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팔배게를 하고 자거나, 엎드려 쪽잠 자는 습관이 팔꿈치터널증후군을 부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팔배게를 하고 자거나, 엎드려 쪽잠 자는 습관이 의외의 질병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런 자세들은 팔꿈치 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팔꿈치터널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팔꿈치 안쪽 통증이나 약지, 새끼 손가락 사이 저림이 심하다면 해당 질환이 발병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수 있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주관증후군이라고 불리며, 손목터널증후군과 마찬가지로 팔꿈치 신경이 눌려 통증이 생긴다. 팔에는 △정중신경 △요골신경 △척골신경이 분포해 있다. 이 중 척골신경은 손으로 가는 중요한 신경 중 하나이며, 손으로 복잡한 작업을 할 때 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척골신경이 팔꿈치 뒤쪽 인대와 구멍 사이를 지나갈 때 터널이 좁아지면서 생긴다.
과도한 팔꿈치 사용으로 인한 퇴행성 변화, 선천적 근육 이상으로 척골신경의 불안정성 발생, 팔꿈치 관절을 장시간 굽히는 습관 등이 주요 원인이다. 즉 팔꿈치 관절을 과하게 굴곡 시키는 것이 원인이므로 △턱을 괴거나 △장시간 PC를 이용하는 자세 △책상에 기대고 일하는 등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이 발생하면 팔꿈치 통증과 함께 약지와 소지가 잘 안 펴진다. 엄지, 검지, 중지에 통증이 있는 손목터널증후군과 차이가 있다. 또 증상과 함께 손에 힘이 빠져 물건을 떨어트리는 경우도 생긴다. 손의 대부분의 소근육이 척골 신경 통제를 받기 때문에 물건을 잡는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을 방치할 경우 손가락 근육이 감소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잘못된 생활습관 개선 △약물치료 △고청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시도한다. 다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압박이 심한 경우, 수술 치료를 시행한다. 척골신경 감압술이란 피부를 절개한 후 신경압박의 원인이 되는 구조물을 제거하고, 팔꿈치 뒤쪽 척골 신경을 앞쪽으로 옮겨 신경압박을 완화하는 수술이다. 수술을 고려 중인 경우, 정확한 신경 손상 위치를 찾아내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등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박기범 과장은 “팔꿈치에는 척골 신경이 지나가는 관 주위로 많은 인대와 힘줄, 뼈가 있다”며 “나이가 들며 이러한 구조물이 신경을 누르거나 팔꿈치 골절로 팔꿈치 모양이 변형돼 신경이 과도하게 당기며 팔꿈치터널증후군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의 초기나 증상이 약하면 비수술적 치료를 해볼 수 있지만, 신경 근전도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척골 신경은 팔꿈치에 반복적으로 기대거나 장기간 팔꿈치를 구부리면 쉽게 손상되므로 생활습관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