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5월에만 아프가니스탄을 여러 차례 강타한 홍수
o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 역대급 홍수에 국가비상사태 선포
- 2024년 5월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의 홍수로 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탈레반 정부는 ‘국가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를 선포했다.
- 2024년 4월 중순에도 아프가니스탄 서남부 지역은 홍수에 시달렸는데, 이러한 홍수의 원인으로는 기후 위기가 지목된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예년 보다 높은 기온으로 인해 녹은 눈이 홍수의 강도를 키웠다고 분석하며, 이번 홍수가 향후 몇 주간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이번 홍수로 수천 채의 주택, 사원, 학교 등이 피해를 입었고 농경지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 세계인구리뷰(World population review)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인구는 2024년 기준 약 4,325만 1,162명이며, 인구의 80% 이상이 농업에 의존하는 것으로 집계
o 연이은 홍수로 복구 작업 쉽지 않아
- UNWFP는 홍수 피해 지역에 대한 접근이 어렵거나 불가능해 구조나 복구활동이 심각하게 방해를 받고 있으며, 생존자들도 생계수단이 부재한 상태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 국제원조구호기구(CARE: Cooperate And Relief Everywhere) 역시 홍수 로 인해 도로, 교량이나 교통수단들이 심각하게 훼손됨에 따라 정확한 사상자나 피해 인구를 확인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 일각에서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역량이 가장 취약한 국가 가운데 하나*인 아프가니스탄이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장기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국가별 기후변화 취약성과 준비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노트르담 글로벌 적응 지수(ND-Gain Index: Notre Dame Global Adaptation Initiative Index)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은 기후변화에 적응할 준비가 덜 된 국가 8위를 기록
☐ 아프가니스탄 여성에게 더 가혹한 홍수
o 홍수 이후 대두된 아프가니스탄 여성 위생문제
- 한편, 아프가니스탄 이재민들 가운데에서도 일부 여성은 샤워시설·화장실 부족에 따른 고통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깨끗한 식수와 위생시설의 부족이 수인성 질병 환자를 늘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 비정부 기구(NGO: nongovernmental organization)의 지원 목록에 식량이나 생필품은 포함된 반면 여성용품은 없는 경우가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o 사회문화적 규범도 아프가니스탄 여성에게 장애물로 작용
- 보수적인 이슬람 공동체들이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더 제약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아프가니스탄 내 남자 화장실 사용이 우선시되고, 남성이 사용하는 장소는 여성이 사용할 수 없어 홍수 피해 지역의 여성들은 일몰 후 야외에서 교대하며 용변을 해결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또한 자원봉사자 여성 의사의 부족 현상 역시 홍수 피해 지역의 중증 여성 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아프가니스탄 현지 언론매체 아프간 타임즈(The Afghan Times)의 인터뷰에 응한 한 홍수 피해 지역 출신 여성은 “자원봉사자들에게 여성용품을 요청한 사실에 대해 남성 가족들에게는 비밀로 했다”라며 “여성용품에 관련된 사항을 입 밖으로 꺼냈다는 것만 알려져도 위험해질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아프가니스탄 홍수, 재난 후 복구 뿐만 아니라 여성 활동 지원도 필요해
o UN, “아프가니스탄 홍수, 희망 없는 위기 아냐”
- 2024년 5월 23일 에뎀 워소르누(Edem Wosornu) 국제연합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UNOCHA: United Nations 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 국장은 “이번 아프가니스탄 홍수는 희망없는 위기가 아니다”라며 “세계는 자신들이 믿는 바를 위해 계속 나아가는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을 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 아울러, “UNOCHA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36억 달러(약 4조 9,140억 원)의 인도주의 자금조달을 요청했는데 현재 약 16%만 충족됐다”라며 국제 사회가 아프가니스탄 지원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 UNWFP의 경우 2024년 1~6월 아프가니스탄 지원을 위해 6억 7,000만 달러(약 9,145억 5,000만 원)의 자금조달을 요청했는데, 홍수 피해자 지원 목적으로 1,450만 달러(약 197억 9,250만 원)를 추가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o UN “홍수 위기 해쳐나가려면 여성 대외 활동 허용해야”
- 워소르누 국장은 아프가니스탄이 이번 홍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성의 대외 활동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탈레반 재집권 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의 대학 교육이 금지되는 등 대외 활동 범위가 제한되고 있으며, 이번 홍수와 관련해 인도주의적 활동을 하고 있는 국제 NGO 소속 여성 역시 예외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 워소르누 국장에 따르면 이슬람 공동체 내의 일부 권위자들도 이번 홍수와 관련해 여성 자원봉사자들의 인도주의적 활동을 묵인했다. 그는 “자원봉사자들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아프가니스탄 당국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노동참여권이 필수적이라는 메시지를 고수하고 아프가니스탄 여성에게 가해진 권리 제한을 철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BC News, Waiting for darkness to use the toilet: What life is like for women in flood-affected Afghanistan, 2024.05.28.
AP News, Renewed flash floods due to unusually heavy seasonal rains kill at least 15 people in Afghanistan, 2024.05.26.
VOA, UN warns of more flooding in Afghanistan, 2024.05.23.
UN News, Afghanistan is ‘not a hopeless crisis’, top UN aid official says, 2024.05.23.
The Diplomat, Afghan Women Face Serious Challenges Amid Flooding, 2024.05.21.
BBC, Flash floods kill at least 50 in Afghanistan, 2024.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