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8일 수요일(癸卯년 戊午월 丁巳일)
坤
□丁戊癸
□巳午卯
丙乙甲癸壬辛庚己
寅丑子亥戌酉申未
세월이 흘러가니 내 또래 사람들은 무릎에 문제가 생긴다. 생각해 보면 잘 돌보지도 않고 오래 함부로 사용했다. 계단을 내려오기 힘들다는 사람도 있고, 걷기 행사라면 안 빠지던 친구도 산행은 포기했다고 한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원국보다 운이 더 중요하고, 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렇다. 나이이다.
50대 후반까지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지 못했다. 지리산 주변 봉오리들은 몇 군데 가보았는데 정작 1,915m 천왕봉을 못 올랐다. 그러나 기회가 왔다. 거의 매주 무등산을 같이 다녔던 후배에게 말을 꺼냈다. 지리산 가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꺼낸 말이었다. 문제는 내가 시간이 안 나서 당일치기만 가능하다는 것. 그래서 당일치기로 가기로 했다. 구례 백도사님도 함께 했다. 그래서 일찍 출발하여 백무동으로 해서 당일치기 성공.
뭐든 한 번 하면 그 뒤는 쉬워진다. 처음이 어렵다. 그 뒤로도 3번인가 간 기억이 있다. 집 아이도 함께 간 적 있다. 지리산은 1,187m인 무등산과는 기운이 다르다. 산은 지리산이다. 히말라야에 있는 산들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들으면 가소롭다고 하겠지만 그릇이 작아도 록왕쇠는 올 수 있다.
학문의 세계도 고지(高地)를 오르는 것과 같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수없이 반복해야 한다. 대부분 도중에 그만둔다. 그래도 끝까지 가는 사람들이 있다. 해보고 싶은 목표(식상)를 정하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재성)이 있으면 좋을 텐데 팔자 탓인지 쉽지 않다. 얼마나 많은 일을 시작했다가 중도에 포기했던가.
坤
□丁戊癸
□巳午卯
丙乙甲癸壬辛庚己
寅丑子亥戌酉申未
일간이 丁火가 되었다. 午월의 丁巳 일주이니 오행 중심의 기존 책들은 火가 무척 강하다고 할 것이다. 강한 火를 끄기 위해서 水가 시급히 필요하니 연간의 癸水 편관이 조후용신(調喉用神)이라고 설명할 듯하다. 원래 癸水는 午월에 제왕으로 활발하게 쓸 수 있는 글자인 것도 모르고...
그냥 오행의 생극제화(生剋制化)를 만병통치약으로 설명하는 책들이 많다. 결과를 보고 두들겨 맞추려고 몸부림을 친다. 과거 명리학 공부를 많이 한 아는 분 중에 오행의 생극제화로 모든 팔자를 풀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강의를 듣는 분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였다. 나도 그랬다.
한번은 어느 대학에서 명리학을 가르치는 분이 광주 사무실을 방문했다. 자기소개를 열심히 했는데 천간에 확산 상승의 글자가 있는 듯했다. 나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온 분이 엄청나게 자기 자랑을 하고 있었다. 한참을 듣고 있다가 한마디 했더니 조용해졌다. “저는 팔자가 다르니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명리학을 하고 있다.”
유치원생도 세상을 보는 자기의 색안경이 있고, 초중고생도 세상을 보는 자기 색안경이 있다. 세상의 많은 사람이 세상을 보는 자기만의 색안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유유상종(類類相從)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아무리 「새로운 12운성」 어쩌고저쩌고해도 결국 자기 자리를 찾아가야 마음이 편해진다. 시간(운)이 흘러 또 상황이 바뀌면 천간 마음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우리는 늘 그렇게 살아오고 있다. 너무 강하게 현재의 생각을 내세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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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천수 자평진전 난강망 등 명리학 3대 보서라는 책을 새로운 명리학 이론에 근거해서 재해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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亥월 乙木
十月乙木 木不受氣 而壬水司令 取丙為用 戊土次之。
亥월 乙木은 木이 기(氣)를 받지 못하고 壬水가 사령(司令)하므로 丙火를 취하고 戊土로 제방을 쌓는다.
해설) 亥월은 壬水가 사령하므로 亥월 壬水는 丙火를 취하고 다음으로 戊土를 쓴다고 한다. 난강망의 기준은 단순하다. 겨울은 추우니 丙火를 쓰고 겨울은 水가 강하니 戊土로 토극수 한다는 것이다. 亥월에 戊土와 丙火가 절(絶)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丙戊兩透 科甲定然。有丙無戊 雖不科甲 亦入儒林。
亥월 乙木은 丙火와 戊土가 양투하면 과갑이다. 丙火만 있고 戊土가 없으면 과거급제는 아니어도 유림(儒林)에 속한다.
해설) 난강망은 亥월 壬水에서는 丙火와 戊土 타령이다. 丙火와 戊土가 투하면 과거급제한다고 한다. 丙火만 있고 戊土가 없으면 과거급제는 아니어도 유림(儒林)에는 든다고 한다. 난강망은 水가 강하면 戊土, 土가 강하면 甲木, 木이 강하면 庚金, 金이 강하면 丁火, 火가 강하면 壬水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도 이러한 책으로 공부한 사람들은 이렇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 급제하려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 머리도 좋아야 하고 환경도 도와야 한다. 옛날에는 신분 때문에 과거시험을 볼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팔자로 직업을 알 수는 없다. 확률적으로 우연히 맞힐 수는 있을 것이다. 원국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운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원국을 통제하는 것은 운이다. 벚나무가 벚꽃을 피우는 것은 노력이 아니다. 봄이라는 운이 왔기 때문이다.
支多丙火 運入火鄉 亦主顯達。
지지에 丙火가 많고 운이 火로 향해도 역시 이름을 세상에 날린다.
해설) 지지에 丙火가 많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지장간에 丙火가 있는 지지는 寅 巳 午이다. 그리고 운이 火로 향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대충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지지에는 열 개의 천간이 모두 들어 있다. 두세 개의 지장간만 있는 것이 아니다.
丙火와 丁火를 구분하지 못하고 운이 火로 간다고 말하고 있다. 원국과 운의 구분을 확실히 해야 한다. 원국과 운을 구분하지 못하면 뒤죽박죽이 되어 결과나 눈치를 보고 우왕좌왕하게 된다. 원국에서 해바라기와 채송화가 결정되고 운에 의해 해바라기와 채송화의 모습이 바뀐다. 원국만 쳐다보고 있으면 안 된다.
或水多無戊 乙性漂浮 流蕩之徒。
水가 많을 때 戊土가 없으면 乙木은 표류(漂流)하게 되니 방탕한 무리가 된다.
해설) 亥월 乙木 사주에 水가 많으면 乙木이 둥둥 떠다니니 이때는 戊土로 토극수해야 된다는 내용이다. 만일 戊土가 없으면 乙木이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방탕한 무리가 된다고 한다. 사실 亥월은 더 응축 더 하강의 시기로 물에 둥둥 떠다니기는커녕 꽁꽁 언 얼음과 같다. 水가 많다는 표현도 壬水와 癸水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壬水와 癸水가 같은가?
若不見丙巳 妻子難全 或一點壬水 即多見戊土 亦為不妙 得甲制戊
만일 丙巳가 없으면 처자식이 온전하기 어렵고, 壬水가 하나 있을 때 戊土가 너무 많으면 좋지 않으니 甲木이 투하여 戊土를 제(制)해야 좋다.
해설) 만일 丙火나 巳가 없으면 처자식이 온전하지 못하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주변에 그런 사람을 보았기 때문일까? 학문은 개인적인 경험이나 상상 추측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또 亥월에 壬水가 하나 있을 때 戊土가 많으면 토극수 하니 좋지 않다고 한다. 이때는 많은 戊土를 甲木이 목극토 해야 한다고 돌리고 돌리는 수법을 쓰고 있다.
그러나 亥월에 戊土는 아무리 많아도 절(絶)이다. 잠자는 戊土가 어찌 건록에 이른 壬水를 토극수 하겠는가? 亥월에는 모든 천간이 건록에 이른 壬水에게 복종해야 한다. 명리 고전은 오행의 상생상극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명리학은 오행이 아닌 천간과 지지로 접근해야 한다. 이유는 너무 단순하다. 팔자나 운은 모두 천간과 지지로 되어 있고, 음간과 양간은 정반대로 운동하기 때문이다.
可許能幹 但為人好生禍亂 構訟生非 男女一理。
甲木을 얻어 戊土를 제(制)하면 가히 재목감은 되지만, 위인이 화란(禍亂)을 일으키고 시비나 송사(訟事) 또는 남과 다투기 좋아한다. 남녀(男女) 모두 그렇다.
해설) 戊土가 많으면 甲木으로 목극토 하면 재목이 되지만 남녀 모두 품행이 단정치는 못하다고 한다. 亥월 乙木에게 戊土는 정재이고 甲木은 겁재이다. 자평진전은 겁재(양인)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불선(不善)이라고 한다. 상황이 바뀌면 그런 말은 쏙 빼고 성격되면 괜찮다고도 한다. 학문적 원칙이 없기 때문이다. 열 개의 천간이나 십신은 모두 동등한 취급을 받아야 한다. 단지 기득권을 가진 관인들이 자기들은 좋고 반대편은 나쁘다는 사회적 기준을 만들었다. 여기서도 겁재라는 단어만 보고 시비 질투 오기 화란 송사 등을 말하고 있다.
支成木局 時值小陽 此又如春木同旺 若有癸出 須取戊為尊 加以丙透 科甲之人。
지지(地支)에 목국(木局)을 이루면 시절이 소양(小陽)과 같으므로 춘목(春木)처럼 木의 기운이 왕(旺)해진다. 이때 癸水가 투하면 반드시 戊土를 취해야 한다. 戊土가 투하고 丙火까지 투하면 과거에 급제할 수 있다.
해설) 亥월에 목국이 되면 춘목처럼 木의 기운이 왕성하다는 설명은 웃긴다. 亥월에 목국이 가능한가? 亥월에 甲木은 장생일 뿐이다. 역시 학문적 원칙이 없으므로 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삼합을 동원한다. 월지가 卯일 때만 목국이라는 단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월지가 卯일 때는 구태여 목국이라는 단어를 쓸 필요가 없다. 卯에서는 이미 甲木이 제왕이기 때문이다. 또 목국 화국 수국 등은 오행을 기준으로 한다. 이런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水가 강한 亥월에 癸水가 투하면 토극수해야 하니 戊土가 필요하다고 한다. 또 亥월은 추우니 戊土가 투하고 丙火까지 있으면 과거에 급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설명을 믿어서는 안 된다. 亥월에 癸水가 강한가? 亥월에 癸水는 절(絶)이다. 亥월에는 癸水뿐만 아니라 戊土와 丙火도 절(絶)이다. 절(絶)은 잠을 자는 시기이다. 亥월에는 壬水와 丁火와 己土가 건록으로 열심히 활동한다. 원국에 있는 천간 몇 글자만 보고 과거급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若無丙戊二字 自成自敗 終非承受之輩。
만일 亥월 乙木의 사주에 丙火와 戊土 두 글자가 모두 없으면 자성자패(自成自敗)하여 조업(祖業)을 이을 수 없다.
해설) 난강망은 월별 천간마다 좋은 관계인 천간이 있다고 설명한다. 亥월 乙木에는 丙火와 戊土가 주를 이룬다. 겨울은 추우니 丙火 그리고 겨울은 水가 강하니 戊土 이런 식이다. 천간을 통제하는 지지에는 별 관심이 없다. 원국을 통제하는 운도 필요할 때만 언급한다. 모두 팔자대로 산다고 단정한다. 강한 힘 앞에서 약한 힘은 꼼짝 못 하므로 팔자 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팔자는 나(我)의 팔자이므로 나(我)를 벗어난 어떤 일도 알 수 없다.
첫댓글 팔자가 다르니
각자의 색안경과 다양성을 인정만 해도
대인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스트레스를
많이 줄일 수 있겠네요
명리공부 하면서 심리치료 받은 기분입니다 ㅎ
폭 넓은 가르침 늘 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