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증(證)을 논(論)하다
변탁(便濁: 소변의 혼탁)의 증(證)에는 적(赤)과 백(白)의 구분(分)이 있고, 정(精)과 뇨(溺)의 변별(辨)이 있다.
적(赤)은 대부분 화(火)로 말미암고, 백(白)은 한(寒)과 열(熱)이 모두 있다.
정(精)이 탁(濁)하면 그 동(動)은 심(心) 신(腎)에 있고, 뇨(溺)가 탁(濁)하면 그 병(病)은 방광(膀胱) 간(肝) 비(脾)에 있다.
一. 적탁(赤濁)의 증(證)에는 뇨(溺)가 적색(赤色)인 것과 혈(血)을 대(帶)하여 적(赤)한 것이 있다.
만약 선혈(鮮血)이 보이면 당연히 혈증({血證}) 문(門)의 뇨혈(<溺血>) 조(條)를 따라 치료(治)하여야 한다.
만약 뇨(溺)가 황적(黃赤)하면 이는 사실 대부분 화증(火證)이 있는 것이나, 반드시 적(赤)하면서 통삽(痛澁)하거나 별다른 화맥(火脈) 화증(火證)이 있어야 비로소 화증(火證)의 적탁(赤濁)으로 논치(論治)할 수 있다.
만약 노권(勞倦)의 과상(過傷)이거나 구병(久病)이거나 주색(酒色)에 진음(眞陰)을 모상(耗傷)하거나 평소 청량(淸凉)한 등의 약(藥)을 복용하고 이를 복용할수록 더 적(赤)하고 더 단소(短少)가 나타나면서 통삽(痛澁)하는 등의 증(證)이 없으면 이는 수휴(水虧) 액후(液涸)와 관계(係)되니, 전적(:全)으로 적탁(赤濁)에 비(比)하지는 못한다. 경(經)에 이르기를 "중기(中氣)가 부족(不足)하면 수변(溲便)이 변(變)한다." 하였으니, 곧 이 종류(類)이다.
단지 당연히 하원(下元)을 온보(溫補)하여 기(氣)가 화(化)하면 수(水)가 반드시 저절로 청(淸)하게 된다. 소변(小便)이 황적(黃赤)하므로 인하여 일개(一槪)로 모두 화(火)로 보고 치료(治)하면 절대 안 된다.
一. 백탁(白濁)의 증(證)으로 뇨(溺)에 탁(濁)이 있으면 그 색(色)이 백(白)하여 마치 감(泔: 쌀뜨물)이나 장(漿: 미음)과 같으니라.
비감(肥甘) 주례(酒醴: 술이나 단술) 신열(辛熱) 자박(炙煿)한 음식물(物)을 과하게(:過當) 쓰면 모두 탁(濁)에 이를 수 있으니, 이는 습열(濕熱)이 내(內)로부터 생(生)하였기 때문이다.
또 염열(炎熱) 습증(濕蒸)하는 주객(主客)의 시령(時令)의 기(氣)가 장부(臟腑)에 침급(侵及)하여도 탁(濁)에 이를 수 있으니, 이는 습열(濕熱)이 외(外)로부터 들어간(:入) 것이다.
그런데 외(外)로부터 들어가는(:入) 경우는 적고, 내(內)로부터 생(生)하는 경우는 많다.
총괄하자면 반드시 열증(熱證) 열맥(熱脈)이 있어야 비로소 화증(火證)이니, 그 화(火)를 청거(淸去)하면 탁(濁)이 낫지 않음이 없다.
정(精)에 탁(濁)함이 있으면 반드시 상화(相火)의 망동(妄動)으로 말미암으니, 음욕(淫慾)이 정(精)을 역(逆)하게 하여 정(精)이 그 위치(位)를 떠나(:離) 폐장(閉藏)할 수 없게 되면 상계(相繼)하여 원류(源流)가 음일(淫溢)하면서 하(下)하는 것이다.
방광(膀胱)으로 이열(移熱)하면 뇨공(溺孔)이 삽통(澁痛)하고 청탁(淸濁)이 같이 이르니라(:至).
이는 모두 백탁(白濁)이 열(熱)로 인한 증(證)이다.
오래되면 비기(脾氣)가 하함(下陷)하여 토(土)가 습(濕)을 제(制)하지 못하므로 수도(水道)가 불청(不淸)하거나, 상화(相火)가 이미 살(殺)하여 심신(心腎)이 불교(不交)하므로 정(精)이 활(滑)하고 불고(不固)하여 유탁(遺濁)이 그치지 않으니, 이는 모두 백탁(白濁)에 열(熱)이 없는 증(證)이다.
열(熱)이 있으면 당연히 심신(心腎)을 변(辨)하여 청(淸)하여야 하고, 열(熱)이 없으면 당연히 비신(脾腎)을 구(求)하여 고(固)하고 거(擧)하여야 한다.
탁(濁)을 치료(治)하는 법(法)은 이를 벗어나지 않다.
一. 임병(淋病)은 소변(小便)이 통삽(痛澁) 적력(滴瀝)하여 거(去)하려고 하여도 거(去)할 수 없고 지(止)하려고 하여도 지(止)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역시 변탁(便濁)의 종류(類)이지만, 실은 탁(濁)보다 심(甚)한 것이다. 단지 탁(濁)은 잠시 출(出)하지만, 오래도록 그치지 않으면 임증(淋證)이 되는 것이다.
그 증(證)은 마치 고액(膏液)과 같은 것이 유(流)하거나, 마치 사석(砂石)과 같은 것이 출(出)하여 통(痛)하므로 감당할 수 없거나, 마치 근조(筋條)와 같거나, 시(時)로 뇨혈(溺血)하거나, 혈조(血條)가 나오는 것이다.
이처럼 임(淋)은 탁(濁)과 진실로 부동(不同)한다.
따라서 엄씨(嚴氏)가 오림(五淋)의 변(辨)에서 이르기를 "기(氣) 석(石) 혈(血) 고(膏) 노(勞)이다. 기림(氣淋)의 병(病)은 소변(小便)이 삽(澁)하고 항상 여력(餘瀝)이 있다. 석림(石淋)은 경중(莖中)이 통(痛)하고 사석(砂石)과 같은 것을 뇨(溺)하니 갑자기 출(出)하지 못한다. 고림(膏淋)은 고(膏)와 같은 뇨(溺)가 출(出)한다. 노림(勞淋)은 노권(勞倦)하면 바로 발(發)하고 통(痛)이 기충(氣衝)을 인(引)한다. 혈림(血淋)은 열(熱)을 우(遇)하면 바로 발(發)하고 심(甚)하면 뇨혈(溺血)한다.
그 비두(鼻頭)를 후(候)하여 색(色)이 황(黃)하면 소변(小便)이 난(難)한 것이다.
대체로 이 증(證)은 대부분 심신(心腎)의 불교(不交)로 말미암아 열독(熱毒)이 적온(積蘊)하거나 주후(酒後)에 방노(房勞)하거나 조열(燥熱)을 복식(服食)하거나 칠정(七情)이 울결(鬱結)한 소치이다." 하였다.
이는 엄씨(嚴氏)의 설(說)이니, 진실로 다한 것이다.
그런데 임(淋)의 초병(初病)에는 열(熱)의 극(劇)으로 말미암지 않음이 없으니, 이러한 변(辨)은 수용(容)할 수 없다.
단지 한량(寒凉)을 오래 복용하여 낫지 않거나, 또 임(淋)이 오래되어도 그치지 않거나, 통삽(痛澁)이 모두 거(去)하여도 고액(膏液)이 그치지 않으며, 임(淋)이 백탁(白濁)과 같으면 이는 오직 중기(中氣)의 하함(下陷)이거나 명문(命門)이 불고(不固)한 증(證)이다.
따라서 반드시 맥(脈)과 증(證)이 한(寒)인지 열(熱)인지 허(虛)인지를 살펴야 치료(治)할 때 잘못에 이르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