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비산:[물고기가 산을 뛰어넘는 산] 828.6m
위치: 경기도 양평군옥천면 - 가평군 설악면
어비산은 유명계곡을 사이에 두고 유명산과 나란히 솟아있는 경기도 중부의 산이다.
유명산 일대는 용문산에서 서 또는 북서로 뻗어온 두 가닥의 능선들이 유명산, 어비산을
솟구치고 어비산에서는 북으로 뻗다가 입구지계곡, 유명산계곡을 지나온 계류에 맥을
다하지만 유명산에서는 다시 가지를 친 능선들이 동서남북으로 뻗어 서로는 소구니산을
거쳐 북으로 방향을 바꾼뒤 선어치를 지나 중미산을 솟구치며 그다음 통방산이 갈기를 세우고
소구니산에서는 서쪽으로 뻗어내린 능선상에 농다치고개를 지나 옥산이 일어나며
그 다음 양평군 양서면과 서종면 사이에 청계산을 일으키는 등 산이 많다.
그뿐인가 용문산 폭산에서 서쪽으로 뻗은 능선은 어비산과의 사이에 어비계곡을 형성하면서
서북으로 진행하며 맥이 진하는 듯하다가 곡달산을 일으키고 그 다음에는 배치고개를 지나
화야산을 일으킨다. 물론 뾰루봉과 고동산도 같은 맥이 된다. 이처럼 산봉우리로 가득찬
유명산일대 즉 양평군 옥천면과 설악면 일대는 여름철의 물놀이, 사철 가능한 하이킹, 등산,
휴양림의 적지가 될 많은 자연자원을 가지고 있어서 이곳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우선 계곡으로는 마당소, 용소, 박쥐소등 아름다운 소와 계곡미를 지닌 유명계곡과
어비계곡, 곡달계곡이 이곳에 있고, 산은 유명산, 어비산, 중미산이 800m를 넘는다.
그 산자락에 2개의 자연휴양림이 있다.
서울에서 양수리를 지나 남한강을 따라 양평에 이른 다음 37번도로 분기점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달리면 오른쪽으로 수려한 백운봉-용문산이 솟아있는 경관도 볼만하고 이어서
농다치고개, 선어치를 향해 올라가는 유명산 자락아래 굽이길을 올라 농다치 고개에 이르면
중미산 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농다치고개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선어치고개에 이른다. 이 부근에서 서쪽으로 조망하면 광활한 시야안에 들어오는 높고 낮은
산의 물결은 인상적이다. 웬만한 지도책에도 이곳의 "전망대"표시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석양에 붉은 노을이 지평선을 물들일 때의 이전망대의 조망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인상을 줄 것이다.
어비산은 큰길에서 유명산 자연휴양림과 유명계곡 입구의 주차장으로 이어진 도로로 들어서자
말자 왼쪽으로 계류를 횡단하는 다리를 지나가야 한댜. 낮은 언덕을 너머 들어가면 계곡안이
나타나고 곧 마을회관앞에 닿는다. 이곳에다 차를 주차해도 좋고 산쪽으로 더 들어가면
대일민박이나 매표소 못미쳐 넓은 공터에 차를 주차해도 될 듯하다(성수기가 아니면).
어비산 산행코스는 3시간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히 산행을 끝낼 수 있는 손쉬운 코스이다.
급경사도 많지 않고 능선도 두리뭉실한 곳이 많은데다가 700m봉에 이르기까지 상당부분이
울창한 잣나무숲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산림욕하기에도 적당하다. 그리고 하산길에는 물이
맑고 수려한 계곡미가 번득이는 어비계곡이 기다리고 있어서 여름 산행으로는 이보다
좋은 코스를 찾기 어려울 듯하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운동장 같은 넓은 주차장을 가진 대일민박 뒤쪽길로 들어가면서
다리건너 매표소가 보이기시작하면 오른쪽 급경사산록길이 나타나고 리본도 더러 붙어있는
산길이 울창한 잣나무숲속으로 나있는데 이 길이 능선으로 올라가서 정상에 이른다음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원점회귀형 코스의 초입이다. 잣나무숲속에서는 청설모가 눈에 자주 띄고 솔가리가 깔린 바닥에는 잣송이가 해체돼 부스러기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것이 여기 저기 보인다. 잣나무숲은 곧 참나무, 물박달나무 등 활엽수로 바귀고 능선산록은 완만한 경사로 바뀌면서 20분쯤 올라오니 묘지가 하나 나타난다. 이 일대에서 울창한 잣나무숲은 다시 시작되는데 숲속은 어두울 지경이다. 잣 하면 가평이다. 이곳이 가평군이라는 것이 그제서야 머리속에 들어온다. 올라오는 사이 숲속을 통해 간혹 용문산 정상이 좌측으로 보이곤 한다. 산행을 시작하던 지점의 표고가 대충 300여m이긴 했어도 1100m의용문산이 낮아보이는 것이 신기했다. 두어달 전 상원사뒤 능선으로 올라가면서 바라본 용문산과는 판이하다.
잣나무숲이 꽤 오래 계속된 뒤 다시 참나무숲이 나오면서 오른쪽으로 두리뭉실한 유명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자 능선봉이 나타난다. 능선봉에는 돌로 쌓은 듯한 참호흔적이 남아 있는데 가까운 나무에다 뭐라고 써붙인 글씨를 너무 희미해서 읽을 수가 없다. 나중에 짐작하니 그곳이 제1봉화터라는 곳인 모양이었다. 이 봉화터 능선봉의 유명산쪽 산록에 너댓그루의 거목 노송이 우거져 있다. 휘영청 늘어진 가지사이로 보이는 유명산의 모양이 장쾌하다. 경관의 기본요소가 구성돼 있는 셈이다. 유명산과의 사이에 깊이 뚫린 유명계곡을 시사하는 것은 계곡위로 감도는 푸르스럼한 기운(이내)뿐이다. 능선봉에 도착한 시간은 산행시작한 지 30분 만이었다.
어비산의 본래이름은 혜지산
이곳 봉화터는 정식봉화대는 아니었듯 하다. 이곳에 봉화터가 있다는 것은 이곳에서의 조망이 시원하게 뚫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그럴까. 봉화의 임무는 국가비상사태를 빠른 시간안에 의정부에 알리는 일일 것이다. 자세히 보니 앞에서 말한 선어치의 조망과 이곳 봉화터능선봉이 한성(서울)과 1직선상에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경복궁과 위도와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다. 경복궁의 정동쪽 먼곳에 이 어비산 봉화터가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으로 보면 선어치의 서쪽 조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이다. 물론 경복궁에서 직접 볼 수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군데 정도만 이어주면 바로 연결될 수 있을 듯하다.
봉화터 20여분 더 능선을 따라 가면 제2봉화터가 나온다. 1봉화터와 같은 네모진 돌무더기이다. 능선에는 거목 노송이 간간이 나타나 활엽수가 많은 편인 숲에 변화를 주고 있다. 바위부분도 더러 나타나 경관은 다양해지지만 대체로 어비산은 육산이다. 9월11일의 산행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숨을 턱턱 막던 더위는 쏙 빠지고 신선한 냉기가 들어있어서 바람이 불면 흐르던 땀이 금방 마른다. 드디어 등산의 계절이 왔다는 느낌이 든다. 정상에 도착한 것은 산행시작 1시간 10분(점심.휴식시간제외)이 걸렸다. 정상은 울창한 숲때문에 조망이 거의 없다. 바로 옆의 유명산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삼각점이 있고 공터가 형성돼 있지만 정상같은 느낌이 안난다. 공터옆 나무가지에 경기도 일대 산정에 산의 유래를 써서 붙이는 분의 예의 어비산 유래에 관한 글귀(팻말)이 얹혀 있다.
이에 의하면 어비산의 원래의 이름은 혜지산이라고 한다. 신라말 고려초 혼란기에 양근(양평)일대의 호족인 함규에 항거하던 미원장(이곳이 정확히 어딘지는 나와있지 않다)일대의 군사적 지배자였던 혜지가 웅거했던 산이어서 혜지산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산의 동남쪽암자터에서 "혜지주왕생불"이라는 명문이 새겨진 석불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어비산 옆의 산 유명산 역시 원래 이름은 마유산인데 그것은 마유산 남쪽 지금 농장이 있는 자리에 군사용 말을 방목하던 산이라는 이름에서 나온 것이라고. (역사지명문화연구소-02-916-6067)
정상에서 유명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은 나무 가지로 길을 막아 놓았다. 하산길이 아니라는 뜻이지만 이 길은 유명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아마 어비계곡 아래쪽에 있는 식당, 민박집등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들이 어비산을 올랐다가 유명계곡으로 내려가면 사업이 안될 것이라는 짐작이 든다. 하산길은 용문산쪽 능선을 타고 조금 내려가다가 동쪽 계곡으로 빠지는 길이다.
오늘은 어비계곡쪽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올라온 터라 일단 그쪽으로 내려가면 산사진 찍을 곳이 마땅치 않을 듯보여 유명계곡방향으로 얼마간 내려가 보기로 한다. 시야가 트이면 사진을 찍을 요량이었다. 얼마간 내려가도 조망이 좋은 곳이 나타나지 않아 실망했다. 산록 숲사이에 겨우 남으로 트인 곳이 있다. 숲사이로 남한강과 양평일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유명산 남쪽 능선에 있는 대부산농장의 경작지를 지나 계속 남으로 뻗은 능선은 한 가닥이 대부산, 또한가닥이 용문산으로 뻗는다. 그 사이 안부를 통해 남한강, 양평을 지나 여주까지 막힘이 없어 보인다. 남한강 건너쪽은 양자산 - 앵자봉 능선이 또렷하다. 마침 9월 초인 오늘은 날씨가 청명하여 가시거리가 꽤 길다. 정상부근에 조망대를 만들면 나무가 많이 희생될 듯하지만 그래도 어비산의 조망은 시원하여 욕심이 생긴다.
길표시가 있는 하산길은 남으로 나있다. 조금 내려가면 잣나무숲이 나오고 방향을 동쪽으로 틀어 골짜기로 내려간다. 숲은 활엽수로 바뀌는데 오늘은 북동풍이 불어 울창한 활엽수 숲의 바람소리는 폭포소리 못지 않게 청량하다. 한참 내려오면서 앞이 틔어 바라보니 뾰족하게 솟아있는 봉우리가 있다. 용문산 주능선의 동쪽 봉우리인 폭산이다. 얼추 1시간 가까이 걸린 뒤 계곡에 도착한다. 그런데 뜻밖에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나온다. 골짜기 상류에 있는 갈현이란 마을과 연결된 다음 남쪽의 숫고개를 넘어 유명계곡 상류인 두명안이란 마을을 지나 배너미재만 넘어가면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로 가는 길인 모양이다. 배너미고개가 북한강과 남한강의 분수령이다. 입구지계곡(유명계곡)이나 어비계곡의 상류도 물이 흘러가는 가평군 설악면 소속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갈현이나 두명안등 어비산 남쪽계곡과 유명산 동남쪽 계곡은 모두 양평군 소속이다.
아름다운 어비계곡
어비계곡 또한 유명계곡에 못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계곡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길 때문에 많은 사람이 찾아올 듯하다는 것이다. 물론 아래쪽 매표소에서 차를 못올라가게 하는 모양이지만 제대로 지켜질지 안보았으니 알 수 없다. 큰 바위와 이따금 나타는 청정한 푸른소는 어비계곡의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다. 계곡까지 급사면을 이룬 산록은 울창한 숲으로 뒤덮이고 숲아래 바위들은 푸른이끼옷을 입고 있고 그 아래로 흐르는 계류는 때로는 비취빛으로 바뀐다. 길을 버리고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맛이 또한 시원하다. 그러나 유명계곡처럼 완연한 협곡을 이룬 것은 아니고 길이도 유명계곡 보다는 짧은 편이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경기도내의 아름다운 계곡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어비산 산행에 걸리는 시간은 대충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초여름이기는 하나 갑작스런 이상기후로 산간지방의
폭우 또는 혹한으로 추워질수 있으므로 따뜻하고
보온성 좋은 등산복 우의, 필히 지참하시기 바랍니다.
산행일자:2011.6.16
출발지: 수지신협 본점앞
출발시간:오전08시 정시 출발
중 식: 각자 지참 간단한 간식 따뜻한물 기타 음료
산악회장:이기호 011-745-2047
산행대장:김홍빈011-248-5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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