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멀리 하고 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조지오웰의 ‘1984’입니다. 심지어 정독을 한 것도 아니고,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읽은 거라서 시험에 나온다는 부분만 발췌해서 여러 차례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긴호흡을 가진 텍스트로 빽빽하게 구성된 문학 작품을 멀리 하는 습관을 어린 나이부터 지녀왔기 때문에 실제로 수능에서 문학 문제를 유독 어려워했습니다. 문제 의식조차 없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텍스트를 읽는 능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문학 작품을 멀리 했던 만큼 뉴스와 신문, 각종 리포트들은 가까이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문학 문제를 어려워했던 만큼 독서 문제는 수월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학에 와서는 시사, 경제,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크게 올라갔습니다. 대학 오기 전 읽었던 많은 거시 경제를 다룬 뉴스들이 개인 투자에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흐름을 체감한 것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이걸 느낀 순간부터는 개인 투자를 위한 읽기 활동에 매달렸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공과 관련된 논문이나 리포트보다는 증권사에서 발행하는 리포트들과 경제면 신문, 공시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기술적 분석을 다룬 논문들을 찾아 읽게 되었고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를 읽고 추정 실적과 시황을 다룬 리포트들을 읽고 시사, 정치 면을 벗어나 전반적인 뉴스와 신문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읽기 활동들을 통해 나만의 투자 방법을 확립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인공지능과 대형 언어 모델들이 발달하면서 바이브코딩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대화형 코딩이라고 명명한 이 바이브코딩을 통해서 나만의 투자 리포트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졌습니다. 앞서 확립했다는 나만의 투자 방법은 읽을 것도 너무 많고 직접 정리하고 시나리오를 계산하는 게 꽤 복잡했기 때문에, 이걸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자동화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졌습니다. 하루에 각 시간별로 다섯 번의 리포트를 출력하게 하고 리포트 간 인계사항을 남겨서 리포트마다 검증하게 하고 스스로 발전하게 두는 파이프라인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뭐든 쉽고 간단하게 자동화하고 산출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관념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사실이 전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시기가 적절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 돌면서 IT 중소벤처기업 CEO들 만나고, 공기관부터 OpenAPI 서비스를 시행해야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전세계가 유행처럼 대기업을 중심으로 OpenAPI 서비스를 공개하면서 이 과정이 가능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API, 네이버API, OpenDart API, 텔레그램 API의 정보를 Google app script를 활용해서 스프레드시트에 저장합니다. 클로드 코워크는 이 시트를 읽고 하루에 다섯 번의 리포트를 산출해내고 매일 감사를 진행하고, 감사 인계 정보는 코덱스로 전달해서 코드를 수정하고 강화하도록 합니다. 깃허브를 활용해서 백필을 진행하고 자료를 저장해서 백테스트를 진행해 성과를 검증하고, 앞으로의 활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일부 투자금으로 표본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이러한 나만의 리포트들을 만들고 읽고 있습니다. 제 읽기는 대부분 여기에 쓰이고 있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6.09.08 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