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시]
"노래하는 시인" 박인희가 있다면
나는 '철학하는 시인'이 되고 싶다
내 인생 또한 한편의 시이고 싶다
kjm / 2024.2.4
[소녀와 숙녀]
어른을 대하면서 한껏 예의를 멋부리듯 한다. 그러면서도 그 앞에서 거침없는 욕설들이 입에 담아진다. 물론 어른을 향해서는 아니다. 하지만 보는 어른은 불편하다.
그 소녀는 나이를 먹고 결혼하여 애를 낳는다. 남편을 향해서는 이 새끼, 저 새끼 하면서 거친 욕설에 스스럼이 없고 남편도 그저 당연스레 받아들인다. 그런데 아이에게는 어떨까 싶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더라도, 사회의 10%만이라도 이런 상황들이 거듭된다면 욕설 문화는 이미 사회와 가정에 자리잡았다고 본다.
소녀는 숙녀로 커 가기를 바라지 않는다. 모든 게 가식이고 그 가식들이 투명하게 밖으로 드러나는 세상이다. 지적질도 우습게 되버렸다. 어느새 가르침이 라떼가 되어버린 것이다.
참견과 간섭은 거부한다. "너나 잘 하세요."로 되돌아올 뿐이다.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를 다시 음미해 보자.
소녀는 책을 읽지 않는다. 시를 읽지 않으며 시와 점점 멀어져간다. 인생의 심연보다 밖에 드러난 표층적 지각에 의존하는 것은 아닌지...
그렇게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숙녀는 떠나갔다!
숙녀와 작별을 고한 소녀는 이제 세월이 가고 흐르면서 시들어가는 채로 술병이 바람에 스러지는 소리를 들어야만 한다.
이 시대에 숙녀로 남는 일은 무섭게 고독한 일이다. 그러기에 무섭지 않게 소녀는 버티고 또 버티는 중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는 푸시킨의 싯구를 새기고 또 새기면서...
kjm / 2020.4.25
https://youtu.be/ZVpg91jqAKg?si=t2_IJfSbTd66V2kM
* 목마는 거짓을 뜻하고, 옷자락은 허영을 뜻한다고 나름 해석하며 음미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