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7급으로 합격해 공직에 임하고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규현 주무관 팔자이다.
아마도 과로에 의한 우울증이라 예상되지만 팔자를 보면 더욱 내밀한 이유를 추측해 볼 수가 있다.
이 팔자의 가장 큰 특징은 오화가 월을 잡은 쎈 상관격에 속하며 천간에 편재를 올려 무무 병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갑신일주이면서 일지에 묘지를 놓고 이것이 편관이다.
오화 상관격의 특징은 무엇인가를 숨길 수가 없다. 무조건 드러나게 되어 있다.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으로 이미 드러난다. 자신의 기분이 좋고 나쁨을 숨길 수가 없다. 그녀가 죽기 전 SNS에 올린 글로 말미암아 학창시절에 학교에 적응이 힘들었다는 부분이 있는데 아마도 숨길 건 숨기고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은 침묵해야 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아 일진들의 심기를 건드렸던 듯 하다.
물론 오화 상관격은 양날의 검이다. 그것이 인생에서 괴로움도 주었겠으나 더없는 기쁨도 주었다. 수기유통을 빼어나게 시키는 상관의 특징이 무엇인가? 바로 옆에서 비견 인목을 합하여 일간의 뿌리까지 얻은 상관이기에 비상한 머리와 빠른 습득력 그리고 표현력을 갖추었다. 마치 기어, 핸들, 휠 타이어가 기가막히게 세팅된 스포츠카와 같다. 동기부여만 되면 폭발적으로 가속하여 골인한다. 나름 벼락치기로 경희대학교라는 좋은 학교에 입학하고 공무원 시험도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었다. (어렸을 적 꿈이 아나운서라 한다. 이것도 상관격이 작용한 것이다.)
무무 병존을 편재로 올려 놓았으므로 꿈이 크다. 그러나 너무 광활하고 넓기에 본인의 꿈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지 못할 때가 많다. 막연하게 더 좋은 세상으로 가고 싶은 욕망이 있을 뿐이다. 편재와 무토의 상이 무역, 여행이므로 이런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여행을 좋아하게 되어 있다. 치열한 고시공부를 하며 공무원이 되면 어떤 삶이 펼쳐질지 순진무구하게 얼마나 상상을 하며 기대를 품었을 것인가?
중요한 점은 갑신일주라는 점이다. 일지에 절지를 깔았으므로 필연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동반하고 자칫 일간 갑목의 뿌리를 갈아버릴 기세다. 바로 옆에서 기세등등한 오화(午)가 호시탐탐 신금(申)을 노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강력한 상관으로 편관을 제살하는 상관제살의 공로를 생각해 봄직 한데(물론 지지에 있으므로 직접 제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운세에서 이 구조를 자극하는 운이 와야 한다. 예를 들면 경오(庚午)운.) 이건 편관을 제살할 수 없는 사주다.
사주팔자에서 일간은 아신(我身)이며 자기 자신을 뜻하는데 편관이 자신의 몸에 위치하고 있으니 월에 있는 상관으로 일지의 편관을 제살하여 뿌리뽑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편관 제살이라는 극도로 위험천만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복과 안녕을 모두 바쳐야 한다는 소리다. 실제로 그것이 가능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이런 구조로 이루어진 사주(일지가 편관이고 월지에 상관식신이 위치)는 대부분 편관의 본래 기능인 비견겁재를 제어하여 쟁재를 막아주는 사주팔자 내 경찰관으로의 역할을 상실하고 오로지 인성을 생부하여 상관을 제어하는 기능으로만 사용하게 된다.(상관이 너무 강하여 편관 자신의 생존이 급급하기 때문이다) 이 사주팔자에서도 신금(申)은 신자진 삼합하여 수 인성이 될 수 있으니 신금의 역할은 인성, 즉 공부요 국가고시로 발걸음을 떼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됨이 매우 순하고 착해진다. 실제로 김규현 주무관의 성정도 매우 착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스스로 목숨을 버린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로 추측해볼 수가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과로로 인한 우울증이 일어난 원인은 월지가 상관격인데 고리타분하여 정관이 중요한 공직에 몸담았던 것, 공교롭게도 일을 시작하자마자 기신인 비견겁재로 대운이 바뀐 것, 동시에 원래 존재했었던 상관견관의 병을 악화시킨 것, 결과적으로 쟁재를 불러온 것 등이 있다.
그의 입장으로서는 인생이 가장 화려하게 꽃피리라 기대했던 바로 그 순간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이 찾아왔던 것이다.
이것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는 한비야 사주팔자다. (연예인 사주풀이 <한비야>편 참고.)
이 구조에서는 비견겁재 대운에서 대발할 수 있었다. 상관과 재성으로 극신약하니 일간을 생부하는 비견겁재 대운에서 자유를 얻어 비상했던 것이다.
그러나 김규현 주무관의 팔자는 본래 인목 비견이 일간의 뿌리가 되고 있어 별로 신약하지 않다. 대운에서 들어온 비견겁재를 그다지 반길 수 없는 이유다.
하늘은 그에게 빛나는 천재성을 주었으나 그것으로 인하여 오히려 세상의 질투를 받아 감당하지 못했으니 참으로 밝게 빛나는 등불 뒤에는 가장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는 이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