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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13년 12월 한국 지사를 설립한 후 매년 8곳 정도의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2015년에는 브리디아와 오리진(게임), 렌딧(핀테크), 봉봉과 레트리카(콘텐트) 등 스타트업 8곳에 300여 억원을 투자했다. 눈에 띄는 것은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듣는 모바일 게임에 투자한 것.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우리의 투자 기준은 여전히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시장에서의 기회는 언제든지 변한다. 시장의 변화를 보고 전력투구 할 수 있는 창업자라는 판단을 하면 투자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한 킴 대표는 현실감각 없이 이상에만 치우친 창업자에게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장 현실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아는 창업자라는 판단이 들 때만 투자를 결정한다. “자신이 잘하는 분야,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온 힘을 쏟을 수 있는 창업자에게 투자한다.”
올해는 투자액과 투자 숫자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투자했던 스타트업 중 90% 이상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성적에 대해서도 만족했다.
한 킴 대표가 요즘 주목하는 스타트업은 하이퍼커넥트다. 영상 기반 메신저 ‘아자르’를 개발해 세계에 진출한 스타트업이다. 20여 개 언어를 지원하면서 전 세계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매출의 90%는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글로벌 스타트업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알토스벤처스는 20억원의 시드 투자를 시작으로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함께 각각 50억원씩을 추가 투자했다. 한 킴 대표는 “하이퍼커넥트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하이퍼커넥트를 높게 평가하는 건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한 킴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 빨리 눈을 돌리는 게 한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는 구성원의 글로벌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능력 있는 엔지니어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
우버, 테슬라,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진출을 반기는 이유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면 해외 엔지니어도 한국에 들어오게 된다. 그들을 스타트업계가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인재를 받아들여야만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2016년 한 킴 대표가 주목하는 스타트업 분야는 모바일과 O2O 비즈니스다.
벤처캐피털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 창업자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한 킴 대표는 ‘투자 없이도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1순위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