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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나라 태국
여운 송남석
퇴직하고 할 일없이 방구석에만 박혀있는 사람을 방에 콕 박혀있다고 방콕대학생이라고 한다지만 태국의 수도 방콕을 비행기 5시간정도 타고서 쓰완나퐁 공항에 내려 보니 따뜻하고 살기 좋은 나라였다. 우선 날씨가 겨울이 없는 더운 날만 계속되니 과일과 농산물 등 먹거리가 풍족해 값이 싸고, 물가도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저렴해 살아보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했다. 국민소득이 우리의 4분의 1정도라지만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1부 다처제가 허용된다는 점이다. 현재의 왕도 왕비가 20명이란다. 웬만한 공직자들도 능력에 따라 10여 명씩은 된다고 한다. 감동이다. 지구상에 이렇게 좋은 나라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인구가 약6천8백만 명에 수도 방콕은 서울의 인구와 비슷하고 교통은 서울보다 더 복잡하다. 우리나라 한국 면적의 5배정도니까 부동산 집값이 싸다는 점도 살기 좋은 조건의 하나이리라.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언어와 치안상태인데 동남아에서 태국만큼 치안이 안정된 나라는 없다고 한다. 이는 국민성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날씨 탓인지는 몰라도 성격들이 느긋해서 좀처럼 화를 내는 일이 없고 차가 아무리 막혀도 우리나라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빵빵 거리지 않고 말없이 기다려준단다.
작년에 라마9세 푸미폰 국왕이 70년간 재위하고 작년10월 13일 89세로 작고했고 64세의 그 아들이 이어받았다고 한다. 국민들은 애도의 표시로 검은 상복을 입고 다니는데 그 기간이 무려 1년이나 계속된다는 것이다. 왕은 사람이 아닌 신이다.
호텔이나 관공서들마다 어김없이 왕을 신처럼 모셔놓은 영상(靈床)이 설치되어 있다. 가는 곳마다 길거리 큰 건물 등에는 어김없이 왕의 사진이 걸려있다. 죽은 왕의 아들이 라마 10세로 승계했는데 나란히 같이 걸려있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처럼 상반신 사진이 아니고 전신모습의 큰 액자 안에 들어있다. 우리도 조선왕을 없애지 말고 종속시켰다면 국민들이 오늘날 같은 정신적 갈등 혼란이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왕은 독재자다, 온 국민들을 종교의 교리로 무장하듯 세뇌시킨다. 그래서 좋은 점도 있다. 정신적 안정감이 있어 조용하다. 자유를 너무 많이 주거나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이 없는 민족은 길게 가지 못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어쩌면 자유가 너무 많아 정신적 갈등을 느끼며 살아가는지 모른다.
태국(泰國)은 어떤 나라일까? 동남아에서 식민지배를 받지 않았던 유일한 두 나라 네팔과 태국이다. 산악지대인 네팔도 우리 남한면적보다는 크고 태국은 인구와 면적 모두 한국보다 월등하다. 3월 19일 9시 12년째 연속 세계1등 공항 인천국제공항을 출발 방콕 쓰완나퐁 국제공항에 내렸다. 1932년 입헌군주국으로 1939년 국호를 시암(SIAM)에서 타일랜드(泰國)으로 변경하였다. 1950년 한국 전쟁 때 UN군의 자격으로 1개연대전투병력을 파견하여. 우리를 도왔던 고마운 나라가 태국이다.
방콕시의 야시장(野市場)에서
겨울이 없는 나라 완전 찜통 여름 날씨다. 기내식으로 점심 때웠기로 몬티언 리버사이드호텔로 직통 가서 여름옷으로 갈아입고 야시장 구경 간다기에 밤도 아닌데(?) 했는데 야(夜)가 아니고 야(野)시장이란다.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과 약간의 먹거리도 곁들인 토속 냄새나는 시장이었다. 야시장(野市場)의 볼거리로는 관광객을 상대로 관광 상품 판매목적으로 만든 계획적인 시장이었다. 나는 기념으로 실크머플러와 코끼리마스코트 1개씩 샀다.
첫 밤과 마지막 밤 (2박)을 묵은 리버사이드 호텔은 크고도 좋은 시설 같지만 TV가 고물이고 비데가 없는 것이 문화수준을 의심케 했다. 가장 먼저 왕궁을 보러 간다. 태국의 왕실은 태국인들의 자랑이며 태국의 상징이고 현 태국의 국왕은 태국인들에게 신과 같은 존경을 받는 인물로 왕궁에 입장할 때는 복장에 유의해야하며 왕을 모독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절대 금지되어있다. 왕궁은 에메랄드 사원과 연결되어 있다. 태국관광 1번지 왕궁투어에 들어간다.
차크리 왕조 왕궁은 장엄한 태국의 역사가 녹아있는 방콕 최대의 관광지다. 방콕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왕궁 (GrandPalace)은 라마1세가 1782년(정조6년)에 방콕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만들었다. 태국 전통건축양식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화려하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웅장하면서도정교하게 꾸며져 있다. 왕궁 내에서는 태국의 역대 왕들이 대관식을 진행했으며 금, 유리, 보석 등으로 꾸며진 내부는 외부 못지않은 화려함을 자랑한다.
에메랄드사원(왓프라깨우) : 태국은 95%이상이 불교를 믿는 국가로서 전국에 약2000개의 사원이 실제 에메랄드 등 각종 보석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잘 꾸며진 아름다운 것이 왓프라깨우 사원이다. 이곳에는 태국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75m높이의 에메랄드 불상이 있는데 계절의 변화에 때라 연중 3회 태국 왕이 몸소 불상의 옷을 갈아입힌다.
왕궁투어 : 이튿날 오전 왕궁투어로 시작했다. 짜오프라야강 상을 질주하는 작은 배를 타고 왕궁주위를 둘러보고 내려서 왕궁 내부를 살피는 과정이었다. 짜오프라야 강은 방콕시 동서를 흐르는 한강 같은 강인데 이 위에 놓인 다리의 이름들이 라마1세~라마9세 다리까지 있다. 현재 라마 10세는 부인이 20명이 넘는다고 한다. 역대로 가장 많은 부인을 둔 왕은 라마4세 왕이었으며, 72명의 첩을 두고 살았다고 한다. 태국의 왕족은 약 850만 명으로 일반인들보다 월등한 특권을 누리고 산다는 것이다.
왕궁 실면적은 중국 자금성 보다는 작은 것 같지만 독특한 태국의 건축양식과 온통 금으로 쳐 발라 놓았다는 놀라운 사실이 특이했다. 왕은 허가난 독재자다. 독재자는 주색과 권력에 빠져 타락하는 자도 있지만, 위대한 문화유산을 남겨주기도 한다. 민초들의 피와 땀과 원망으로 대단한 걸작들이 만들어지지만 그 후손들은 관광 상품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먹거리를 만들어 생활을 이어간다. 그래서 독재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개발 독재나 만인의 삶을 위해 대 역사를 할 때는 필수사항이기도하다. 우리는 지금 독재가 너무 약해서 혼란스러워 문제다.
태국방콕관광의 별미 왕궁투어가 끝나고 배이욕 호텔 방콕타워 78층 빌딩 뷔페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와 남쪽 파타야로 서너 시간 달려서 알카자(카토이:게이)쇼를 관람한다. 세계 3대쇼 라고 자랑하는 카토이 쇼는 내용도 웅장 화려하지만 독특한 미인여성들이 은밀한 두 곳만 간신히 가리고 한 시간 동안 호화판 쇼를 벌인다. 한국의 아리랑 부채춤과 장고춤이 나올 때가 우리에게는 당연히 감동적이었다.
카토이쇼장 : 파타야는 방콕에서 동남쪽으로 약 2시간 반 거리에 있으며, 푸껫과 함께 태국의 대표적인 2대 관광도시다. 이곳에서 보여주는 카토이쇼는 세계 3대 쇼라고 자랑한다. 미국 라스베가스와 하와이에서도 그렇고 브라질의 삼바쇼도 유명하다. 하와이의 매직오브 폴리네시아 디너쇼는 2시간정도 진행되는데 미국의 3대쇼 중 하나라고 했고, 브라질의 삼바쇼는 야외에서 며칠 동안 진행하는 본 쇼 외에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실내 무대에서 하는 리오의 밤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쇼도 대단하다.
카토이는 트랜스젠더들의 무대라는데 미끈한 S라인으로 쭉쭉 빠진 미녀들이 모두가 남성들에서 성전환수술을 거쳐 여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말로만 듣던 상식이어서 계속 질문하여 궁금증이 많이 풀렸다. 세상에 사는 사람은 남성과 여성만 있는 게 아니라 제3의 성(性)도 있다는 것이다. 여자도 남자도 아닌 중간지대 즉 외모는 여성인데 남성 성기를 가진 사람, 성기를 두개 다 가진 사람, 그래서 본인의 선택에 따라 성기제거 수술을 받고 여성으로 살아가는데 문제는 거의 모든 나라는 국법으로 인정이 안 돼 있고 수술도 아무나 못한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태국은 트랜스젠더를 인정하고 전문병원도 갖춰있기에 유럽이나 미주의 모든 트랜스젠더들이 찾는 곳이 태국이며, 한국의 연예인 ㅎㄹㅅ도 여기서 수술 받았다는 것이다. 태국은 남자끼리 혹은 여자끼리 결혼해서 사는 것도 허용된다고 한다. 그들은 다만 애를 낳을 수는 없다. 대부분 일반인들의 이해 부족과 어울려 살 수 없는 사회다 보니 저희들끼리 모여서 살아가는 동네가 있고 거기 그들만의 쇼 무대가 있는 것이다. 알카자 쇼가 끝나고 관중들이 쏟아져 나오는 곳에 반 나(裸)의 미녀들이 20여명 그대로 나와서 기념사진 찍기 모델로 서 주는데 우리 돈 4천 원 정도를 모델료로 지불해야한다. 나는 안 찍었다. 파타야는 약 30만의 인구로 우리나라 목포나 여수정도의 인구와 비슷한데 관광지라 그런지 밤낮없이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불야성을 이루며 파도처럼 밀려다닌다.
지인 (ZIGN)호텔과 꼬란섬 : 파타야 지인호텔에 2,3박을 시작하는 이튿날의 오전투어는 산호섬을 가는 과정에 나는 호텔에 남아 여행기 글을 쓰고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했다. 3층으로 짜임새 있게 만들어진 수영장은 관리인과 안전요원들이 십여 명이나 되는 것 같았고 앞으로는 바다가 보이는 등 이국의 낭만을 풍겨주는 경치가 아주 좋았다.
해양스포츠의 천국을 자랑하는 산호섬(꼬란섬)은 수심이 얕은 곳에서부터 산호초를 쉽게 볼 수 있어 산호섬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바다에서는 수영 및 스노쿨링, 스쿠버다이빙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며 모래사장 뒤로는 노점상들이 줄지어 식사를 하거나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파타야 비치에서 산호섬까지 가는 중간에 패러 세일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바다 한복판에 마련되어있어 낙하산을 매고 하늘로 떠서 바다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이 과정은 현지 여행사의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전신마사지를 마치고 독특하고 이상한 미술관을 관람하고 숙소로 간다.
거대한 농장 농눅(NONGNOOCH) 빌리지 : 파타야 남쪽에 위치하고 있고 동양 최대의 열대 자연 테마파크라고 자랑하는 농눅 빌리지는 약 200만평의 광활한 농장을 관리하는 정원사가 500명이나 될 정도로 크고 그 안에 코끼리쇼, 민속 쇼 장은 물론 온갖 식물 동물 화석 등이 전시되어 있다. 1980년도에 개장했다고 하나 거대한 규모에 비해 제주도의 여미지 식물원 같은 세밀하고 아기자기 한 맛은 느낄 수가 없었다.
각종 난 종묘, 선인장 정원, 열대식물, 코코넛, 망고농장, 등으로 이루어진 사유 농장으로 다양한 휴식시설과 오락시설 태국미술품을 모은 박물관까지 있고 정원내에는 태국의 시대별 지역별 왕궁을 재현시켜놓은 건물들도 구경할 수 있었으며, 전통 민속 공연과 코끼리쇼도 볼 수 있었지만 코끼리들의 훈련이 미숙하여 제주도의 코끼리쇼에 비하면 많이 모자란 수준이었다. 민속 쇼는 내용상 카토이쇼와 닮아 구분이 혼란스러웠고 앨범 사진을 찍는다고 하는 사진기술이나 코끼리 타고 스냎으로 찍은 사진들이 수준이하여서 문화수준을 짐작케 했다. 사진사들의 수준이 낮은 것인지 사진기가 나쁜 것인지 확인해볼 수는 없었지만 여하튼 나는 그렇게 느꼈다.
코끼리 타보기
잔인한 인간들의 구경 방관자들이나
무지한 찍 돌이 놈들의 길들이기로
찍쇠 머리통 찍혀 아픔을 면하려고
코끼리들은 시키는 대로 따라한다.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슬픈 노예들
어쩌다 잡혀와 못된 인간들의 인질
거대한 여물통 채우려고 하라는 대로
코식이 코순이들의 고달픈 삶이여라.
악어농장 : 악어 2만마리 사는 큰 연못과 일부 20여 마리는 쇼장에 가둬놓고 빨간 사나이가 들어가서 벌린 악어입안에 손 머리통도 넣었다가 빼는 연기를 한다. 파인애플 농장도 겸한 악어농장은 악어 쇼 뿐 아니라 껍질을 벗겨서 악어가죽으로 지갑이나 혁대 가방 등을 만들어 보여주는 전시장도 있는데 악어핸드백이 보통 백만 원이 넘는다. 악어 2만 마리가 넘는다는 악어농장에는 길들여진 악어와 빨간 사나이가 쇼를 벌인다. 또한 호랑이가 두 마리나 나와 있어 사진을 찍어준다 하나 무서워 그런지 사진 찍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무모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다. 아무리 길 들여졌다하나 밖에 풀어놓은 호랑이가 한 번의 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누군가는 희생을 당할게 뻔 한일? 후진국 수준은 별 수 없다. 내가 알아서 조심해야지.
선상디너 : 마지막 날 석식은 그랜드펄 디너크루즈로 그날의 선상디너 파티는 시간이 일러서 주변의 백화점이나 선물가게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매김 했고, 선상디너는 짜오프라야강 강상으로 유람선 안에서 행해지는 만찬으로 이번 효(孝) 투어를 마감하는 장식이었다. 방콕을 여행하는 여행자라면 한번쯤 꼭 방문하게 되는 명소중 하나가 차오프라야 강이라 한다. 그랜드펄 디너크루즈는 이런 방콕의 심장부를 가로 지르는 강에서 방콕의 야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크루즈이며 동시에 수십 종류의 뷔페식도 골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 밤은 첫날밤 묵었던 몬티엔 리베라호텔에서 유숙하고 이튿날은 아침부터 쓰완나퐁 공항으로 이동하여 귀국항공 탑승 수속을 받아야 한다. 23일 오후 5시 조금 넘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첫댓글 사진을 빼고 재정리 하였습니다. 사진은 이메일로 보낼때만 가능하고 스마트폰으로는 글만 갑니다.
1부1처제는 성매매라는 불가피한 부작용을 가져온다고도 생각됩니다. 서로가 잘 맞아서 사는것은 문제가 없지만 어느 한쪽이 싫다든가 서로 미워하게 되면 억지로 사느니 헤어짐이 현명한 일이고, 능력있으면 서로 맘에 맞으면 알아서 살아라하고 터줘버리면 성매매나 성폭행같은 범죄가 줄거나 없어지지않을까도 생각됩니다. 성욕이란 모든 동물의 본능적인 욕구인데 인위적으로 본능을 억제하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인가도? 생각해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