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다른 말은 '서울공화국'입니다.
수도를 중심으로 국가 제반 문화가 활성화 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유독 한국은 그 정도가 매우 심한 상황입니다.
이미 특정 지방의 읍, 면 단위의 지역은 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영국 여행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Isabella Bird Bishop)은 "모든 한국인의 마음은 서울에 있다. 어느 계급일지라도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단 몇 주라도 서울을 떠나 살기를 원치 않는다. 한국인들에게 서울은 오직 그 속에서만 살아갈 만한 삶의 가치가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젊은 층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향하면서 지방은 더욱 고립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이번이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소멸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강력한 정부개입이 있어야 해요. 너무 시급한 과제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비수도권의 지방대도시권, 그러니까 예를 들어 부산·울산, 대구, 대전, 광주와 같은 지방대도시권이 사실은 인구가 크게 감소하진 않았어요"라고 운을 떼며 "그게 가능했던 건 자기가 가지고 있던 인구를 수도권으로 보내더라도 주변의 군급 지역 인력을 흡수하는 메커니즘을 유지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주변의 군급 지역 인구들도 인근 광역시가 아니라 수도권으로 그냥 옮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도시권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이 지금 나타나고 있어요. 이게 얼마나 심각한 현상이냐면 대도시권의 핵심지역인 광역시를 보면 광역시 청년인구 100명이 있을 때 주고받는 인구를 감안해도 1년에 한두명씩 수도권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순유출인 거죠"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주로 이동하는 인구 90% 이상이 청년인구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청년층의 이탈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 이에 대해 "예측하는 데 복잡한 통계모형 그런 게 필요하지 않아요. 15년간 100명당 매해 1.5명에서 2명씩 빠져나간다면 지역이 버틸 수 있을까요. 저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요. 이건 너무 시급한 문제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청년층이 이렇게 몰려드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과거에는 산업단지를 만들면 500명 정도는 지역민을 고용하고, 500명 정도는 외부인원을 고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가족을 데려오면서 상업과 문화, 지역이 발전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와 달리 기업의 아이디어가 향후의 미래에 대한 존망을 결정하는 단계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인재들이 첨단도시라고 불리는 판교와 강남으로 몰리면서 지방의 소멸은 빨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 역시 이를 이해하고 있기에 지방 인구감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매년 정부출연금 1조원을 재원(’22년은 7,500억)으로 지원되며, 기초자치단체에 75%, 광역자치단체에 25%의 재원을 각각 배분하기로 하였습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모든 인구감소지역・관심지역에 빠짐없이 배분되어 지방소멸・인구감소 위기 대응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합니다.
또 투자계획 평가로 도출된 5개 평가등급에 따라, 우수한 기금사업을 발굴한 인구감소지역·관심지역에는 더 많은 금액을 차등 배분할 예정입니다.
인구감소지역은 충남 금산, 전남 신안, 경북 의성, 경남 함양이며 / 관심지역은 광주 동구라고 합니다.
해당 지역들은 다음과 같은 시스템이 도입된다고 합니다.
○ 충남 금산군은 지역의 산림자원을 활용하여 도시민의 힐링・치유 콘셉트를 부각한 ‘힐링・치유형 워케이션・농촌유학 거점 조성’ 사업을 추진합니다.
백암산 등에 거점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도시민이 즐길 수 있는 힐링 숲 체험・농촌체험마을・산꽃축제 등 다양한 문화・관광 프로그램도 도입합니다.
○ 전남 신안군은 지역 여건을 감안하여 유입인구 정착지원을 위한 섬살이 교육전문센터인 ‘로빈슨 크루소 대학’을 구축하여, 폐교 활용 교육시설 조성 및 ‘섬 리더 양성’ 교육과정 개발을 진행하고 태평양 도서국 등과의 국제협력 강화(MOU 체결, 분교 설립 등)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경북 의성군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와 로컬푸드를 접목한 ‘청춘공작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푸드코트・창업 공동체 공간 조성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외식창업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용한 홍보・체험공간을 조성하여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다고 합니다.
○ 경남 함양군은 지역주민 수요를 반영하여 돌봄・교육・문화・일자리 지원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누릴 수 있는 ‘함양누이(누구나 이용하는)센터’ 건립을 통해 정주 여건 개선 및 생활인구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도시의 높은 빌딩과 현란한 네온사인도 좋지만, 자연과 환경을 더불어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농사, 어업 등 지역경제에 많은 이바지를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방소멸'을 외치면서 그들의 행복보다는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도록 강행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걸 떠나서 먼저 농산어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사회서비스(의료, 교육, 교통, 주거, 돌봄 등)를 누릴 수 있고, 기본적인 소득이 실현되어야 지역 경제가 빠르게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곧 현재 한국의 경제를 이끈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귀향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 지방의 인프라가 잘 되어있다면 부모를 따라서 지방으로 돌아오는 청년들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쉽지 않지만, 이제는 정부의 단호한 결단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