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기혈(氣血)을 나누다
一. 기혈(氣血)은 각 주(主)하는 바가 있다.
두(痘)의 종시(終始)는 혈기(血氣)를 의지(:藉賴)하지 않음이 없다. 단지 혈기(血氣)가 충창(充暢)하면 쉽게 출(出)하고 쉽게 수(收)하며, 혈기(血氣)가 부족(不足)하면 변증(變證)이 백출(百出)한다. 따라서 두(痘)를 치(治)하려면 반드시 당연히 먼저 혈기(血氣)를 고려(:顧)하여야 한다.
그런데 기(氣)는 양(陽)에 속(屬)하니 무형(無形)이고, 혈(血)은 음(陰)에 속(屬)하니 유형(有形)이다. 따라서 무형(無形)의 속(屬)은 모두 기(氣)가 주(主)하고, 유형(有形)의 속(屬)은 모두 혈(血)이 주(主)한다.
따라서 기(氣)는 표(標)를 주(主)하고, 혈(血)은 본(本)을 주(主)한다. 기(氣)는 발(發)을 주(主)하고, 혈(血)은 비(肥)를 주(主)한다. 기(氣)는 형(形)을 주(主)하고, 혈(血)은 색(色)을 주(主)한다. 기(氣)는 탁약(槖籥)을 주(主)하고, 혈(血)은 근기(根基)를 주(主)한다.
따라서 기(氣)는 기창(起脹)할 수 있으니 외곽(:郛郭)을 주(主)하고, 혈(血)은 관장(灌漿)할 수 있으니 속을 포만(飽滿)하게 한다.
병(病)에 있어서는 백(白) 함(陷) 회색(灰色) 불기발(不起發: 기발하지 않는 경우) 정유공(頂有孔: 정에 공이 있는 경우) 출수(出水) 통(痛) 양(癢) 부종(浮腫) 두각(豆殼) 불엽불락(不靨不落: 엽하지도 락하지도 않는 경우) 기표불고(飢表不固: 기표가 고하지 않는 경우) 부주불통(膚腠不通: 부주가 통(通)하지 않는 경우)하는 등의 증(證)은 모두 기(氣)의 병(病)이다.
또 자흑(紫黑) 건고(乾枯) 무혈(無血) 무농(無膿) 흑함(黑陷) 흑엽(黑靨) 종통(腫痛) 아감(牙疳) 정옹(疔癰) 반진(斑疹) 진액부달(津液不達: 진액이 달하지 않는 경우) 두후여독(痘後餘毒: 두한 후 여독이 있는 경우)하는 것은 모두 혈(血)의 병(病)이다.
이처럼 기혈(氣血)의 분(分)이 진실로 이와 같으니라.
그러나 혈(血)은 기(氣)가 없으면 불행(不行)하고, 기(氣)는 혈(血)이 없으면 부지(不止)한다. 기(氣)가 지(至)하여도 혈(血)이 불수(不隨)하면 비록 기발(起發)하여도 관(灌)이 반드시 불주(不周)하고, 혈(血)이 지(至)하여도 기(氣)가 부지(不止)하면 비록 윤택(潤澤)하여도 독(毒)이 결국 불투(不透)한다.
따라서 이를 치(治)하려면 (혈기를) 겸하여 고려(:顧)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