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의안(按)을 첨부(附)하다
단계(丹溪)가 이르기를
"어떤 처녀(:室女)를 치료(治)하였다. 매사가 뜻과 어긋나서 울(鬱)이 비(脾)에 결(結)하므로 반년(半年)을 불식(不食)하였다. 단지 날마다 익은 마름 열매(:菱仁)와 대추(:棗) 몇 개만 먹었고, 기분이 좋으면(:喜) 탄자(彈子) 크기의 만두(饅頭)를 먹었으며, 죽(粥)과 반(飯)은 심(深)히 싫어하였다. 비기(脾氣)가 실(實)한 것이니, 지실(枳實)이 아니면 산(散)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는 온담탕(溫膽湯)에 죽여(竹茹)를 거(去)한 것을 주니, 수십 첩(貼)에 나았다." 하였다.
또 "어떤 여자(女子)가 약혼(:許婚)한 후에, 남편 될 사람이 장사(經商)하러 나가서 2년을 돌아오지 않으므로, 이로 인하여 불식(不食)하고 바보(:癡)처럼 곤(困)하게 누워만 있고(:臥) 타병(他病)은 없었는데 늘 안(:裏)을 향하여 상(床)에 좌(坐)하였다.
이는 사(思)와 상(想)의 기(氣)가 결(結)한 것이었다. 약(藥)으로만 치료(治)하기는 어려우니, 희(喜)를 얻으면 풀릴 수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노(怒)로 하여금 목기(木氣)를 승발(升發)케 하면 비기(脾氣)는 저절로 개(開)하는데, 이는 목(木)이 토(土)를 제(制)하기 때문이다. 이에 내가 가서 격(激)하게 하니, 대노(大怒)하면서 곡(哭)하기를 오래(:良久) 하더니 풀렸다. 약(藥) 1첩을 투여(與)하자 곧 식(食)을 구하였다.
내가 이르기를 '병(病)은 비록 나았지만 반드시 희(喜)하여야 비로소 나을 수 있다.' 하였다. 이에 남편이 돌아왔다고 속였더니(:紿), 과연 병(病)이 재발(:不擧)하지 않게 되었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