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사진 출사로
5번재 찾은 곳은
4대 민속시장 중의 하나로
대단하다고 손꼽히는
성남시의 모란장이었다,
모란시장은 살벌하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특히 울부짖는 토종닭과 짖어대는 개 등
가금류의 장수 건강원들이 즐비하여
촬영을 저지 당하는 게 다반사라고 했다.
아!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어보자!
공감대를 형성해가 보자.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진을 찍어야겠다.
무척 넓은 공용주차장에
안전하게 주차하고 들어선
4일, 9일장인 대단위 모란장터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로 넘치는 사람들,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넘쳐나는 듯한 물건들이
다른 어떤 장터와 달리
얽히고 얽혀서 사는 세상이
바로 시장임을 인식시켜 주었다.
# 사진예술원 할아버지의 자부심
모란시장에서 내 시선을 사로잡은 분은
모란시장에서만 16년을 지켜오셨다는
사진예술원 자칭 사진 화가 할아버지!
화가의 손으로 천에다 붓을 사용하여
일일히 그리는 것이 정통초상화라고 한다.
평생을 그 일로 살아오셨단다.
그리고
퇴색된 사진, 낡은 사진 등을 복원시켜
예술적인 가치로 승화시켜 준다시며,
내가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듣자
포즈도 취해주시며 촬영을 허락하셨다.
사진 찍은 것을 꼭 보고 싶다셨다.
주시는 명함을 받아왔다.
좋은 사진 골라 인화해서
찾아가 드린다고 약속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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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번데기와 엿을 파는 아주머니
평발이어서 걷는 일을 못해
이렇게 서거나 앉아서
아들이 운반해다 주는 번데기와
호박엿을 잘라 판다시는
참 열심히 사시는 분이시다.
엿 2 봉지를 5천원에 샀다.
부드럽고 참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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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옷을 파시는 친정엄마 같은 할머니
" 이 옷 어때요? 잘 어울리겠는데....."
가운데에 반짝이 다이아몬드 모양이 박힌
파란 블라우스를 옷걸이채 치켜 들고
나를 보자마자 옷을 사라 하시는 할머니.
딱 우리 친정엄마 모습이다.
2만원에 준다신다.
친정엄마 느낌에 무조건 샀다.
또 이쁜 거 소개해달라고 했다.
나를 이리저리 훑어보더니
반짝 구슬이 올올이 박힌
검은 티셔츠를 권하신다.
2만원에 또 샀다.
라인댄스 춤출 때
이 옷 두벌을 번갈아 입으면서
친정엄마 같은 그 할머니를
생각할 것이다.
7.
# 맛있는 된장집 부부
"된장이 1킬로에 육천원 밖에 안해요"
이 말에 된장을 손가락으로 찍어 먹어보니
상큼하고 짜지 않아 맛있었다.
또 샀다.
부부인 모양인데,
여자는 사진을 피하려 했고,
남자는 도토리묵을 묵묵히 팔고 있었다.
된장찌개 먹으며 그 부부를 생각하려 한다.
8.
# 만두 국수집 아저씨
활짝 활짝 큰 소리로 웃어가며
밀대로 밀가루를 둥글게 밀고 말아간다.
자신의 집 국수와 만두가
모란시장에서 제일 맛있다신다.
만두를 만원어치 샀다.
9.
# 돼지껍데기 파는 아주머니
유난히 손님들이 많은 돼지껍데기집.
많이 퍼주고 사람들에게 관심 가지며,
대화에 응하는 게 비결인 듯 싶다.
교수님을 비롯한 우리 회원들도
여기서 돼지껍데기에
막걸리를 마시며
땀을 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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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사이버사진동호회 원문보기 글쓴이: 화인f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