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을 노래한 시 2
https://youtu.be/gtcvmH3QNz0?si=YpAsBB6sHyRzll9v
누가 망팔을 노을이라 했나 외 5편
1. 누가 망팔을 노을이라 했나
누가 망 팔을 꺼져 가는 등불이라 했나
바람 앞에 등불처럼 때로는 위태로운 나이지만
살아온 만큼 꿈도 많았고 만난만큼 그리움도 많은데
세월을 이기지 못해 약해지는 가슴이지만
아직도
해지는 저녁 무렵이면 가슴에선 바람이 분다
이제는 날 무딘 칼날처럼
어느 가슴 하나 벨 수도 없지만
바람소리 요란한 들판에 서면
알 수 없는 마음들이
날카로운 갈퀴를 세우고
어디론가 용감히 달려가기도 한다
누가 망 팔을 눈물겹게 저무는 노을이라 했나
아직도 사랑 앞에 서면
북소리처럼 둥둥 울리는 가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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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황혼에 해가 지면
바람 같은 세월 물결같이 흘러서 어디로 가나
홀연히 생각하니 지난 세월이 일장춘몽이로세
모든 괴로움은 모든 행복은 다 어디서 오나?
한 줌밖에 안 되는 손으로 내 무엇을 잡으려 했나?
한자밖에 안 되는 가슴으로 내 무엇을 품으려 했나?
길지도 않은 인생사 많지도 않은 시간 속에
오는 세월 막을 수도 없고 가는 세월 잡을 수도 없었네
원통의 눈물도 통곡의 애환도 녹아내리는 애간장도
흐르는 강물에 다 던져버리세
타는 목마름은 한잔 술로 씻어버리세
피는 꽃이 이쁘다 한들 화무십일홍이요
지는 꽃이 슬프다 한들 내 늙음보다 더 할 소냐?
돌아보니 내 인생 참으로 허망하고 부질 없네
오시는 자 욕심 없이 오시고
가시는 자 미련 없이 가소서
오늘도 망태기 하나 걸머지고
산으로 들로 돋아나는 새싹들 바라보다
황혼에 해가지면 그냥 가면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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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물 같이 바람같이
가는 세월아!
잡아두고 싶은 인생아!
하루하루 하루해는 뜨는 듯 지고말고
몇 푼의 용돈은 주머니 속을 들락이는 듯하다 말고
그렇게 일주일은 휭~ 하니 지나가네
이처럼 시간이란 세월은
내 인생을 데리고 고장 없이 잘도 가는데
세월 따라가는 이내 몸뚱이는
하나둘씩 왜 이다지도 고장은 늘어나나
어떻게 가는지 세월 속에 파묻혀 흘러만 가는 내 인생아!
물 같이 바람같이 그렇게 가고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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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새처럼 훨훨
오늘도 넘고 내일도 넘어야 하는 고개
왜 이렇게 힘이 들고 숨차고 땀이 나나
푸른 시절에도 삶에 겨워 허덕였는데
내 인생에 단풍 드니 온갖 상념이 떠오른다
사람들은 이 나이에 다 비울 때라 하는데
아무리 해도 내 아픈 허리 협착증은 비우 질 못 하겠네
저 나는 새처럼 훨훨 날아나 봤으면
저 나는 새처럼 훨훨 날아나 봤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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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바람이 부는 대로
꽃은 피어야 향기가 나고 바람은 불어야 시원하고
인생은 즐겨야 행복합니다
바람에 흔들려야 만물이 생기가 돌고
인생의 삶도 향기로운 꽃이 피어납니다
산다는 것은 흔들리는 것
인생은 너나없이 흔들리며
세상은 그렇게 살아갑니다
살아서 숨 쉬는 그대여!
바람이 불거든 흔들리며 그냥 따라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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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낙엽 같은 내 인생
한 계절이 지고 꽃도 지고 푸르름도 갈잎 되어 세월에 지고 있네
아름다웠던 채송화 코스모스도 간곳없어 시린 가슴만 헤매이네
사랑도 삶도 우리네 인연도 잎새처럼 푸르다 지고
물처럼 흐르다가 낙엽 지듯 어느 날은 질 터인데
되돌아보는 내 인생 못다 한 일이 너무 많네요
끝까지 경청해 주셨어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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