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변 길이와 부피의 관계
꼭꼭 씹어 먹으면 왜 소화 잘될까… 소화액 닿는 면적 늘어나기 때문이죠
입력 : 2021.12.30 03:30 조선일보
변 길이와 부피의 관계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는 다들 한번쯤 읽어봤을 거예요. 주인공 걸리버가 소인국과 거인국 등을 여행하며 겪은 모험 이야기예요. 그런데 이 책의 소인국 편에서는 재미있는 수학 이야기가 나와요.
걸리버는 소인국 사람보다 키가 12배 더 컸대요. 그런데 소인국 사람들은 걸리버에게 소인 식사량 기준 1728인분의 음식을 주기로 했어요. 키가 12배 큰데, 왜 12인분이 아니라 1728인분을 준 걸까요?
이는 단순히 길이만 생각하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음식을 소화시키는 위는 평면이 아니라 입체니까 부피를 따져야 하는 거예요.
변의 길이가 각각 1m와 2m인 정사각형이 있다고 해 볼게요. 정사각형의 넓이는 변 길이의 제곱이니 두 정사각형의 넓이는 각각 1㎡와 4㎡예요. 부피의 차이는 더 커요. 부피는 변 길이의 세제곱을 해야 하니까 변 길이가 1m와 2m인 정육면체의 부피는 1㎥와 8㎥가 되겠네요. 물론 사람 위의 모양이 정육면체는 아니지만, 부피 공식을 적용해보는 의미에서 정육면체라고 가정하고 계산해 볼까요.
한 변의 길이가 1m인 정육면체의 부피는 1㎥라고 했죠. 한 변의 길이가 12m인 정육면체의 부피는 가로(12m)×세로(12m)×높이(12m)=1728㎥가 돼요.
소인국 사람들이 키가 12배 큰 걸리버에게 12인분이 아니라 그 세제곱인 1728인분의 음식을 준 것이 이해가 되죠?
꼭꼭 씹어 먹으면 소화가 잘되는 이유도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한 변의 길이가 2㎝인 정육면체 모양의 깍두기가 있다고 생각해 볼게요. 깍두기 한 면의 넓이는 4㎠예요. 깍두기의 겉면은 이런 정사각형 모양 6개로 돼 있으니 총 겉넓이는 24㎠이겠죠.
깍두기를 가로 방향, 세로 방향, 높이 방향으로 한 번씩 씹어서 한 변의 길이가 처음의 2분의 1인 깍두기 8조각이 됐다고 해볼게요.
이 작은 깍두기 한 면의 넓이는 1㎝×1㎝=1㎠가 돼요. 면이 6개니까 작은 깍두기 하나의 총 겉넓이는 6㎠입니다. 이런 깍두기가 8개가 있으니 깍두기의 겉넓이를 모두 더하면 48㎠가 됩니다. 깍두기를 세 번 씹으니 겉넓이가 2배 늘어난 거지요. 겉넓이가 늘어나면 소화액이 음식에 닿는 면적도 넓어져요. 그만큼 소화도 잘되겠죠. 음식을 꼭꼭 씹으면 소화가 잘된다는 말, 정말이었네요.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 ㈜ 파우스트 칼리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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