비행기를 태워주시는 아빠 등등이 모여서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켜주세요.
Q. 가족의 화목에도 도움 되실 거 같아요. 이 모임 하기 전과 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얼마 전에 캠핑을 갔다 왔는데, 캠핑장에서 베이비 샤워(만삭 파티)를 한 엄마(원묵초 1학년 정단호 엄마 권미애)님은 “이 모임이 없었으면 둘째는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라고 했어요. 한 해 먼저 태어난 아기가 있는데, 그 임신부터 탄생까지 함께 지켜보고 축복하며 하나 더 낳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죠. 모임 안에서라면 육아의 부담이 줄어드니까요. 또 아이들 대부분이 외동인데 서로 어울리며 배려하고 나누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장점 같아요. 특히 또래만 만나다가 모임 안에서, 위로는 초등학교 6학년, 아래로는 갓난아기까지 다양한 연령을 만나는 게 좋아요. 서로를 보면서 “아! 형이랑 누나가 되면 저렇게 동생들을 챙기는구나!”를 배우고 재능에 자극도 받아요. 바이올린을 잘 하는 형이 멋있어 보여서 남자애 둘이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수영을 잘 하는 언니를 보며 동생들이 수영을 열심히 배우는 식이죠. 또 아기가 있으니까, 아이들이 모여서 같이 아기를 데리고 놀면서 마음들이 한 뼘씩 자라는 게 보여요.
Q. 주민제안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좋았거나 도움이 된 것이 있나요?
A. 아빠들에게 자부심이 생겼어요. 사업 전에도 엄마들이 보기엔 너무나 잘 하고 있었지만, 사업에 선정되니까 느낌이 또 다른가 봐요. 아빠들 스스로 잘 하고 있었다는 확신들이 생겼고 굉장히 자랑스러워했어요. 또 내용면에서 많이 풍성해졌어요.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천문대에 가서 별을 보는 <아빠 같이 별 보자> 사업 같은 경우는, 꼭 해 보고 싶지만 가격이 부담돼서 망설였던 프로그램이에요. 사업에 선정 되자마자 예약을 해서 6월과 8월 사이에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게 되었어요. 또 <아빠 같이 운동하자>를 진행하며 아빠들이 아이들과 운동하는 횟수가 늘어났어요. 운동하는 걸 어려워했었던 가족들에게도 부담 없이 와서 함께 하자고 권할 수 있게 되었고요. 사업 전부터도 아이들이 모이면, 재능을 가진 아빠가 줄넘기 등 놀이터에서 할 수 있는 생활 체육을 가르쳐주곤 했었지만, 사업 선정 후에는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함께할 수 있게 되었어요. 지금은 배드민턴에 집중하고 있고요. 일요일 날 근무를 하시는 아빠도 있으신데, 다른 아빠들이 조카 가르치듯이 챙겨주세요.
Q. 앞으로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꾸준히 모임을 이어갈 거예요. 아이들이 커가며 연령 별로 생기는 문제들이 다양하고 많아질 텐데, 공동육아 안에서 상의하며 같이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힘이 더 모이면 중랑구에 있는 양로원이나 필요로 하는 곳에 음악봉사를 하면 좋겠고, 나중에는 해외 봉사까지 함께 다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Q. 개인적으로 공동육아를 하면서 좋았거나 달라진 점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세요.
A. 원묵초 1학년 이다인 엄마 강연주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우리가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이들이 즐거워하고요. 또 아이들을 위해서 처음에 모였지만 엄마들도 즐겁고 아빠들도 즐겁다는 것이 저한테는 너무 큰 행복이고요. 주변에 육아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여럿이 모여서 힘이 되는 모임을 많이 만드시면 좋을 거 같아요.
A. 원묵초 1학년 안도건 엄마 이선영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모여서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계속 좋은 공동체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이번 사업 명이 '아빠 봉화산이 참 좋아요.' 인데요. 그 말 그대로,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봉화산자락에서 자란 추억들을 행복하게 기억하고, 함께 살기 좋은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A. 원묵초 1학년 최효주 아빠 최원재
요즘에 자녀들이 1~2명밖에 없는데 아빠, 엄마 다 같이 모여 공동육아하면서 자녀들 사회성이 생겨서 너무 좋았고요. 휴일에는 집에서 TV 보고, 아이 하고 놀아 주고 싶어도 방법을 몰랐는데 공동육아하면서 '친구네는 이런 것하고 논다.' 그러면 같이 해보고 '이런 교육을 시킨다.'는 정보도 공유가 되면서 서로 같이 놀아주며 배우고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같이 배드민턴 치고, 캠핑 가면서 주말이 되기를 기다립니다.
A. 원묵초 1학년 서우진 아빠 서강현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거 같아요. 아빠 엄마들도 힘든 일이나 어려운 일 있으면 서로 도와주고 허물없이 지내고 있고요. 공동육아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금방 친해질 수 있었고 앞으로도 더 돈독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다 같이 캠핑을 갔던 때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모든 엄마 아빠들한테 공동육아를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