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차이코프스키가 1875~1876년에 작곡한 ‘12개의 성격적 소품(character piece)’이라는 부제가 붙은 피아노 소품 모음 . 1월부터 12월까지 계절에 어울리는 러시아 시를 제재로 해서 곡을 완성했다.
■ 작품배경 1875년 11월 모스크바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중이던 차이콥스키는 상트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에서 발행되는 음악잡지《누벨리스트Nouvellist》의 발행인이자 편집장이던 니콜라이 베르나르드(Nikolay Matveyevich Bernard)로부터 이색적이고 매력적인 제안을 받는다.즉, 1월부터12월까지 그 달에 어울리는 시를 미리 제공할테니 그것을 소재로 해서 매달 자유로운 형식의 피아노 소품 한 곡씩을 작곡해달라는 것이었으며,이 연작들은 권말부록식으로 잡지에 싣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상당한 액수의 작곡료도 지불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는데,구체적인 액수까지 명기했다.이는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콥스키의 구미를 당길만한 흥미로운 제안이었다. 1875년11월24일 차이콥스키는 베르나르드에게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겠다는 서신을 보냈다.이 편지에는 많은 작곡료를 주겠다는 배려에 감사하다는 내용과 열과 성을 다해 출판업자의 요구대로 작곡을 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이후 그는 의욕적으로 곡 작업에 들어갔으며, 12월 25일경 〈1월:화롯가에서〉,〈2월:사육제〉등 두 곡을 완성해 잡지사에 우편으로 보내주었다. 그는 처음 작곡한 이들 작품에 대해 불안과 두려움도 피력했는데,때문에 베르나르드에게 솔직한 의견을 물었으며 그의 의견을 수용해서 곡을 쓰겠다는 의사도 밝혔다.실제로‘2월’은 베르나르드의 의견대로 수정했다. 1875년 12월호(통권12호)표지에는 다음과 같은 홍보 문구가 크게 실렸다.
“유명한 작곡가 차이코프스키,본지를 위해 작곡한 피아노 작품 전곡 시리즈를 기고하겠다고 편집자에게 약속하다.작품의 성격은 완전히 곡의 제목들과 일치하며,각 작품은 각 제목에 해당하는 달 잡지에 게재될 것이다.”
차이코프스키는 기분좋게 곡 작업을 했는데,종종 지인들에게 팬케이크를 만들듯 작곡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해진다.또,넉넉한 작곡료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고 한다.그가12곡을 차례대로 매달 한 곡 씩 작곡한 것은 아니다.이미‘1월’,‘2월’은12월에 보냈던 것이고, ‘3월’,‘4월’,‘5월’은 각각 시기에 맞춰 한 곡씩 작곡했지만 나머지‘6월’부터‘12월’까지 일곱 곡은4월22일부터5월27일까지 작곡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서둘러 곡 작업을 마친 것은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차이콥스키가 작곡료를 하루라도 빨리 받고 싶어서였으며,또한, 3부 형식의 간결한 곡들이라는 특성상 작곡을 하는 데에도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대작곡가의 피아노 소품집 정도로 치부되었으나 20세기 들어 재평가를 받게 되었고,이어 후배 음악가들에 의해 관현악용으로도 많이 편곡되었다.그중1942년 구소련의 명지휘자이자 작곡가인 알렉산드르 가수크(Aleksandr Gauk)에 의해 편곡된 관현악 버전은 자주 무대에 올려지거나 레코딩되고 있다.
■ 음악구성 모두12곡의 담백하고 간결한 소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베르나르드가 선정한 러시아 시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시가 가진 정서와 분위기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으며,그만큼 시적인 작품이다.
▲1월:화롯가에서(At the Fireside) ‘더없이 행복한 시간 한편에서 밤은 여명으로 옷을 갈아입네.작은 불씨 벽난로에서 타들어가고,양초는 모두 타버렸네.’라는 내용의 러시아 문호알렉산드르 푸시킨(AleksandrPushkin)의 시를 소재로 한 곡이다.북구의 겨울 풍경의 일단을 엿보게 하는 다소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곡으로 우아한 기품도 갖추고 있다.
▲2월:사육제(The Carnival) 곧 있을 사육제에 대한 기대와 즐거움을 노래한 표트르 비야젬스키(Petr Wiazemsky)의 시를 소재로 한 곡이다. 3부 형식으로 러시아의 춤곡 리듬이 들뜬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3월:종달새의노래(Song of the Lark) ‘꽃들이 흐드러진 들판.하늘에는 별들이 소용돌이 치고,종달새 노랫소리 푸른 심연을 채우네.’라는 내용의 아폴론 마이코프(Apollon Maikov)의 시를 소재로 한 곡이다.마냥 즐거운 느낌이 아닌 풍부한 시정을 느끼게 해주는 낭만적인 곡이다.
▲4월: 아네모네(Snowdrop 눈풀 꽃) 하단에 푸르고 순결한 봄의 전령사 아네모네 꽃을 통해 느끼게 되는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 마이코프의 시를 소재로 한 곡이다.자연의 아름다움과 봄에 대한 동경을 유려한 선율로 그려내고 있다.
▲5월:백야(White Nights) ‘별이 빛나는 밤(Starlit Nights)’이라는 백야의 황홀함을 노래한 아파나시 페트(Afanasy Fet)의 시를 소재로 한 곡이다.감미로운 아르페지오의 악상이 야상곡의 느낌을 주다가 이어4분2박자의 발랄한 진행이 상쾌함을 전해준다.그러다가 다시 부드러운 선율로 마무리되는 곡이다.
▲6월:뱃노래(Barcarolle) 여름날 저녁 뱃놀이하는 풍경을 그린 알렉스 프레시체예프(Aleksey Plescheev)의 시를 소재로 한 곡이다.안단테 칸타빌레풍의 서정적인 곡으로 전곡 중‘11월’과 더불어 독립적으로도 자주 연주되는 명곡이다.
▲7월:수확의 노래(Song of the Reaper) 러시아의 농촌풍경을 묘사한 알렉세이 콜초프(Aleksey Koltsov)의 시를 소재로 한 곡이다.민속적인 선율이 나타나며,리드미컬한 전개가 수확의 기쁨을 전해주는듯 하다.
▲8월:추수(The Harvest) 7월과 이어지는 알렉세이 콜초프 시를 소재로 한 곡이다.활기가 넘치는 전개는 기쁜 마음으로 수확하는 농부들을 묘사하며,이어지는 서정적인 선율은 농부들의 소박한 심경을 대변한다.
▲9월:사냥(The Hunt) 푸시킨의 시를 소재로 한 곡으로,러시아에서 가을이면 연례행사처럼펼쳐지는 사냥하는 광경이 재기넘치게 전개된다.
▲10월: 가을 노래(Autumn Song) ‘가을,가련한 난초 위로 내려앉고,낙엽은 바람에 흩날린다.’는 시를 소재로 한 곡이다.시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서정적인 선율의 곡으로 차이콥스키 특유의 우수가 잘 드러나는 곡이다.
▲11월:트로이카(Troika) 전곡 중 가장 유명한 곡이다.겨울철 러시아 풍물의 하나인 트로이카(삼두마차)를 배경으로 삶의 덧없음을 노래한 니콜라이 네크라소프(Nikolay Nekrasov)의 시를 소재로 했다.러시아 민요풍의 주제가 흐르는데,초반에는 쓸쓸한 정서를 느끼게 하지만 점차 러시아 대륙을 달리는 트로이카의 모습을 그려내는듯 활기에 차있다.
▲12월:크리스마스(Christmas) 크리스마스 밤에 소녀들이 들뜬 기분으로 춤을 추는 모습을 그린 바실리 주코프스키(Vasily Zhukovsky)의 시를 소재로 한 곡이다.우아하면서도 유쾌한 왈츠로 묘사해 즐거운 기분에 사로잡히게 해준다.
<출처: 두산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