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대는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51세까지 35년을 산 곳이다.
고깃집들과 옷가게, 카페, 입시학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면서
젊은 세대들의 활동무대로 급부상하게 된다.

그리고 "걷고 싶은 거리"라는 신세대 도로명이 생겨난 곳이기도 한데 이곳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을 걷고 싶은 것은 그냥 그런 인식이 생겨서 이다.
이곳을 걷는 다고 해서 특별히 다른 곳에서 걷는 것과 구분될 만한 특별한 일이 일어나진 않는다.

혹시 뭔가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걷게 되면 더더욱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곳을 쭉~걸어 나오면 좌측으로는 홍대 우측으로는 홍대 전철역이 펼쳐진다.

이들을 따라 올라가면 홍대가 나온다.

계속 따라가지 않고 좌회전을 하게 되면 "서교 초등학교"와 "마포 도서관" 건물을 만나게 된다.
(앞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그곳이다.)

내가 살던 집으로 향하는 "서교 초등학교" 돌담길 아래를 지나고 있다.

이곳은 자동차가 다니기엔 상당히 좁은 길이라서
가끔씩 보행자와 자동차가 엉키는 곳이기도 하다.


옷가게들과 카페들이 빈번히 생겨나고 없어지고 하는 길이다.
저마다 독특한 디자인과 영업방식을 가지고 자신이 선호하는 옷을 팔고 있다.

예술인들의 거리 다운 면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일반 가정집들을 개조해서 옷가게나 카페 혹은 게스트 하우스로 변화시켰다.
떠나오기 전에 우리 앞 집이 그런 개조를 했고,
떠난 후 다시 와보니 우리 집도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오토바이를 주차해 놓았던 앞 집 주차장으로 들어가 보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오토바이를 주차해 두었던 곳이다.

내가 주차했던 곳에는 아주 작은 바이크가 주차돼 있었다.


주차장을 나오면서 바라보면 내가 살던 옛집이 보인다.

반지하 일층 이층 모두 개조하여 매장이 들어와 있었다.

우측에는 계단까지 새로 만들어 놓았다.

앞 집도 한동안 세입자들이 들어오질 않아 걱정했었는데 이제는 안정적인 모습이 되어있었다.

나의 아이들은 이곳에 대한 향수가 무척 깊어서 작은 아이는 군대 가기 1년 동안 이 동네에
방을 얻어 자취하기 까지 했다.

난 충분히 그 기분을 이해한다.
나의 동심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홍대로 오기 전에 신림동에서 살았는데 그곳의 향기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살던 옛집을 다시 보며 이곳을 떠났다.

옛집을 나오면 도로가 펼쳐지고 좌우로 길이 갈린다.

나는 왼쪽 길을 택했다.

걸어 내려가다가 우회전하여 쭉~올라가면 동교동 로터리로 통하는 대로에 이르게 된다.

나는 그날 <홍대 플러그 샾>에 들러서 드론을 만든 dji사의 "osmo z axis 짐벌"을 구한 다음
홍대 거리를 시험 촬영했었다.
(이것은 동영상 찍을 때 상하로 떨리는 진동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별매 품이다.
여기 수록된 사진들이 그걸로 찍은 동영상을 캡처하여 꾸민 작품들이다.)
동교동 로터리에서 "무한리필 참치회"를 먹고 다시 집으로 가려고 신촌역으로 갔는데
마땅한 노선이 없어 다시 "홍대 입구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다.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철길 고깃집을 만나게 된다."
옛날 기차가 가끔씩 지나다닐 때 이곳에 아주 조그만 고깃집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재벌이 되어 있었다.
고기 맛에 그만한 노하우가 있어서이다.
나도 무수히 많이 이곳을 찾았었다.

고깃집을 좌로 두고 쭉~올라가면 "산울림 소극장"과 이모 건물인 "오삼 빌딩"이 나타난다.

이곳은 소위 "먹자 골목"으로 그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많은 고깃집들과 주점,카페들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상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치열한 경쟁이 매일 계속되는 곳이기도 하다.

되는 곳은 항상 잘되고 안 되는 곳은 눈에 보일 정도로 티가 나는 그런 곳이다.


기차는 더 이상 다니지 않는데도 간판들은 아직도 "칙칙폭폭"이다.

여기 상권도 이제 서서히 홍대 쪽에 신설되고 있는 대형 음식점들에게 밀리고 있는 인상을 준다.

길 건너 앞에 5층짜리 이모 건물이 보인다.

난 저곳에서 "러시아 어학원 총무"와 "입시학원 수학 강사"를 했고
그 후 1층에서 "레코드 가게"와 "만화 대여점" "비디오 대여점" 등을 했었다.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린다.
앞에 보이는 "김밥천국" 우측 나무에 가려져 있는 건물이 "산울림 소극장"이다.

길을 건너 좌측으로 내려가면 이모 건물인 "오삼 빌딩"을 지나게 된다.

지금 "부동산 자리"에서 앞에서 열거한 일련의 가게들을 했었다.

앞에 보이는 길 건너 우측에 "와우산"에 오르는 작은 길이 보인다.
그곳에 "서강 어린이 집"도 있었다.(지금도 있으려나?)

이모 건물을 지나 내려가다가 우회전을 하면 카페와 옷 가게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

수 없이 지나다녔던 이 길을 다시 걷게 되었다.


골목 구석구석마다 자그마한 식당들과 카페들이 들어섰다.


우측에는 상당히 오랫동안 하고 있는 커피 숍이 아직도 있다.

이렇게 돌아내려 가 홍대 지하철 역에 이르게 되었고
거기서 경기도 고양시 "원흥역"으로 가는 전철을 탔다.
20대 초에 <오쇼>를 만나 일어난 의식의 변화가
30년 동안 조금씩 자라나면서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했었다.
"많은 일들을 하면서 30년이 이렇게 지나갔다.
그 일들을 통해서 먹고살았지만 그다음은 무엇인가?"
"앞으로 또 다른 30년이 주어지더라도 이렇게 그냥 지나고 만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죽어서 가져가지 못하는 것들을 얻기 위해 이렇게 힘들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 에게 던지곤 했다.
가혹하고 지루하게 반복되는 삶의 부조리들은 "진리에의 갈증"을 유발하게 했으며
그 결과 나는 "구도"에 내 삶의 전부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