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 쇠날
세상을 사랑하시는 그 이는
햇살 내려와 부서지는
담벼락을 흠모하신다.
헤엄 못 치는 누군가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려고
물에 빠져 있는 사람처럼.
<루미지혜.
지난 달날저녁부터 둥글레(작은집, 여자기숙사)에서 마을인생 동무와 밤을 지냅니다.
온전한 작은집 생활지기를 할 수 없는 형편이라 잠자리를 같이 하는 정도입니다.
그래도 함께 지내니 신경쓰이는 것도 있고 이것저것 눈에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마을인생 동무와 가까이 할 수 있는 시간도 덤으로 누리네요.
나무날, <영혼의 출가>를 한다고 일찍 나온 날 빼고는 마을인생 동무와 함께 배움터로 올 수 있어서 그 동무가 대견하고(일곱시 이십분에 나옴)기특하고 고마웠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분간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침 명상과 차담을 마치고 아홉시 십오분에는 말씀과 밥의 집 모임을 가졌습니다.
공양간 일꾼 해리와 자운, 학교일꾼 후마, 천지인 꼭두쇠로 오늘은 설린이 참석했고, 도서관일꾼으로 자허가 함께 했어요.
<농사의 도> 66장을 함께 읽었습니다. 물길, 농부는 물의 흐름을 이해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고 하네요. 모든 물이 바다로 가는데 바다가 거기 그렇게 있는 것만으로 우리 모두를 지탱해준다, 합니다.
어릴 때부터 물길을 튼다, 물꼬를 막는다, 수맥이 흐른다, 이런 말을 듣고 자랐어요. 물의 길은 우리 일상 깊숙하게 들어와 우리 삶을 지혜롭게 밝혀 주었어요. 뭘 좀 배우기 시작하면서 들은 말은 해불양수, 상선약수.
나눈 이야기들은
천지인: 5/8~5/17 순례, 20일 미술수업은 진행. 22일 천지 등교, ]
(인은 순례준비로 배움터로 오지 않음. 다만 22일 마음공부때 인도 함께 하고 돌아감.)
천지인들은 20일 나무날, 와온에서 순례준비를 위한 1박 2일, 저녁메뉴는 참치김치찌개, 21일 아침은 누룽지.
도서관(마을인생학교): 24일 하진과 서영 등교.
마을인생동무들 밥선생, 주 1회 하기로. 우선 민지는 나무날 하기로 함
천지인 동무들께 고마움을 전달함(저녁밥모심을 어른들이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음)
점심밥모심 후 열두시 오십분부터 도서관평상에서 이별꽃스콜레 맞이모임.
민들레, 라떼, 자허, 다정이 둘러 앉았어요. 지난 수요일 한겨레신문의 배움터 기사를 함께 읽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모시고 서로가 서로에게 배운다는 말은 지나온 배움터의 20년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어린마을배움터의 20년이 그저 살아온 날들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온 한사람 한사람이겠지요.
두더지께서 이별꽃스콜레 때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화話, 언言, 말이라 하시네요. 잠시 묵상하고 한바퀴 돌았어요.
사랑어린/미세한 분석/고요와 침묵/아름다움美
이런 말씀들을 나누어 주셨어요.
오늘은 마을인생동무들이 1차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
지난 3월 31일 배움터를 떠나 서해안의 섬들을 돌아 고흥을 거쳐 순천으로 오늘 왔습니다.
하진, 서영, 시우, 겸, 빛나는.
돌아오는 빗줄기마저 반가운 만남이었습니다. 목공실 앞에서 천지인들과 어린동무들까지 둘러서서 짧은 소회를 듣는 자리를 가졌어요. 겸의 인사말은 놀라웠어요.
서영이는 지영이언니와 용인으로 겸은 엄마와 함께 여수로, 시우와 하진은 일평, 영주와 함께 마침모심을 마치고 시내 목욕탕으로 갔습니다. 따뜻한 집에서, 뜨거운 탕 속에서 순례의 고단함을 풀 수 있기를 바래요. 아, 빛나는은 율들과 시끄러운 저녁시간을 보낼까요? 하하.
순례은 늘 옳습니다.
저녁에는 순천판 전시를 준비하는 나무(이효립)와 함께 밥모심을 했습니다. 늘 차가운 순천판에서 늦도록 작업하시는데 따뜻한 밥 한끼를 제대로 못한 듯해요. 하여 작정하고 두더지와 다정과 함께 보약같은 밥자리를 가졌습니다. 내일 순천판에서 <사랑어린 한사람> 시간에는 그동안 해 오신 나무의 <생명의 존엄을 사유하다> 작업과정을 들려 주실 것 같아요.
봄비는 밤새도록 내릴 심산인 듯 합니다. 여전히 순천판에서도 전시 준비 작업을 나무와 다정과 머루가 함께 하고 있어요. 사랑어린 빛 보내 주시길요.
관세음보살
관옥나무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