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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둘이하나 부부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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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후기 스크랩 함지산
이레 추천 0 조회 165 10.10.29 20:0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오늘로 제가 남편이 홀로 지내고 있는 대구로

짐 싸들고 내려온지 9일이 지났습니다.

 

지난 주말엔 남편과 함께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제주여행을 했었습니다.

세월은 이곳저곳도 변하게 해주고 우리의 빛나던 젊음도 변하게 해주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 부부의 사랑은 변함없기를 한 번 더 다짐한 여행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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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섭지코지에서

중문단지 하야트리조텔에서

한라산 윗세오름에서

 

전 대구에 아는사람이 전혀 없습니다.

예전 결혼 전 대구 동아백화점 오픈당시 일 때문에 한달 정도 머문적이 있었지만

지금 어디가 어딘지 알수가 없습니다.

여행을 다녀 온 후 집안 정리 좀 하고 매주 수요일 마다 선다는 재래시장 한번 둘러보았고

적어도 내가 사는 동네에 은행이 어디 있는지 우체국이 어디있는지 ..그 정도는 알아봐야 하기에

걸어서 이곳저곳 기웃거린것 말고는 한일이 없습니다.

남편은  8시30분에 사무실에 출근하고 식당 문을  닫은 밤11시가 되어야 집에 돌아옵니다.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제일 부러운 사람이 아침에 남편과 아이들 내보내고

느긋이 쇼파에 기대어 아침 드라마 보는 것이였는데

며칠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몸이 근질근질하여  감옥살이 하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오전시간을 집안에서 빈둥거리며 있다가

아!! 가까이 함지산이 있다고 했지?

갑자기 마음이 들뜨기 시작해 간단한 복장에 등산화 신고 집을 나와

택시를 탔습니다.

'기사님, 운암지로 가주세요,,'

가깝다고 했는데 요금이 3천원 나왔습니다.ㅜ.ㅜ

만원짜리를 냈는데 기사님이 거스름돈이 없다고 있는 있는 돈만 달라고 하더군요

오백원짜리 백원짜리 다털어서 2천4백 몇십원주고 걍...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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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암지...

가기전에 저수지라 해서 무척 클거라 생각했는데 작은 연못이더군요.

등산복을 입고 마주오는 분에게 함지산 오르는 방향을 물어보고

그분이 알려준 방향으로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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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선 워낙 바람이 세서 바다냄세도..나무 냄세도 잘 맡을 수가 없었는데

이곳은 한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짙은 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을냄세...

저 정자를 지나 조금 오르니 운동시설이 있는 넓은 광장이 나오더군요 

하지만 양갈래길에서 어느쪽으로 올라야 할지 몰라 조금 망설이다

'작은 산인데 어느방향으로 오르던 만나게되겠지..' 하며

계단이 있는 왼쪽 길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오르다 보니 이길이 아닌것 같습니다. 길도 좁고 사람이 다닌 흔적도 별로없고....

하지만 제 사전엔 "왔던길 되돌아가기" 란 없습니다.

조금 무섭고 겁도 나기는 했었지만 오히려 호젓하고 다른사람들의 방해 없이 걷기가 참 좋았습니다.

 

작은 들꽃과 

벌의 유희도 봐주고...

 

 

 

 

 

 

 

 

 

맑고 푸른 가을하늘도

바라보면서..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벤취가 있는 쉼터가 나오더군요.

그곳에서 커피를 파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봤습니다.

"여기 정상으로 가려면 어느쪽으로 가야하죠?"

....

함지산정상이 어디죠?

라고 물어봐야 했었는데....


다..거기가 거기 아닐까요? 함지산 정상이 망일봉 정상일테고

망일봉이 함지산 정상일테고.....>.<

자..갑시다.~~

 

이 산을 오르면서 처음으로

조망할수있는 곳이 나타났습니다.

반갑다..팔공산...

똑딱이카메라로 당겨봐야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동봉과 서봉 비로봉이 가까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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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산을 오르다 이런길을 만나면 참 좋습니다.

산이 정말 좋은 건 수십명이 왁자지껄 온갖 수다를 토하며 올라도 그 즐거운 어우러짐에 취하고
몇명이 호젓하게 아니온듯 다녀와도 그 나름의 풍류를 즐기게 되고
홀로이 기나긴 길을 쉬임없이 걸어도 좋으니.. 그것이 바로 산이 주는 넉넉함이 아닐까 싶네요.

또한 무리져서 오를땐 어느순간 고요한 산중이 그립고
자연과 속삭이며 걸을땐 도란도란 사람의 체취가 떠오르고
홀로 걸으며 하늘을 바라보면 어느순간 진한 외로움이 밀려드니
산에 있는 동안은 자연이 배려하는 여백의 미학을 그저 충실히 받아들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 느낌 이 기분을 왜 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일까요
어쩜 산 아래서도 같은 느낌이라면 굳이 산에 오를 이유가 없어서이겠지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길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산봉우리가 보입니다.

 

저긴가 봅니다.

오늘의 정상이....

하지만 정상은 그렇게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다왔나 싶어 올라서면

다시 한모퉁이 돌아서야 하고..

다시 돌아서면 또  산모퉁이를 돌아야 하고...

 

여보...

힘내세요.

우린 정상을 향해 지금 한모퉁이를 돌고 있는 것이지요..

 


 

 

드디어...정상입니다.

망일봉!!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상합니다.

예전 하늘본부님의 글에서 분명 '함지산'이란 정상 표지석을 본적이 있었습니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흥얼거리는 아주머니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여기가 함지산 정상인가요?"

"예??!! 아마도 맞지 않을까요? 어느쪽에서 올라오셨는데요~?"

"운암지에서요..."

"얼마나 걸리셨어요? "..

" 한 45분정도요...."

"네?? 여기까지 3시간 걸린다카던데..."

뭐야...이 아줌만...나보다 더 모르네...ㅜ.ㅜ::

이 분이랑 더 말을해도 저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긴 못들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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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피해 한쪽 의자에 앉아 힙쌕에서 보온병을 꺼내 커피를 마시면서 

이곳저곳 바라보고 있다 어느쪽으로 가야 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일지

아까 초입에서 찍어둔 산행지도를 카메라에서 찾아봅니다..

천천히 내려오다 맞은편을 바라보니...

 

 

또 다른 정상이 있었습니다.

아하~!!

운암지에서 오른쪽으로 오르면 바로 함지산으로 오를 수

있는데 전 아까 초입의 화장실 계단쪽으로 올라 바로 망일봉

쪽으로 간  것이란걸  이정표를 보고 깨달았습니다.


어찌 되었든 그 때문에 전 오늘 망일봉과 함지산을 다 오를수 있게 된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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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일봉과 함지산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 있는 장승들입니다.

아뭏든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라는 염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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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산 오르는 길...


오늘 제가 걸었던 산길과,,,,

망일봉 능선입니다.


 

푸하하~~

드디어 함지산 정상입니다.

꼭 정상에 올라야만 하는건 아니지만 오늘의 제 목표는 여기였거든요..

 

칠곡 신시가지인가요?

저 끝에 저희가 살고 있는 집도 보이구요.

 

 

 

정상에서 한참을 쉬다보니

짧아진 해가 어서 산을 내려가라 합니다.

 

운동시설이 있는 삼거리를 지나

운암지쪽으로 하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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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암지의 가을....

 

 

 

그리 먼거리 같지 않아 돌아갈 땐 걸어서 가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운영하고 있는 식당앞을 지나....

 

가깝게 보았던 길이 걸어보니 무척 멀더군요.

다음부턴 자전거를 타고 오기로 마음먹고.....

함지산 첫걸음 잘 다녀왔습니다.

 

다음주엔 아픈 다리 때문에 병원에 예약이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몇가지 검사후엔 수술을 할것 같습니다.

수술이 잘된다면 저는

11월 연리지 정기테마산행이 예정되어있는

밀양 제약산에 가고 싶습니다.

남편도 그러자고 약속은 해주었지만

의사가 무릎이 허락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연리지 식구들도 보고 싶고

이 가을..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깝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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