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향기를 가득 실은 산들바람이 맑은 하늘 밑에서 떡집 놀이에 흠뻑 빠져 있는 아이들의 볼을 어루만져주는 기분좋은 날들입니다. 처음에는 신발만 벗고 놀았는데 한명 두명 양말까지 벗어버리더니 하진이가 " 선생님, 나 양말 벗으능거 너무 좋아요!" 합니다. 주안이는 "바닷가에 온거 같다!" 라며 폴짝 폴짝 뛰어 다닙니다. 작년 여름에 맨발로 땅위를 걷는 느낌이 낮설어 좀처럼 신발을 벗지 않던 깔끔쟁이들이 이렇게 바뀌었네요^^ 비가 그친 후에는 여기 저기 생긴 작은 물웅덩이의 깊이도 재보고 싱그러운 비내음이 아직 가시지 않은 뒷길 산책에 나섰습니다. 학교 뒷집의 작은 폭포의 우렁찬 물줄기 소리에 감탄도 하고 토끼들이 좋아할 넓은 잎을 가진 풀도 뜯어서는 "호산나!" 외치기도 합니다. 지천으로 봄꽃이 피어 있는 찬란한 봄날인데 선생님을 비롯하여 계절 알러지를 가진 아이들이 콧물을 흘리며 재채기하고 간지러운 눈을 비비며 괴로워합니다. 아이들 얼굴에 팔자로 말라버린 콧물 흔적을 보면 어찌나 안쓰러운지요! 그래도 콧물 눈물 흘려가면서도 바깥놀이에 거침없는 씩씩한 유아선교원 아이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