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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한국초등국어교육> 12,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 1997에 실린 것입니다. 쓰기 교육에서 과정 중심 접근의 의미 신헌재(한국교원대) 이재승(대구교대)
요즘, 쓰기 교육 연구자들이 크게 관심을 가지며 연구의 주요 주제로 삼아 가고 있는 것은 과정 중심 접근(process-based approach)에 관한 것이다. 물론 이에 관한 연구가 최근에 대두된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이미 1960년대 중반 이후에 이러한 견해가 강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 이후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면서 이러한 관점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경인초등국어교육학회>와 같은 모임에서 과정 중심 접근을 통한 쓰기 교육에 관심을 갖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쓰기 교육에서 과정 중심 접근이 의미로운 주제가 되는 까닭은 여러 면에서 들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쓰기는 '결과'로서의 완성된 글 자체라기보다 그것을 산출해 내는 '과정'으로 파악할 때, 바로 이 과정을 가르쳐야 한다는 점은 당연한 귀결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그리고 과정 중심의 접근을 취할 때, 교사가 학생들이 글을 쓰는 과정에 역동적으로 개입하여 글을 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줄 수 있는 계기를 얻기 쉽다. 또한 과정 중심 접근에서는 소집단 활동을 강조함으로써 쓰기를 고립적인 행위로 보지 않고 다른 사람과의 역동적인 상호작용 행위로 파악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이렇듯 쓰기 교육에서 과정 중심 접근이 추구하는 바는, 쓰기를 하나의 과정으로 보는 관점에 부합할 뿐 아니라 교육적으로도 여러 가지 면에서 이점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일은 이 과정 중심 접근이 쓰기 교육에서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밝히는 일이라고 본다. 그리고 자칫 과정 중심 접근이 범할 수 있는 오류를 점검해 보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 글에서는 우선 과정 중심 접근이 어떻게 해서 대두되었는지 그 이론적 기반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토대로 과정 중심 접근이 쓰기 교육에서 어떤 의의를 지니는지, 그리고 이것이 가질 수 있는 제한점은 무엇인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고자 한다.
1. 용어의 검토 쓰기 교육에서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해야 한다는 견해는 상당 부분 서구에서 도입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번역 상의 차이로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따라서 과정 중심 접근에 대해 논의하기 앞서 이와 직접 관련된 몇몇 주요 용어의 개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1) 쓰기, 작문, 짓기
먼저 '쓰기'와 '작문'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난이도 면에서, 보통 '쓰기'보다는 '작문'이 더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그만큼 쓰기보다는 작문이 좀더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요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글의 종류 면에서 볼 때, 흔히 쓰기는 생활문과 같이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글을 일컫는 용어이고, 작문은 논설적인 글이나 문학적인 글 등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하는 경향이다. 그리고 인위성 또는 의도성 면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쓰기는 인위성이 약하고 작문은 강한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다.
우리 교육과정상에서는 교수 요목기와 1차 교육과정기에는 쓰기를 '짓기'와 '글씨쓰기'로 구분하여 제시했고, 2차 교육과정기에는 쓰기 안에다 글쓰기와 글자쓰기를 통합시켰다. 그 후 3차 교육과정에서는 다시 이를 짓기와 글씨쓰기로 나누다가(김규선, 1990:276), 4차 교육과정기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쓰기 속에 짓기와 글씨쓰기를 포함시켜 왔다.
6차 교육과정의 경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쓰기'라고 표현하고, 고등학교의 경우 작문 과목이 독립되면서 '작문'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학에서도 작문이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초,중등 교육과정에서는 쓰기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여기에 짓기와 글씨쓰기가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우리 교육과정에서 '글씨쓰기'라는 말은 쓰기를 크게 구성과 전사(轉寫: transcribing)로 나눌 때, 구성한 것을 단순히 문자로 옮기는 행위를 뜻하는 轉寫의 의미보다는 글씨를 바르고 아름답게 쓰는 것을 뜻하는 '경필'의 의미가 더 강하다. 쓰기를 영어의 writing으로 보고, 작문을 composition으로 본다면, 이 두 용어 사이에는 의미상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쓰기(writing)는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조직, 표현하는 등, 문자를 통해 의미를 생성하는 행위 '전체'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composition이라는 말은 어떤 통일된 형체를 만들어 내기 위해 아이디어를 배열하는 과정, 또는 그 결과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비단 쓰기 행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composition이라는 용어는 쓰기 외에 미술이나 음악 등의 예술적인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용어이다. 즉, 언어적 구성뿐만 아니라 미술적 구성, 음악적 구성에서 보듯이, 구성이라는 말은 여러 분야에서 사용된다(신헌재?이재승, 1997:250). 쓰기와 관련지어 composition이란 말은 의미를 만들어 내는 과정, 다시 말해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선정, 조직하는 행위를 한정해서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에 의해서 만들어진 텍스트 자체를 일컫는 말이다. 이렇게 볼 때, 작문이라는 말은 쓰기의 한 측면을 말하는 것으로 쓰기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쓰기를 크게 의미를 만들어 내는 구성(composing)과 그 의미를 문자로 옮기는 전사(transcribing)로 나눌 때, 작문이라는 말은 이 두 측면 중에서 구성 행위를 강조하여 붙여진 명칭이라고 본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구성의 측면을 강조해야 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교육의 장에서 논의할 때에는 쓰기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 나으리라 생각된다. 쓰기는 구성과 전사 전체를 일컫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쓰기나 작문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쓰기를 영어의 writing의 개념으로, 작문을 composition의 개념으로 사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흔히 우리 나라에서는 쓰기와 작문이라는 용어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즉, 쓰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 역시 구성과 전사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이 용어를 사용하며, 작문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 역시 여기에 이 두 측면이 포함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앞에서 본 것처럼 쓰기라는 말에 비해서는 작문이라는 말이 좀더 어렵고, 인위성이 강하며, 문학적인 글과 관련이 많은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다. 이런 점 때문에, 초등학교나 중학교 단계에서는 '쓰기'라는 말을, 고등학교나 대학 수준에서는 '작문'이라는 말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짓기라는 말은 작문이란 용어를 좀더 우리말스럽게 표현한 용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짓기라는 말은 인위적이고 조작적인 의미를 강하게 드러낸다고 하여 쓰기라는 말을 사용하자는 제안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요즈음에는 짓기라는 말은 그렇게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다. 여기에서 한 가지 첨부해 둘 것은, 짓기라는 말에는 우리가 말하는 글짓기뿐만 아니라 집짓기, 가락짓기 등도 있다. 때문에 그냥 짓기라고 하는 것보다는 '글'짓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쓰기 역시 마찬가지로 모자쓰기, 돈쓰기 등의 말이 있기 때문에, '글'쓰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영어권에서 작문을 composition이라고만 하지 않고 written composition이라고 사용하는 경우도 이 때문이다. 다만 편의상 우리는 쓰기, 짓기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2) 과정 중심 접근 쓰기 교육에서 과정 중심 접근은 쓰기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강조하여 글쓰기 과정 전체에서 교사가 역동적으로 개입함으로 글쓰기의 각 과정, 다시 말해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선정, 조직하는 과정, 그리고 텍스트를 생산하는 과정, 교정하는 과정에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전략)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일종의 철학 또는 관점을 일컫는다. 과정 중심 접근은 흔히 영어로 process-oriented approach나 process-based approach로 표현된다. 그런데 이들 용어는 과정 '중심'이라기보다는 과정 '지향' 또는 과정을 토대로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과정 '중심'이라는 말을 영어로 옮기면 process-centered가 되는데, 영어에서 이러한 식으로 표현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왜냐하면 '중심'이라고 쓰면 결과를 도외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과정 중심이라는 말보다는 과정 지향이나 과정 기초(토대), 또는 과정 중시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쓰기 교육에서 지나칠 정도로 쓰기의 결과에 초점을 두어 왔으므로 이를 지양하고 쓰기의 '과정'을 보다 강조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이 글에서는 일단 과정 '중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3) 사고 구술법(think-aloud procedure) 사고 구술법은 인지심리학에서 나온 연구 기법의 하나이다. 곧, 어떤 인지 행위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소리내어 말하게 하고 이를 분석하여 머리 속에서 어떤 행위가 이루어졌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인간의 머리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고 행위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직접 관찰할 수가 없다. 때문에 간접적이나마 이러한 방법을 통해 인간의 머리 안쪽에서 일어나는 사고 행위의 모습을 간파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고 구술법은 프로토콜 분석(protocols analysis)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프로토콜은 어떤 사건이나 경험, 실험 등을 행하는 과정이나 행하는 직후에 생성된 것으로 그 행위와 관련하여 서술해 놓은 기록물로서 수정이 가해지기 이전의 원래의 자료를 일컫는다(Harris & Hodges., 1995). 다시 말해 프로토콜은 사고 구술을 통해 얻어진 자료의 일종이다. 병원에서 의사가 치료를 목적으로 환자의 병상을 기록해 놓은 자료(진찰록)를 프로토콜이라 하듯이, 교사도 쓰기 지도를 위해 이런 유형의 자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곧, 학습자가 글을 쓰는 과정에서 머리 속에서 이루어지는 인지적인 행위를 드러내게 해서 이를 기록(녹음, 전사)해 놓는 것이다. 4) 선조성과 회귀성 이 두 용어는 쓰기의 순서(단계)와 관련하여 주로 사용되는 말이다. 선조성(linear)이라는 말은 글쓰기의 과정이 엄격히 순서적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흔히 Rohman과 Wlecke(1964)이 이른바 단계적 쓰기 모형을 들면서 이들이 쓰기 과정의 선조성을 강조했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이 쓰기의 과정을 단계화 하여 이들 단계가 엄격히 순서적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 모형은 선조적인 모형이라는 말을 쓴다. 그런데 회귀성(recursive)이라는 말은 뒤 단계에서 앞 단계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용어이다. 다시 말해 단계별로 순차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들 단계가 유동적임을 강조할 때 주로 사용된다. 주의해야 할 것은 회귀성이라는 말은 쓰기 행위를 할 때의 여러 요인(지식, 기능, 태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뜻으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그런 뜻으로는 회귀성이란 말 대신, 쓰기 과정의 '역동성(dynamic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즉, 쓰기 과정에서 앞 단계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성질을 나타낼 때에는 '회귀성'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쓰기 과정에서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할 때에는 '역동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점은 쓰기의 과정을 '쓰기 단계'로 표현하느냐, 아니면 '쓰기 과정'으로 표현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흔히 쓰기 '단계'라고 표현하지만, 단계라는 말은 고정적인 것으로 파악할 가능성이 많다는 점과 각 단계가 구분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용어이므로, 쓰기의 순서를 이야기하는 자리에서는 과정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나으리라고 본다. 이 말이 쓰기 과정의 회귀적인 특성을 보다 잘 나타내 주기 때문이다. 5) 쓰기 전, 쓰기, 쓰기 후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흔히 쓰기 과정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눈다. prewriting, writing, postwriting이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prewriting을 흔히 '쓰기 전'으로 번역한다. 그런데 영어의 prewriting은 두 단어가 아니라 하나의 단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말로 쓰기 전이라고 하면 두 개의 단어가 된다. 단어의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쓰기 '전'이라 하면 엄밀한 의미에서 이 범주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은 '쓰기' 활동이 아닌 것이 된다. 흔히 쓰기 전 활동으로, 아이디어 생성이나 아이디어 조직 활동을 드는데, 쓰기 '전'이라고 하면 이것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쓰기 활동에 포함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prewriting을 '전-쓰기'라고 하나의 단어로 번역하는 것이 좀더 정확한 표현으로 보인다. postwriting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후-쓰기'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writing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쓰기(구성 행위를 포함한)가 아니라 구성한 내용을 문자로 옮기는 행위 자체를 일컫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문자로 옮기는 행위(초고쓰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그 앞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전-쓰기(prewriting)가 되고 그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후-쓰기(postwriting)가 된다. 이렇듯 쓰기라는 말을 전사와 같은 의미로 생각할 때에는 쓰기 전, 쓰기, 쓰기 후로 표현하더라도 문제가 없게 된다. 이렇듯 쓰기라는 말을 이렇게 제한해서 사용할 때에는 쓰기 전, 쓰기, 쓰기 후로 나눌 수 있으나 단어의 구조면에서 볼 때에는 전-쓰기, 쓰기, 후-쓰기로 나누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쓰기라는 말은 전사(轉寫)와 구성(構成)을 포함한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쓰기를 전사와 같은 의미만으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이렇게 본다면 predrafting, drafting, postdrafting으로 표현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한주섭?최경희(1996)에서 보이는 것처럼 우리말로는 기술 전(취재, 구상), 기술, 기술 후(퇴고)로 표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2. 쓰기에 대한 관점의 변화 쓰기에 대한 관점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형식주의적 관점, 인지주의적 관점, 사회주의적 관점이 그것이다. 시기적으로 굳이 구분해 보자면, 형식주의적 관점은 1960년대 이전에 성행했고, 인지주의적 관점은 1960년대를 걸쳐 1970년대 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사회주의적 관점은 대체로 1980년대 이후에 부각되기 시작하여 1990년대부터 주목을 받아 오고 있다. 형식주의적 관점은 완성된 글의 형식 그 자체를 강조한다. 이 관점은 당시 문학 연구의 주류를 이룬 신비평의 영향을 받으며, 텍스트 각 부분의 특성을 종합하면 텍스트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언어학에서는 이와 유사한 관점으로 음운이나 형태소, 어휘 등을 세부 요소로 분류하는 데 초점을 두고, 이들 세부 형태가 모여 언어의 전체를 구성한다고 보았다. 이런 영향 속에, 쓰기 지도의 주된 관심은 표본이 되는 글을 엄격히 모방하는 것이며, 텍스트를 구성할 때 오류를 피하게 하는 것이었다. 쓰기 지도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1960년대에 들어오면서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와서 쓰기 교육에서 이른바 페러다임(paradigm)의 변화가 시작되면서 쓰기의 결과(글) 자체보다는 그 결과를 만들어 내기까지의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즉, 글을 쓰는 동안에 필자의 머리 속에 이루어지는 인지적인 행위에 초점을 두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인지주의적 관점은 주로 인지심리학자들에 의해 제기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로 Flower와 Hayes, Bereiter와 Scardamalia, Bracewell 등을 들 수 있다. Flower와 Hayes(1981)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대로 '문제 해결 쓰기 모형'을 제안하였으며, Bereiter와 Scardamalia(1987)는 '지식 진술 모형(knowledge-telling model)'과 '지식 변형 모형(knowledge-transforming model)'을 들어, 쓰기 행위를 문제 해결적 행위로 보고 쓰기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문제 해결의 과정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그러던 것이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사회주의적 관점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 문학 연구나 언어학 연구에서는 그것이 소통되는 외부적인 상황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쓰기 연구에서는 쓰기를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보면서 쓰기의 '대화적 본성(dialogical nature)'을 강조하게 되었다. 즉, 필자가 소속된 사회적 상황과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대화)이 쓰기 행위를 결정하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이들 관점 중에 어느 것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형식주의적 관점은 쓰기의 과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좋은 글이 갖추어야 할 규칙(수사학적 관점)을 강조했다는 데에 나름의 의의가 있다. 그리고 인지주의적 관점은 쓰기 과정에 작용하는 인지적인 과정을 밝히는 데 큰 기여를 했으며, 쓰기를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지식의 재구성 과정, 문제 해결의 과정임을 부각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쓰기 과정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간과하고 쓰기를 개인의 인지적 행위로만 파악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만하다. 한편 사회주의적 관점은 쓰기 현상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필자와 독자와의 상호작용 행위로 보고 쓰기 행위 자체보다는 쓰기 행위가 이루어지게 된 원천과 쓰기 행위를 한 결과가 소통되는 층위까지 쓰기 행위의 지평을 확대했다는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쓰기 행위에서 필자의 책임과 권한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으며, 쓰기 행위를 지나치게 확대함으로써 텍스트 생산이라는 쓰기 행위의 핵심을 소홀히 여길 여지가 있다는 점에 대해 비판을 받을 만하다. 이렇게 볼 때, 쓰기에 대한 관점 중에서 어느 것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이러한 관점들을 통합하여 보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쓰기 행위는 매우 복잡한 인지적, 사회적 행위이기 때문에 이들 관점을 통합해서 보아야만 좀더 온전하게 쓰기 현상을 설명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이재승, 1997:305). 결과를 강조했느냐, 과정을 강조했느냐라는 틀에서 이들 관점을 검토해 보면, 형식주의적 관점은 결과에 초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고, 나머지 인지주의적 관점과 사회주의적 관점은 쓰기의 과정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쓰기 행위에서 필자의 머리 속에 이루어지는 '과정'에 초점을 좀더 둔 것은 인지주의적 관점이라고 본다. 쓰기의 '과정'에 대한 논의에서, 인지주의적 관점으로 쓰기 현상을 설명하는 이들이 보다 많이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3. 과정 중심 접근의 이론적 기초 쓰기의 '과정'에 대한 논의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경계를 설정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아리스토텔레스 시대부터 쓰기의 과정에 관심을 가졌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대적 의미로 쓰기의 '과정(process)'에 대한 관심은 Braddock et al.(1963)과 Rohman & Wlecke(1964)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Braddock et al.(1963)은 쓰기의 결과(글)에 나타나 있는 문법이나 맞춤법 등의 형식적인 특징만을 강조하여 쓰기 교육을 하는 것을 비판하며, 쓰기 연구자들이나 교사들은 쓰기 행위 동안에 무엇이 일어나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그들은 앞으로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해 보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1) 쓰기 행위에서의 학생들의 사전 지식의 역할, 2) 사회-경제적 배경의 영향, 3) 실제적인 수업 상황, 4) 구어와 문어의 관련성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제안은 그 이후 쓰기의 '과정'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지침이 되었다. Rohman & Wlecke(1964)가 제시한 쓰기 (과정) 모형은 이른바 단계적 쓰기 모형으로 이름 붙여져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이다. 이들은 쓰기 과정으로 전-쓰기(prewriting), 쓰기(writing), 다시쓰기(rewriting)를 제안한 바 있다. 이들은 쓰기의 과정을 엄격히 선조적인(linear)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후 이 견해는 쓰기의 과정은 선조적인 것으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특히 인지주의 심리학자들에 의해 강한 비판을 받았지만, 그래도 쓰기의 '과정'을 인정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대체로 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쓰기의 결과만을 강조하였기 때문이다. 이들이 특히 쓰기의 전-과정(prewriting)을 인정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글을 종이에 옮기는 행위 이전에, 내용을 생성하고 조직하는 행위를 쓰기의 과정에 포함시켰다는 것은 이후 쓰기를 하나의 과정으로 보게 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쓰기 과정에 대한 연구는 Emig(1971)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실제 쓰기 장면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쓰기에서 과정이 강조되어야 함을 역설하였는데, 이 연구는 이후 쓰기에서 과정을 강조하게 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녀는 Braddock et al.(1963)이 제안한 사례 연구법을 통해 8명의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하여, 학교 현장에서 그들이 쓰기를 하는 모습을 면밀하게 살폈다. 그녀는 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쓰기, 특히 구성(composing)을 하는지에 초점을 두었다. 그녀가 밝혀 낸 것은 쓰기의 과정은 개인마다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점, 쓰기의 과정에는 여러 요인(감정, 태도, 지식, 자기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 교사의 수업 행위가 학생들의 쓰기 과정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점, '학교 중심적'인 글쓰기보다는 '자기 중심적'인 글쓰기가 학생들의 쓰기 능력을 신장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점, 그리고 쓰기 과정은 선조적인 것 외에 회귀적인 면도 있다는 점 등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Flower & Hays(1981), Matsuhashi(1981) 등의 1980년대에 나온 연구들에 비해 쓰기 과정의 선조성에 더 기울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Freedman, 1987:16). 그녀 이후에 여러 연구들이 그녀가 사용한 연구 방식을 도입하여 쓰기의 과정을 탐구하였다(Pianko, 1979, Stallard, 1979). 이렇듯 쓰기의 과정을 강조한 연구들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많이 이루어졌는데, 이들 연구들은 주로 소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쓰기 장면을 실제로 관찰한 연구를 토대로 나름의 쓰기 과정을 구안하였다. 여기에 포함될 수 있는 연구물에는 앞에 든 연구를 포함하여 Moffett(1968), Murray(1968), Elbow(1973), Graves(1973), Clay(1975, 1986), Perl(1979), Flower와 Hayes(1980), Calkins(1983), Harste, Burke & Woodward(1984), Beaugrand(1984), Bereiter & Scardamelia(1987) 등이 있다. 이들 연구 중에서 대표적인 것만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Donald Graves는 1973년에 뉴욕 주립대에서 7세 아동의 구성 과정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이후에 계속해서 여러 편의 논문과 책을 발간했다. 그가 한 연구 중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975년에 수행한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 그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쓰기 과정을 학교와 집에서 면밀히 조사하여 학생들의 쓰기 과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였다. 학생들의 쓰기 행동을 관찰하고, 인터뷰를 하며, 표본이 될 만한 아동의 글을 선정. 관찰하여 그들의 쓰기 과정을 밝혀 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초기 필자(beginning writer)는 일정한 과정을 거쳐 쓰기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 자신의 개성과 쓰기 양식(writing style)에 따라,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 연구는 1983년에 나온 Writing: Teachers & Children at work의 기반이 되었다. 물론 이 책은 New Hampshire 대학에 있는 교육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Education Study)의 프로젝트에서 나온 것으로, 1978년부터 1980년까지 New Hampshire, Atkinson에서 아동들의 쓰기 과정을 관찰, 분석한 것이다. 그리고 1년 후에 낸 책(1984)에서는 쓰기의 관습(conventions)이나 신체적인 관심, 미적인 관심, 교정 등이 아동의 글쓰기에 어떤 문제를 불러일으키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관찰한 결과를 서술하였다. 많은 아동들은 쓰기의 전체 과정에서 철자법이나 구두법에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이러한 측면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어야 의미에 초점을 두게 된다고 하면서 이를 위해 교사가 적절히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1985년에 낸 책에서는, 미국의 여러 주(state)에서 쓰기를 성공적으로 가르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서술하였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과제를 받는 것과 동시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는 것을 밝혀 냈는데, 이 책에서 그는 부모들이 집에서 아동들의 글쓰기를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아동들의 쓰기 능력 증진을 위해 협동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가 낸 이들 일련의 책은 쓰기의 과정에 대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Clay(1986)는 쓰기 과정에서 아동들의 머리 속에서 이루어지는 구성주의적(constructive) 특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쓰기 과정에서의 구성주의적 특성은 일반 학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아동들은 글을 써나가는 과정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의미를 구성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Harste et al.(1984)의 경우에도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아동들이 자신의 세계에 기능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쓰기 능력을 기를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특히 이들은 구어를 학습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쓰기를 배우게 할 것을 강조하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쓰기 능력을 확장하도록 도와 주기 위해서는 폭넓고 의미있는 상황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들을 포함하여 인지심리학자들에 의해 쓰기의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인지적인 행위에 대해 보다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졌다. 특히 Flower와 Hayes(1980)의 연구는 이 방면의 중요한 연구물로 인정된다. 이들은 앞에서 살펴본 Emig와 유사한 연구 방법을 적용하여 쓰기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인지적인 과정을 밝혀 냈다. 이들은 쓰기의 과정을 곧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으로 파악하고 쓰기의 과정으로, 계획하기, 변환하기(translating), 검토하기(reviewing)를 제안하였다. 이들은 이 과정은 선조적인 것이 아니라 회귀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쓰기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크게 과제 환경과 필자의 장기 기억을 제시하고 이들 요인들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지심리학적 관점에서 쓰기 과정을 설명하려고 한 사람 중에 빼놓을 수 없는 이는 Bereiter와 Scardamelia(1987)이다. 이들은 크게 지식 진술(전달) 모형(knowledge-telling model)과 지식 변형 모형(knowledge-transforming model)을 제안하였다. 전자는 미숙한 필자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쓰기의 과정을 곧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나열하는 과정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후자는 능숙한 필자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쓰기의 과정에서 지식이 변형된다는 점, 즉 새로운 지식이 구성된다는 것을 강조한 모형이다. 이렇듯이 이들은 쓰기의 과정에서 지식이 어떻게 변형, 구성되는가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의 연구는 쓰기 과정에서 작용하는 필자의 인지적인 행위를 상당 부분 밝혀 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 쓰기 과정에 대해 관심을 보인 예 가운데, Beaugrand(1984)의 '평행적 단계 상호작용 모형(parallel-stage interaction model)'이 있다. 이 모형에서는 언어 표현의 각 단계들이 순차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국면들이 동시적인 정보 처리에 의해 어떤 표현 결과를 산출하는 것으로 본다(원진숙, 1995:158). 즉, 이 모형에서는 쓰기의 과정이 평행적이면서도 상호작용적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쓰기 활동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되기 마련인데, 이들 여러 요인들이 순서적으로 쓰기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동시적이고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밖에 쓰기 과정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일군의 연구가들로, 이른바 사회주의적 관점에 입각하여 쓰기의 현상을 설명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앞에서 살펴본 바, 쓰기에 대해 인지주의적 관점을 취하고 있는 이들처럼 글을 쓰는 동안 필자의 머리 속에서 이루어지는 인지적 '과정'에 초점을 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쓰기에 대한 이들의 관점을 살펴볼 때, 이들도 쓰기의 결과보다는 과정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이들은 쓰기를 사회적 상호작용의 과정으로 파악하는데, 쓰기를 어떤 고정된 지식을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라 지식을 변형하는 행위, 다시 말해 의미를 재구성해 나가는 과정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Nystrand(1989)의 상호작용 모형을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 모형은 쓰기의 과정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쓰기에서 독자와 상호작용 행위를 강조하면서, 쓰기를 하나의 결과로보다 과정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런 연구 이외에도 쓰기의 '과정'에 관심을 가진 연구들이 많은데, 이 연구 사이에 비록 관점의 차이는 있지만 쓰기의 '과정'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대체로 인지주의 심리학적 관점에 입각한 사람들은 쓰기의 과정에 작용하는 필자 개인의 '인지적'인 행위에 초점을 두었다. 그리고 쓰기에 대한 사회 구성주의, 또는 사회 인지주의적 관점에 입각한 사람들은 쓰기 과정에서 개인의 정의적 측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으며, 특히 쓰기 과정을 개인의 내적 행위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 과정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들의 관점은 쓰기에 대하여 의미를 생성해 내는 과정으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들의 연구는 쓰기 교육에서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하게 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인 기초를 제공해 주고 있다. 쓰기 교육에서 결과를 강조하느냐, 과정을 강조하느냐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물론 이 두 측면 가운데 어느 한 가지를 완전히 도외시할 수는 없지만, 쓰기 교육에서 기본적으로 과정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 중심 접근의 의의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좀더 살펴보기로 한다. 이들 논의를 정리하면서, 쓰기 교육에서 결과 중심 접근법과 과정 중심 접근법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표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물론 이렇게 엄격히 선을 그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 양극화시켜 본 것이다. [표 1] 결과 중심과 과정 중심 접근의 비교표
[처음으로] 1. 쓰기 과정의 구분 방식 지금까지 논자들이 쓰기의 과정을 나눈 방식을 비교해 보면, 기본적인 흐름은 유사하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소간의 차이가 있다. 이를 그 수에 따라 다음과 같이 크게 몇 부분으로 나누어 상술하고자 한다. ① 두 과정으로 나누는 경우 이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구분 방식은 Smith(1984)가 제안한 것으로 構成(composing)과 轉寫(transcribing)로 나누는 것이다. 여기에서 구성이라는 것은 쓸 내용을 생성, 조직하는 것을 말하고 전사는 계획하고 조직한 내용을 문자로 옮기는 행위를 일컫는다. 글을 쓴다는 것은 머리 속에서 의미를 구성하는 행위와 구성한 행위를 문자 형태로 표현하는 것으로 구성된다고 본 것이다. Moffett(1968)에서도 이런 식으로 나누고 있다. 2단계 구분 방식은 쓰기의 과정을 간명하게 제시했다는 점과 쓰기의 중요한 두 특성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지나칠 정도로 단순화시켰으며, 전사 후에 이루어지는 과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난점을 지닌다. 물론 쓰기의 과정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는 이들은 전사 이후에 이루어지는 교정 행위도 구성 행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② 세 과정으로 나누는 경우 이 범주에 드는 것으로는, 연습(rehearsal), 초고쓰기(drafting), 교정(revising)으로 나누는 경우가 있다. 또 계획(planning), 변환(transcribing), 검토(reviewing)로 나눈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그리고 전-쓰기(prewriting), 쓰기(writing), 다시쓰기(rewriting)로 나누는 경우, 또는 전-쓰기, 초고쓰기, 교정(revision)으로 나누는 경우, 전-쓰기(prewriting), 쓰기(wiriting), 후-쓰기(postwriting)로 나누는 경우, 초고쓰기 전(predrafting), 초고쓰기, 초고쓰기 후(postdrafting)로 나누는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또는 계획, 부화(incubation), 회고(introspection)나 개념, 부화, 산출 등으로 나누는 방식도 이에 해당된다. 이렇게 세 과정으로 나누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들이 사용한 용어에 대해서는 좀더 검토가 필요하다. 우선 다시쓰기(rewriting)라는 말은 교정이나 퇴고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어디까지나 쓴 것을 고치는 것이지 '다시쓰는(rewriting)'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용어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Rehearsal'이라는 말은 Graves(1978)가 처음 사용한 말인데,그가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은 본래 능숙한 작자가 쓰기의 전체 과정을 완성이 아니라 연습(rehearsal)의 상태로 본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논자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이들 간에 공통적인 부분이 많다. 대체로 연습과 계획, 전-쓰기는 초고를 쓰기 전에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선정·조직하는 행위를 일컫는 것이다. 그리고 초고쓰기나 변환, 부화라는 말은 구성한 것을 문자로 옮기는 행위를 일컫는다. 그리고 교정, 검토, 다시쓰기, 후-쓰기, 회고 등은 초고를 쓴 후에 이를 고치고 다듬는 행위를 일컫는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이렇게 세 과정으로 나누는 것은 쓰기 교육을 위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즉, 문자로 옮기는 행위(초고 쓰기)를 기준으로 하고 이것 전에 이루어지는 활동과, 이것 후에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나눔으로써 쓰기의 과정을 좀더 간명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특히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글쓰기 과정을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보게 하는 것이 대체로 쉽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③ 네 과정으로 나누는 경우 여기에 들 수 있는 것으로는 앞의 세 단계로 나누는 방식을 조금 변형한 경우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이디어 생성하기-아이디어 조직하기-텍스트 생산하기-교정하기'로 나눈(최현섭 외, 1996) 경우이다. 때로는 아이디어 생성과 조직 사이에 '선정'이라는 과정을 포함하기도 한다. 박영목 외(1995)에서는 아이디어 생성하기 앞에 계획하기를 덧붙이고 있다. 그리고 텍스트 생산하기를 '표현하기'로, 교정하기를 '고쳐쓰기'로 고쳐 쓰고 있다. 참고로 6차교육과정 하의 중학교 3-2 국어 교과서 5단원('글쓰기의 절차')에서는 '계획하기-내용창안하기-내용구성하기-내용표현하기-고쳐쓰기'로 나눠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Flower와 Hayes의 견해에 따르면, 내용 창안하기와 내용 구성하기가 모두 '계획하기' 속에 포함된다. 한편으로 내용 창안하기란 용어를 영어의 'idea invention'으로 옮겨 본다면, invention이란 용어가 주로 수사학에서 사용한 개념이라 용어상 생성, 표현 등의 용어와 다소 이질적인 면을 보인다. 흔히 이 단계는 내용 생성하기(idea generating)로 표현된다. 다만 생성하기라는 말이 단순히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끌어내는 것 정도로 여겨질 수 있고, 창안하기라는 말이 아이디어를 새롭게 '구성해서' 끌어낸다는 의미로 쓰인다면 창안하기라고 쓰는 것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내용 구성하기라는 말은 아무래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앞의 쓰기를 크게 구성(構成)과 전사(轉寫)로 나누는 경우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계획하기, 창안하기가 모두 구성하기에 포함되는 개념이라면 고쳐쓰기 또한 구성하기에 포함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이 경우에는 '내용 조직하기'란 말로 표현하는 것이 나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고쳐쓰기라는 말을 다듬기나 고치기, 교정하기, 검토하기 등의 말로 대체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아무튼 아이디어 생성, 선정, 조직 등의 방식으로 나눌 경우, 여기에서 몇 단계로 나누느냐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다만 이들이 전-쓰기, 쓰기, 후-쓰기 등으로 나누는 방식과는 다른 표현을 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구분 방식은 앞서 세 부분으로 나누는 경우에 비해 좀더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나름의 의의가 있다. 그리고 단순히 전-쓰기나 또는 계획하기라는 용어보다는 아이디어 생성·조직이라고 표현함으로써 학생들의 입장이나 교사의 입장에서 볼 때, 이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준다는 장점을 지닌다. ④ 기타 여기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은 다섯 과정 이상으로 나눈 경우이다. 여기에는 전-쓰기(prewriting), 구성(composing), 교정(revising), 편집(editing), 출판(publishing)으로 나누는 경우와 이보다 더 세분해서 나누는 경우가 포함된다. 글쓰기의 과정을 흔히 세 과정으로 나눈다고 했을 때, 이렇게 5개 이상으로 나누는 것은 결국 초고를 쓰기 전과 쓰기 후에 이를 몇 부분으로 더 나누느냐 하는 것과 관련된다. 특히 교정 단계 이후에, 편집이나 출판하기 등을 넣은 경우이다. 때문에 앞의 3단계나 4단계 구분 방식과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다만 Fisher(1990)의 경우에는, 전-쓰기(prewriting), 초고쓰기(drafting), 협의하기(conferencing), 교정하기(editing), 출판하기(publishing)로 나누었는데, 여기에서 협의하기를 공식적인 단계에 넣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렇게 논자마다 쓰기의 과정을 나누는 방식에 있어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들 견해간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고 다만 논자에 따라 쓰기의 과정을 대단위로 나누느냐, 아니면 이를 좀더 세분해서 나누느냐의 차이 뿐이다. 예를 들어 편집이나 출판을 쓰기의 과정에 포함하느냐, 포함하지 않느냐의 차이다. 다만 이렇게 쓰기의 과정을 굳이 몇 부분으로 나누는 것은 쓰기의 본질을 파헤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쓰기 교육을 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방식 중에서, 대체로 3단계(과정)로 나누는 경우, 또는 경우에 따라서는 4단계 정도로 나누는 것이 무난하리라 생각한다. 즉, 과정 중심의 접근을 취할 때, 우선 크게 세 과정으로 나누고, 필요에 따라 이들 과정을 좀더 세분해서 나누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2. 쓰기 과정의 회귀성 쓰기의 과정을 몇 부분으로 구분하면서 명심해야 할 것은 이들 쓰기의 과정이 엄격히 단계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쓰기 교육에서 과정 중심의 접근을 취할 때, 자칫 이들 과정을 엄격히 단계화 하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때문에 쓰기 과정의 회귀적 특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쓰기의 과정을 구분하는 사람들 모두가 쓰기 과정의 회귀성을 강조했다. 앞 장에서 살펴본 Roman과 Wlecke의 경우에는 비교적 쓰기의 과정을 단계적으로 파악하였고, Beaugrand의 경우에는 쓰기 과정의 회귀성을 특히 강조하였다. Flower와 Hayes의 경우에는 '점검하기(monitor)'의 개념을 들어 쓰기 과정의 회귀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계획하기, 변환하기, 검토하기의 과정을 거쳐 쓰기가 이루어진다고 보면서 이들을 조절하는 점검하기의 개념을 들었다. 이때의 점검하기는 적절한 시기에 앞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하는 구실도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뒤 단계에서 다시 앞 단계로 나아가게 하는 구실도 한다. 즉, 자신에 대한 점검을 통해, 계획을 하는 과정에서 교정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교정의 과정에서 계획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또한 변환의 과정에서도 계획이나 교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이 쓰기의 과정은 이들 과정이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과정이다. 쓰기 현상을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파악하는 사람들 역시 쓰기 과정의 회귀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쓰기 과정의 회귀성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쓰기의 과정을 사회적 상호작용 행위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쓰기 과정에서의 회귀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좀더 정확히 말해, 인지주의적 관점에서 쓰기 현상을 파악하는 사람들에 비해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쓰기 과정의 회귀적 속성을 강조하였다고 볼 수 있다. 쓰기란 고정된 순서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 행위로 파악하기 때문에, 쓰기의 과정은 얼마든지 바뀌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앞 과정으로 되돌아가기도 하고 어느 한두 과정이 생략되기도 하고, 또 필요에 따라서는 다시 처음 과정으로 돌아가게 된다. 인지주의적 관점에서는 기본적으로 이 행위를 필자 자신이 통제한다고 보지만, 사회주의적 관점에서는 독자 편에서 통제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듯 쓰기 현상을 인지주의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사람이나,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사람이나 모두 쓰기 과정의 회귀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이러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쓰기의 과정이 어느 정도 순서대로 진행된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즉, 쓰기의 과정에서 회귀적인 속성과 더불어 어느 정도 단계적인 속성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쓰기 과정에서 회귀성만 강조한다면, 엄밀한 의미에서 쓰기의 단계를 설정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엄격하지는 않을지라도 어느 정도 글을 써 나가는 순서를 상정할 수 있다. 교육적인 필요에서 볼 때도, 쓰기 과정의 회귀성만 강조하다 보면 과정 중심의 쓰기 교육을 계획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갖게 된다. 쓰기 교육의 장에서는 쓰기 과정이 어느 정도 순서대로 진행된다고 보되, 이들 순서가 엄격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며, 글을 써 나가는 과정에서 계속적으로 순환, 반복될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처럼 쓰기 과정의 단계성과 회귀성을 동시에 인정하자는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모형을 상정해 볼 수 있다. 뒤의 모형은 앞의 모형에 비해 쓰기 과정의 회귀성을 보다 강조한 것이다.
〔그림 1〕쓰기 과정의 회귀성 3. 쓰기 과정의 역동성 쓰기를 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요인들은 크게 작자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작자 내적인 요인이란 작자의 인지적인 요인(지능, 지식, 사고력, 전략 등)과 정의적인 요인(가치관, 쓰기 태도, 자기 효능감 등)을 일컫는다. 그리고 작자 외적 요인이란 과제가 무엇이냐, 독자는 누구이냐, 또 지금 쓰기를 하는 중의 상황은 어떠하냐 하는 것들을 가리킨다. 이 작자 내적, 외적 요인들은 각 요인들에 따라 쓰기 행위의 양과 질이 달라질 만큼 쓰기 과정에서 복합적으로 큰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과정 중심 접근에 따라 지도할 때는 쓰기 과정의 회귀성에 대해서 뿐 아니라 쓰기 과정의 역동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해 둘 필요가 있다. 즉, 쓰기 행위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모든 요인들은 본질적으로 쓰기 전체 과정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계획하기 과정에서도 작자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이 함께 고루 작용하게 된다. 때문에 일부 요인에만 신경을 쓴다고 해서 쓰기 행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과정 중심 접근 지도는 쓰기 과정의 역동성을 최대한 고려하여 다룰 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과정 중심의 접근에서 유의할 핵심은, 학생들이 쓰기 행위에 작용하는 여러 행위들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점이다. 앞서 기술한 요인들은 쓰기의 전 과정에서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쓰기 활동에서 늘 이들 요인을 고려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들 요인 중에는 더 중요한 것도, 또 어느 단계에서는 특히 필요한 것도 특정 요인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명심해 둘 중요한 사실은 어떤 요인이든 모두 동시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들 요인들은 쓰기 행위에 각기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서로 얽혀져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쓰기 교육에서 과정 중심 접근 지도 방법은 여러 가지 면으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이들을 이해의 편의에 따라, 크게 쓰기의 본질에 따른 의의와 교육적 필요에 따른 의의로 나누어 기술하고자 한다. 1. 쓰기의 본질에 따른 의의 쓰기는 본질적으로 이미 완성된 글 자체보다 그것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뜻한다. 쓰기에 대한 인지주의적 관점이나 사회주의적 관점에서와 같이, 글을 쓴다는 것은 단지 고정된 지식을 나열하는 행위가 아니라 의미를 생성하고 조직하며 재구성해 가는 행위이다. 서두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대체로 1970년대 이후에 쓰기의 과정에 작용하는 인지적, 정의적 행위의 본질이 많이 밝혀짐으로써, 쓰기를 하나의 과정으로 파악하는 관점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쓰기는 의미를 구성해 가는 역동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이 과정 자체를 가르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또 이 과정은 한 편의 완성된 글을 놓고 진단, 평가하는 방식으로 가르치기보다는 그 과정에 직접 개입하여 가르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우며 효과적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 때문에, 쓰기 교육을 함에 있어서 과정 중심의 접근을 강조하는 것이다. 과정 중심의 접근을 취할 때, 또 하나 강조할 점은 쓰기의 주요 특성인 회귀성에 관한 점이다. 앞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듯이 우리는 엄격한 순서에 따라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문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다시 아이디어를 생성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몇 가지 과정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진다. 결과 중심의 접근을 통해서는 쓰기가 회귀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과정 중심의 접근에서는 글을 써 나가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다시 앞 단계로 되돌아가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다시 돌아가 수정하는 등, 쓰기의 회귀성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이런 과정에서 학생들은 쓰기가 회귀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과정 중심의 접근은 또한 의미의 창조와 전달이라는 쓰기의 본질에 더욱 충실할 수 있다. 결과 중심에서는 주로 맞춤법이나 구두법의 정확성에만 치중하여, 학생들이 다써놓은 글을 보고 잘못된 점을 지적해 주고 다시 써 보게 하는 식의 지도를 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쓰기가 의미의 창조와 전달 행위라는 속성을 드러내기 어렵다. 과정 중심 접근에서처럼 쓰기 상황(주제, 목적 등)을 인식하고, 각 과정에서 독자들의 반응을 곧바로 들을 수 있는 여건에서만이 학생들은 쓰기의 의사소통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창조와 전달이라는 쓰기 속성에 근접할 수 있게 된다고 본다. 쓰기의 과정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단지 쓰기에 관한 지식이나 세부 기능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쓰기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 지식이나 기능이 필요 조건은 되지만 충분 조건은 되지 못한다. 또, 쓰기를 하는 데에는 과제 상황(독자, 목적, 주제 등)과 필자 상황(지식, 지능, 기능, 전략 등)이 크게 영향을 끼친다. 앞서도 강조했듯이, 이들 요인들은 쓰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쓰기 과정에 따라 어느 한두 요인이 보다 많이 작용하는 시기가 있을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이들 요인은 동시적으로 작용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이른바 결과 중심의 접근을 통해서는 이러한 측면을 부각시키기 어렵다. 한 편의 완성된 글을 세밀하게 분석한다고 해서, 그 글을 쓰는 동안에 어떤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설혹 파악했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이 그것을 분명히 깨닫고 이를 자신의 쓰기 과정에 반영하는 능력을 증진하기는 어렵다. 과정 중심의 접근을 통할 때만이 쓰기의 과정에 이들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실감나게 깨달을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만이 이들 요인들을 어떻게 통제하는 것이 좋을지도 터득해 나갈 수 있다. 쓰기는 상황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이, 쓰기 지도에서 과정 중심 접근이 필요한 또 하나 주요 이유가 된다. 예를 들어 똑같은 독자에게, 똑 같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더라도 아침에 쓸 때와 저녁에 쓸 때가 글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은 글을 쓰는 동안에 필자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 매우 복잡하고 유동적이기 때문이며, 이런 당시의 상황에 쓰기가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의 감정이나 태도 등의 정의적인 측면이 쓰기 행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리고 필자를 둘러싸고 있는 심리적인 상황(불안, 초조, 행복)이나 교실의 상황(시설, 분위기 등)도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결과 중심의 접근에서는 글 자체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이러한 측면에 대해 세심히 배려하기 어렵다. 그러나 과정 중심의 접근에서는 필자를 둘러싸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강조하고, 필자가 이 상황을 직접 경험해 보도록 하기 때문에 쓰기에서 이들 상황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이들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줄 수 있다. 또한 과정 중심의 접근은 쓰기가 고립적인 행위가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 행위라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 글을 쓰는 목적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것이다. 쓰기에 대하여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글을 쓰는 행위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 행위이다. 필자는 글을 쓰면서 계속 독자를 고려하게 되므로 독자가 상당 부분 필자의 쓰기 행위를 결정하게 되는 셈이다. 그 이전에 필자가 알고 있는 것은 필자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상황, 구체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얻은 것이다. 필자가 글을 쓸 때 사용하는 맞춤법이나 구두법과 같은 쓰기 관습(conventions)은 필자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와의 합의의 결과이다. 과정 중심 접근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협의(conferencing)를 강조한다. 또한 다른 사람과의 협동적인 행위를 강조한다. 이러한 점에서 쓰기가 하나의 사회적 행위임을 깨닫게 되고, 쓰기의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이렇듯 과정 중심의 접근이 결과 중심보다 쓰기의 본질에 입각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즉, 과정 중심의 접근은 쓰기가 하나의 과정이라는 점, 회귀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회귀성), 쓰기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역동성), 그리고 쓰기를 하는 데에는 당시 필자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상황성)을 좀더 효과적으로 배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접근 방식이다. 2. 교육적 필요에 따른 의의 결과 중심의 접근을 통한 지도로는 학생들의 쓰기 능력을 길러 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학생들이 쓴 글을 보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 주고는 다시 써 보게 하고, 다음에는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고작이다. 이렇듯 결과 중심의 쓰기 교육은 수사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글의 정확성에만 집착하게 되다 보니, 학생들의 쓰기 능력을 길러 주는 데 공헌하기보다 학생들에게 쓰기는 어렵고 힘든 과목이라는 인식만 줄뿐이다(손영애 외, 1992:29). 반면에 과정 중심 접근을 통한 지도는 각 과정에서 필요한 것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쓰기 수업에서는 그저 많이 쓰게 하거나 도덕적인 면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글을 쓰는 방법(전략)을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다. 어떤 종류의 방법을 가르쳐야 할 지에 대해서는 여러 측면에서 검토해야겠지만, 쓰기 과정별로 필요한 방법(전략)을 상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브레인스토밍이나 마인드맵(mind mapping) 등을 가르쳐 주어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쓰기 수업에서 할 일은 단순히 과제만 제시하고 평가하는 데 그치기보다, 구체적으로 글을 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이 방법을 익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과정 중심의 접근을 통한 지도는 교사가 바로 이 과정에 역동적으로 개입하여 학생들에게 구체적으로 글을 쓰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과정 중심의 접근을 통하면, 학생들에게 쓰기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학생들은 대개 글을 완벽하게 써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구두법이나 철자를 틀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더불어 글씨를 예쁘게 써야 한다는 부담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과정 중심 접근에서는 최소한 처음 단계에서는 완벽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수용적인 분위기에서 상당 정도의 오류를 허용한다. 처음에는 특히 쓰기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고, 쓰기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감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 과정을 강조한다는 것은 곧 시도와 오류(trial and error)를 인정한다는 것이다(Walling, 1987:16). 이렇듯 과정 중심의 접근에서는 매시간 한 편의 완벽한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을 주지 않는다. 때로는 한 시간 내내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공부만 할 수 있다. 그리고 구두법이나 철자의 정확성은 최종 단계에서나 요구하기 때문에, 이런 데 대한 부담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글씨를 예쁘게 써야 한다는 것도 최종 단계에서나 요구된다. 그만큼 과정 중심의 접근을 통해, 학생들은 좀더 자유롭게 쓰기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리고 과정 중심의 접근을 통하면 좀더 효과적으로 글을 쓸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초고를 쓸 때에는 맞춤법이나 구두법, 필체(경필)와 같은 세부 요소에 얽매이게 하지 않는다. 이런 데에 얽매이면 의미의 창조와 전달이라는 쓰기의 본질적인 행위가 제한을 받는다. 이러한 요소들은 쓰기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이루면 되고, 그 이전까지는 의미의 생성과 조직에 집중시키는 것이다. 이렇듯 과정 중심에서는 과정별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점을 가르쳐 주기 때문에, 좀더 효과적으로 글을 써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 또한 과정 중심 접근에서는 학생들 스스로의 활동이 왕성하게 이루어진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결과 중심 접근에서는 학생들에게 한 편의 글을 쓰게 하고 평가를 하는 것이 고작이라,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그러나 과정 중심의 접근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마인드맵을 하며 자기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많이 갖는다. 그만큼 과정 중심의 접근에서는 교사의 일제식 수업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으므로 흥미를 갖고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과정 중심의 접근을 취하면 또, 학생들의 개인차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이를 배려해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교사들은 개인별로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과정이나, 다른 친구들과 협의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학생들 각자가 어떤 면에 장점을 보이고, 어떤 면에 단점을 지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자기가 부족한 점을 분명히 깨달을 수 있고, 자기 나름대로 글을 쓰는 방법도 터득할 수 있다. 교사도 학생들의 개인차를 분명히 파악하기 때문에 학생들 각자에게 맞는 내용과 방식을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하면 무엇보다 진정한 의미의 협동 학습이 가능해진다. 과정 중심 접근에서는 협동적인 쓰기, 또는 다른 사람과의 상담, 협의 등을 강조하기 마련인데, 이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장단점을 알게 되므로 서로 쓰기 행위를 북돋아 주거나 때로는 잘못을 지적해 주는 등, 서로에게 배우고 가르치는 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협동 학습을 하게 되면, 독자를 고려한 글을 쓰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만큼 자기가 쓴 글을 곧바로 다른 사람들이 읽어보고 반응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자를 항상 고려하기 때문에, 단순히 자기가 아는 지식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나 주제, 목적에 맞는 보다 의미있는 글을 쓸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과정 중심의 접근을 통할 때, 학생들은 자신의 쓰기 과정을 면밀히 탐색하게 되고 좀더 주의를 기울여 글을 쓰게 된다. 결과 중심의 접근에서는 단순히 써 놓은 글을 분석, 평가하는 일만 하지만, 과정 중심의 접근에서 학생들은 각 과정별로 자신의 쓰기 과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자신의 장단점을 보다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사고력도 키우며 점차 글쓰기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기르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과정 중심의 접근을 취하면 또한 쓰기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결과 중심 접근에서는 완성된 글 자체만 평가의 대상으로 삼을 뿐이지만, 과정 중심 접근에서는 쓰기의 과정 전체를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과정부터 선정, 조직, 표현, 교정에 이르기까지, 전체 과정을 평가의 대상에 포함한다. 그리하여 좀더 쓰기의 본질에 입각한 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교육적인 필요에 의해서도 쓰기 교육에서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과정 중심의 접근을 취할 때, 교사가 역동적으로 개입하여 구체적으로 글을 쓰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있다는 점,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보장되는 수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개인차를 고려한 수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협동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 등에서 과정 중심 접근은 교육적으로 여러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쓰기 교육에서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하는 것은 이처럼 여러 이점이 있지만, 반면에 몇 가지 한계도 보인다. 이 제한점을 분명히 파악하여 극복하지 못한다면, 자칫 과정 중심 접근의 이점이 퇴색될 우려도 있다. 과정 중심 접근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여러 가지 점을 경계해야 하겠지만,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결과를 경시할 가능성이 높다. 과정을 강조하다 보면 결과는 어떻게 되든지 상관이 없다는 식의 생각을 갖기 쉽다. 그러나 과정 중심의 접근을 취하는 것도 결국 좋은 결과를 산출해 내기 위한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 점을 생각해 보면, 사실 과정 중심이냐, 결과 중심이냐로 나누는 것이 무의미할 수 있다. 과정 중심은 결국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접근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과정 중심과 결과 중심은 모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각기 접근 방식을 달리한다는 것 뿐이다. 아무튼 과정을 중시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정 중심의 접근이 과정을 강조하다 자칫 결과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정 중심의 접근을 취할 때에는 항상 그 과정을 전체와 관련지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결과도 상당 부분 과정을 말해주는 것이므로, 한 편의 완결된 글(결과)을 볼 때에도 그것을 과정과 관련지어 보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할 때에는 늘 유의해야 할 것이 과정과 결과간의 관련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과정을 엄격히 단계화 할 우려가 있다. 과정 중심의 접근을 취하는 사람들은 글을 써 나가는 과정을 크게 몇 부분으로 나눈다. 보통 전-쓰기(prewriting), 쓰기(writing), 후-쓰기(postwriting)로 나누어 각 과정별 지도를 강조한다. 그런데 이 경우에 어디까지는 전-쓰기 단계이고, 어디까지는 후-쓰기 단계라고 하면서 각 단계별로 할 만한 활동을 엄격히 순서화 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특히 수업을 실제로 할 때, 이번 시간에는 전-쓰기 활동에 치중하고, 다음 시간에는 쓰기 활동에, 그 다음 시간에는 후-쓰기 활동에 치중한다는 식으로 수업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접근 방식은 학생들에게 쓰기가 엄격히 단계적으로 진행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은연중에 심어 줄 가능성이 있다. 쓰기는 기본적으로 회귀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 쓰기 수업에서 쓰기의 회귀적 속성을 강조함으로써 좀더 쉽게 쓰기에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좀더 많이 생각해 보게 함으로써 좀더 나은 글을 써낼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본다. 쓰기에 대하여 이론적으로는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조직, 표현, 교정하는 행위를 구분하지만, 실제의 쓰기 상황에서는 이들 행위가 중첩되거나 거스르거나 하면서 서로 얽혀 일어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해 계획하기나 아이디어 생성, 조직, 교정하기 등의 행위는 어느 순간에 시작되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쓰기 전체 과정에 얽혀서 이루어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셋째, 이와 관련하여 부분에 치중하다가 전체를 보지 못하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과정 중심의 접근에서는 글을 쓰는 각 과정마다 필요한 능력을 기르기 위한 활동을 권장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많이 해 보게 하거나, 아이디어 조직 능력을 기르기 위해 마인드맵을 해 보게 한다. 이러한 각 활동이 전체와 연결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즉, 이러한 활동이 한 편의 완성된 글을 쓰는 데 기여하지 못하고 단지 부분 부분을 위한 것으로 끝나 버린다면 문제가 있다. 이와 같이 부분의 합이 전체가 된다는 식의 생각도 잘못이지만, 이들 부분들을 전체와 관련 짓지 못하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늘 전체와 연관지어서 부분을 다루는 지혜가 필요하다. 넷째, 텍스트를 구성하고 있는 객관적인 요소(관습, 문법 등)를 무시할 가능성이 있다. 좋은 텍스트가 갖추어야 할 일반적인 조건이 있어도, 과정 중심의 접근론자들은 자칫 학생들의 '개성'을 강조하고 그들 나름의 방식을 강조하다 보면, 좋은 텍스트를 구성하는 이들 요소들을 경시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최종 단계에서나 쓰기 관습과 문법 등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들 요소들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쉬우니 이점에 유의해야겠다. 다섯째,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하면 현실적인 문제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 수 있다. 과정 중심 접근을 통해 쓰기를 가르쳐 본 사람이라면 한 편의 글을 쓰게 하는 데 얼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조직하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데에도 몇 주가 흘러가기 십상이다. 그만큼 자료도 많이 필요해서 교사나 학생들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과정 중심 접근이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좀더 적은 노력과 시간으로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구안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의 교과서도 상당 부분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하고 있지만, 과정 중심 접근을 기존의 교과서 체제와 현실 조건과 어떻게 연결해서 효과적으로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충분히 있어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많이 있다. 특히 과정 중심 접근에서는 아동들의 활동을 강조하는데 자칫 이 활동이 특정한 목적과 연결되지 못하고 단순히 흥미 위주로 끝나 버릴 가능성이 많다는 점, 쓰기 행위 자체는 고립적인 행위인데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다 보면 개인의 책임과 권한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 현재와 같은 시간 운영 체제나 평가 체제와 연결 짓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점, 학생들은 이러한 방식에 익숙해져 있지 않다는 점 등은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할 때 충분히 고려해야 할 점이다. 이러한 점들을 극복하고, 앞 장에서 살펴본 과정 중심 접근을 취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쓰기 수업을 진행한다면, 학생들은 좀더 쉽게 풍성하게 자신의 쓰기 능력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경인초등국어교육학회(1995), 과정 중심 글쓰기 교육 워크숍. 경인초등국어교육학회(1996), 과정 중심 논술 교육 워크숍. 김규선(1990), 국어과 교수법, 학문사. 박영목?한철우?윤희원(1995), 국어과 교수 학습 방법 탐구, 교학사. 박영목?한철우?윤희원(1996), 국어교육학 원론, 교학사. 손영애?이삼형?이성영(1992), 국어 표현력 신장 방안 연구: 작문력을 중심으로, 한국교육개발원. 신헌재?이경화?이재승?한명숙?박태호?신기술?김도남?이은숙(1996), 국어과 교수 학습 방법, 박이정. 신헌재?이재승(1997), 학습자 중심의 국어교육, 박이정. 염창권(1996), 쓰기 교수 학습 모형과 전략 연구, <한국초등국어교육> 12,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 원진숙(1995), 논술교육론, 박이정. 이재승(1997), 국어교육의 원리와 방법: 과정 중심의 국어교육, 박이정. 최현섭?박태호(1994), 과정 중심의 전략적인 글쓰기 지도 방안, <한국초등국어교육> 10,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 최현섭?최명환?노명완?신헌재?박인기?김창원?최영환(1996), 국어교육학개론, 삼지원. 한주섭?최경희(1996), 국어과교육학, 대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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