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전자의 실제 운동속력에 비해 대단히 느린, 전자의 양(+)극을 향한 실질적 이동 속력을 표류속력(drift speed)이라고 부른다.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도선을 타고 빠르게 이동할수록 정해진 시간 동안 이동한 전자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표류속력과 전류의 크기는 정비례한다. 도선의 길이가 정해지면 전위 차이는 전기장 세기에 정비례하므로, 표류속력이 전기장의 세기에 정비례한다는 것을 옴의 법칙은 말하고 있다.
참고로 구리 도선의 경우 실제 전자의 운동속력은 빛의 속력의 1/100 정도로 매우 빠르다. 그러나 1cm2의 단면적을 가진 구리 도선에 1A의 전류가 흐를 때, 표류속력은 시간당 3mm에 불과하다. 그런데 전하의 표류속력이 이렇게 느린데도 불구하고, 전기 스위치를 켜자마자 전기 장치들이 작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금속 도선 속에는 자유 전자들이 이미 많이 존재했해서 도선 내부에 전기장이 생기자마자 도선 끝 근처에 있던 전자들이 즉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수도꼭지를 열면 즉시 물이 쏟아지는 것과 같다.
저항은 길이에 정비례하고 단면적에 반비례한다
그렇다면 저항의 크기는 도선의 모양에 어떻게 의존할까? 우선 금속 도선을 원래 도선보다 길이와 재질은 같지만 두 배 넓은 단면적을 가지는 도선으로 교체했다고 생각해 보자. 전지의 양쪽 단자 사이의 전위차이는 도선의 성질에 무관한 전지의 고유한 특성이므로, 도선의 교체에 의해 변화가 없다. 그런데 전자가 이동할 통로의 너비가 두 배가 되었으므로, 전류의 크기도 두 배가 될 것이지만, 전위 차이는 변하지 않으므로 옴의 법칙에 의해 저항은 절반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저항은 도선의 단면적에 반비례한다.
이제 단면적과 재질은 같지만, 길이가 두 배인 도선으로 교체해 보자. 이러면 도선 내부에 걸리는 전기장의 크기는 절반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같은 전위 차이가 두 배 긴 거리에서 생겨야 하므로, 전위의 공간에 대한 변화율은 원래의 절반이다. 그런데 옴의 법칙에 의하면 전기장의 세기와 표류속도는 정비례하므로 전류의 크기도 절반이 된다. 따라서, 같은 전위 차이를 주기 위해서는 저항이 두 배 더 커져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옴의 법칙에 의해서 금속 도선의 두께와 길이에 대해 저항이 어떻게 변할지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즉 도선의 길이를 L, 단면적을 A라 할 때, 저항을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다.
ρ는 금속 도선의 재질, 온도 등에 따라 결정되는 값으로, 비저항이라고 부른다. 저항의 단위는 Ω(옴, Ohm)이고, 1Ω은 1V의 전위 차이에 의해 1A의 전류가 흐를 때의 저항값이다. 따라서 비저항의 단위는 Ω·m가 된다. 영국의 물리학자 발로우(P. Barlow, 1776-1862)는 이것과는 다른 관계식을 제시했는데, 그것은 도선의 저항이 도선의 길이의 제곱근에 비례한다는 것이었다. 훗날 실험에 의해 발로우는 틀렸고 옴은 옳았음이 검증되었다.
비저항은 도선의 재질과 불순물, 온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면 금속 도선의 어떤 성질이 비저항의 값을 결정할까? 우선 금속 도선 속에 존재하는 단위 부피당 자유전자의 개수가 중요하다. 이것을 전하 나르개 밀도(carrier density)라고 하는데, 도선의 재질에 따라 고유한 양이다. 이 양이 크면 클수록 큰 전류가 흐를 수 있는 것은 당연하므로, 비저항의 값은 이 값에 반비례한다. 나무나 고무, 세라믹 같은 부도체는 어지간히 큰 전위 차이를 걸어주기 전엔 이 값이 0이어서 전류가 흐를 수가 없다.
또한 비저항 값은 도선 내부에 있는 격자 결함이나 불순물 등의 밀도에 비례할 것이다. 격자결함이나 불순물들이 고정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움직이는 장애물들이라 할 수 있는 원자들의 진동이나 전자끼리의 산란은 온도가 중요하다. 원자들의 진동은 온도가 높아지면, 그 세기가 세어지고 양태는 더 다양하게 된다. 또한 고온에선 전자들의 운동이 활발해지므로 자유 전자들끼리의 산란도 빈번해 진다. 따라서 온도가 올라가면 금속 도선의 비저항 값도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옴의 법칙은 예외도 많다
대부분의 물질은 옴의 법칙을 따른다. 하지만 어떤 경우는 전류와 저항에 의한 열효과 등으로 물성이 바뀌고 그 결과로 저항의 값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 또한 P-N 다이오드(diode)와 같은 반도체 계에서도 옴의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최근엔 폭이 나노미터(10-9m) 정도로 아주 좁은 나노선(nanowire)을 통한 전자의 수송도 많이 연구되고 있다. 이때는 온도가 아주 낮고 도선이 매우 깨끗하더라도, 전자의 파동 성질로 인해 없앨 수 없는 근원적인 전기 저항이 생긴다. 역시 이때도 옴의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옴의 법칙도 처음부터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옴의 법칙은 수학적으로 유도된 것이 아니라, 옴의 지난한 노력으로 이루어진 실험의 결과물들을 종합한 것이지만, 그의 당시(1825-1826) 실험 노트를 보면 여러 가지 이론적인 고려들이 실험에 큰 기여를 한 것을 알 수 있다. 옴의 연구 성과들은 당대에는 많은 공격을 받았는데, 특히 헤겔(Georg W. F. Hegel, 1770-1831)의 특별한 관심 아래 비슷한 주제에 대해 독자적 연구를 하던 자연 철학자 폴(Georg F. Pohl, 1788-1849)의 비난이 거셌다. 그는 옴의 연구가 '전기 회로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또한 당시 독일의 교육부 장관은 옴을 향해 “그런 사론(邪論)을 퍼뜨리고 다니는 교수는 과학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 고 비난할 정도였다. 그러나 옴의 법칙은 1831년 페흐너(Gustav T. Fechner, 1801-1887)의 매우 정밀한 검증 실험에 의해 신뢰를 얻기 시작했고 이후의 여러 실험들에 의해 확인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