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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경전: 요가의 근본 Yogabīja
<요가의 근본>은 ‘지혜(jñāna)를 해탈의 수단으로 규정하는 불이론 철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바로 그 ‘지혜’의 원천을 요가로 규정함으로써 요가 수행의 필연성과 당위성을 규명했던 최초의 하타요가 문헌이자 ‘쁘라나의 정복(prāṇajaya)을 통한 마음 정복’의 원리와 기법을 정립했던 14세기의 걸작이다. 이 문헌에서 정립된 ‘쁘라나 정복 우위(優位)의 기법’은 <하타의 등불>로 계승되며 그 이후, 주류 요가를 형성한다.
MS. Yogabīja .
제이슨 버치 박사가 새롭게 발견한 필사본 필사본
<요가의 근본Yogabīja> F.10v.
<요가의 근본>은 중기 하타요가를 대표하는 문헌답게 다수의 출판사에서 다양한 문자로 출판되었지만 첫 원전의 출판 후 백년이 지나서야 학계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 아드리안 무노즈 박사는 새로운 교정본<2016>과 스페인어 번역<2014>을 발표했고 영국 하타요가프로젝트팀의 제임스 말린슨, 제이슨 버치 박사는 공동 교정본과 첫 영어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필사본 <요가의 근본Yogabīja> F.10v. 로마자 옮김
필사본 <요가의 근본Yogabīja> F.10v. 번역
초능력은 [이와 같이 요가를 수련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마치 금세공사들이 [그들만의] 감별수단으로 금<heman>을 판별해내듯이 그와 같이 [그대는] 초능력<siddhi>을 도사, ‘살아 있으면서 해탈한 사람’의 증표로 알아야 한다. <65> 초세간적 신통력<guṇa>을 언제나 볼 수 있다. 이상이 여신에게 설명한 요가도사의 특징이다. <66>
[반면] ‘초능력을 얻지 못한 것’을 범부의 증표로 알아야 한다.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자가 바로 생해탈자이다.<67> 아름다운 부인이여! 개나 닭, 곤충 등등 [모든 생명체들]은 죽기 마련인데 [단순히] 육신<piṇḍa>이 허물어짐으로써 죽게 되는 것을 과연 해탈이라 할 수 있겠는가?<68> 기<氣, prāṇa>가 [몸] 밖으로<bahis> 빠져 나가지 않는다면 어찌 육신이 허물어지겠는가? 육신이 허물어지기 때문에 죽게 되는 자를 해탈자라 할 수 없다. <69>
마치 물에 녹은 소금처럼 [요가 수행자의] 몸 [자체가] 브라흐만이 되고 [브라흐만과의] 불이성<不異性, ananyatā>을 얻은 자를 해탈자라고 한다.<70> 마치 물과 소금처럼 사유와 몸과 감관들 그리고 브라흐만과 몸이 하나가 되고<71> 마치 그릇에 있는 버터처럼 브라흐만과의 동일성을 얻은 자를 해탈자라 한다. <72>
위대한 여신이여! 그대에 대한 사랑으로 [지금까지] 말했던 것을 경솔한 자나 사기꾼, 어리석은 자나 나쁜 사람들에게 감추어야 하고<73> 쉬바에게 귀의하고 나타의 길을 따르는 사람들에게만 내가 드러난 위대한 비밀인 요가의 근본을 전수해야 한다. <74>
나타여! 샹까라여! 당신의 자비로 저의 의심은 사라졌습니다. 당신께 경배합니다. 요가의 주인이자 전지자인 당신께 절합니다. <75>
이상으로 쉬리 <요가의 근본>이 .... [끝났다].
<요가의 근본><Yogabīja, YB>은, 지혜(jñāna)를 얻고자 하는 빠르바띠<Pārvatī, =Devī)의 질문에 쉬바<Śiva, =Īśvara>가 답하며 요가를 설명하는 형식의 계시서로 하타요가의 관점에서 불이론(不二論) 베단따<Advaitavedānta)의 철학을 수용하면서 ‘쁘라나 조절 우위(優位)의 수행 원리와 기법’을 정립했던 14세기 문헌이다.
<요가의 근본>은 ‘마야’(māyā), ‘존재-의식-환희’(saccidānanda), ‘생해탈자’(jīvanmukta), ‘불이성’<不異性, ananyatā> 등과 같은 베단따의 술어를 사용하고 또 우빠니샤드적 범아일여(梵我一如)를 요가적으로 치환해서 ‘쉬바(Śiva)와 인간(jīva)의 동일성’을 천명했던 문헌이기도 한데 이 문헌의 성립사적 의의 역시 ‘지혜가 해탈의 유일한 수단이라는 불이론의 교의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바로 그 지혜의 원천을 요가로 규정함으로써 요가 수행의 당위성과 우월성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혜(jñāna) 중심적인 베단따 철학과 실천 요가(yoga)의 양립 근거를 밝혔다는 점에서 이 문헌은 훗날, 역으로 베단따가 거리낌 없이 또는 하나의 유행처럼 하타요가를 수용하는데 일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요가의 근본>이 지닌 수행사적 의의는 ‘쁘라나의 정복, 즉 꾼달리니<=질적 변화를 겪은 쁘라나>를 각성시켜서 수슘나로 끌어 올려 정수리에 고정시킴으로써<쁘라나를 정복함으로써> 마음도 정복할 수 있다는 하타요가의 기법’을 확고히 정립했다는 점이다. 물론 ‘쁘라나와 마음을 하나의 세트’로 보고 또 ‘쁘라나를 소멸시킴으로써<=쁘라나를 정복함으로써> 마음을 소멸시키고<=마음을 정복하고> 빈두(精, bindu)도 고정시킬 수 있다’는 사유는 <불멸의 성취><Amṛtasiddhi, AS: 11세기>를 비롯한 초기 문헌들에서도 발견되지만 이러한 사유를 철두철미하게 계승하고 발전시킨 문헌을 <요가의 근본>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요가의 근본>에 따르면 ‘마음 정복’<마음의 소멸, =삼매>의 유일한 수단은 ‘쁘라나를 정복하는 것’ 뿐인데 이 문헌에서 정립된 ‘쁘라나 조절 우위(優位)의 수행법’, 즉 꾼달리니 각성 우위의 기법은 15세기의 <하타의 등불>로 계승되며 그 이후 주류 요가를 형성한다.
아울러 이 문헌에서 설명된 ‘꾼달리니의 각성과 상승 과정’, 즉 ‘각성된 꾼달리니<=질적 변화를 겪은 쁘라나>가 수슘나로의 진입하고 상승하면서 브라흐마, 비쉬누, 루드라 결절(granthi)을 차례대로 관통한 후 쉬바의 자리<Śivātmaka, =사하스라라짜끄라>에서 합일할 때 요가가 완성된다’<YB. 125-129>는 내용은 꾼달리니요가에 대한 하나의 규범적 설명 내지는 표준 모델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요가의 근본>은 ‘지혜의 원천’으로서의 요가를 ① ‘쁘라나(prāṇa)와 아빠나(apāna)의 결합(yoga)’, ② ‘태양(sūrya)과 달(candramasa)의 결합’, ③ ‘라자스(rajas)와 레따스(retas)의 결합’, ④ ‘개아(jīvātman)와 최고아(paramātman)의 결합’과 같은 대립적인 한 쌍의 결합(saṃyoga)으로 정의하고 이와 같은 대립적인 한 쌍의 결합을 마하요가(mahāyoga)로 규정한다. 이 문헌에 따르면 마하요가는 ‘하나’일 뿐이지만 기법에 따라 만뜨라요가(mantrayoga), 라야요가(layayoga), 하타요가(haṭhayoga), 라자요가(rājayoga)와 같은 네 종류의 요가로 나누어진다.
이 중에서 만뜨라요가는 ‘쁘라나가 수슘나로 흐를 때 함사 함사<haṃsa haṃsa>라는 소리를 소함 소함<so ’haṃ so ’ham>으로 바꾸는 염송법’이고 라야요가는 ‘개아<jīva, kṣetra>와 최고주재신(Parameśvara, kṣetrajña>의 합일’인데 바로 이 라야요가의 경지에서 기(氣)가 고정되고 ‘마음의 소멸’<=삼매>도 성취된다. 라야요가를 개아와 최고아의 결합으로 정의했던 것도 독특한 정의이지만 이 문헌에서 정의된 네 요가 중 가장 독특하고 유명한 것은 라자요가(rājayoga)에 대한 정의이다. <요가의 근본>에 따르면 라자요가는 ‘여성의 라자스(rajas)와 남성의 정<retas: 精 또는 정액>의 결합(yoga)’을 의미한다. 가장 오래된 하타요가 문헌인 <불멸의 성취><AS.7.12>를 비롯해서 <고락샤의 백송>(GŚ), <요가의 성전>(DyŚ), <하타의 등불>(HP) 등 거의 모든 하타요가 문헌이 ‘라자스와 빈두의 결합’을 하타요가의 주요 기법 중 하나로 언급했지만 양자의 결합을 라자요가로 정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대부분의 하타요가 문헌에서 라자요가는 삼매의 동의어임> 이 정의는 라자요가에 대한 산스끄리뜨 문헌의 정의 중 가장 독특한 것으로 파악된다.
<요가의 근본>은 하타요가를 ‘태양을 의미하는 하(ha)와 달을 의미하는 타(ṭha)의 결합’으로 정의하고 ‘하와 타를 결합시키는 기법’으로 ‘물라, 잘란드하라, 웃디야나와 같은 세 반드하(bandha)와 병행’해서 실행되는 태양관통, 승리, 냉각, 풀무와 같은 네 꿈브하까 그리고 샥띠<꾼달리니> 자극의 기법을 설명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요가의 근본>이 단 한 개의 아사나(āsana)조차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비록 초기 문헌이 아사나를 설명하는데 아주 인색했다는 것을 감안해도 이 문헌이 ‘아사나의 체계’조차 설명하지 않았던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금강좌<=달인좌>가 언급되었다는 점에서 ‘저자가 그 외의 아사나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아사나 체계’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은 <하타의 등불>을 몰랐을 가능성, 즉 <하타의 등불> 이전에 성립되었을 가능성을 높여 줄 것이다.
<요가의 근본>에서 설명된 하타요가의 수행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요가의 근본>이 여타의 문헌과 구별되는 또 하나의 독창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것은 신통력<초능력>에 대한 긍정이다. 동시대 또는 그 보다 약간 앞서 성립된 <요가의 성전>(DyŚ)이 ‘초능력과 도술을 감추고 바보처럼 살아야 할 것’을 당부했던 것과 달리 <요가의 근본>은 마치 세공사가 금(金)을 잘 알아보듯이 그와 같이 초능력을 ‘요가 수행의 증표’ 내지는 ‘생해탈자의 증표’로 규정하고 반면, ‘초능력을 얻지 못한 자를 범부(凡夫)’로 규정한다. 초능력에 대한 이와 같은 긍정적 표현은 특히 생해탈자에 대한 설명에서 더 심화되는데 <요가의 근본><YB. 185-187>에 따르면 ‘생해탈자는 기(氣, prāṇa)를 보존함으로써 신체적 불멸(不滅)을 이룬 존재’이자 하타요가의 이상을 완전히 실현한 존재이고 반면 ‘육신과 함께 죽는 자들은 해탈하지 못한 자’이다.
‘초능력을 얻지 못한 것’을 범부의 증표로 알아야 한다.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자가 바로 생해탈자(jīvanmukta)이다.
아름다운 부인이여! 개나 닭, 곤충 등등 [모든 생명체들]은 죽기 마련인데 [단순히] 육신(piṇḍa)이 허물어짐으로써 죽게 되는 것을 과연 해탈이라 할 수 있겠는가?
기(氣, prāṇa)가 [몸] 밖으로 빠져 나가지 않는다면 어찌 육신이 허물어지겠는가? 육신이 허물어지기 때문에 죽게 되는 자(yā muktiḥ)를 [결코] 해탈자(sā muktiḥ)라 할 수 없다. <요가의 근본> 185-187.
생해탈자의 불멸성<육체적 불멸성을 포함함>을 강조하는 사유 역시 하타요가 특유의 인체연금술을 반영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요가의 근본>에 따르면 불멸성을 획득하는 수단은 ‘오직 쁘라나를 정복하는 것’ 뿐이다.
저자
크리스티앙 부이(Christian Bouy) 교수에 따르면 ‘다스굽따(Dasgupta)를 비롯해서 베네르지아(Banerjea)가 이 문헌의 저자를 고락샤(Gorakṣa)로 간주한 바 있고’<Bouy: 1994, p. 12> 또 근래의 브하따짜르야(Bhattacharya)도 <요가의 근본>을 고락샤의 작품으로 보고 있지만 그 근거를 제시했던 것은 아니다.
고락샤가 실제로 자신의 저서를 남겼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고 <고락샤의 백송> 등 그의 것으로 귀속된 문헌은 거의 모두 그의 직제자나 후대의 영적 제자에 의해 편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이 문헌 역시 그 중의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고락샤의 것으로 알려진 문헌들, 예를 들어 <고락샤의 백송>(GŚ)과 <요가의 근본>(YB), <비베까마르딴다>(VM) 등은 기본적으로 나타파 하타요가의 전형적인 수행법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니지만 세부적인 측면, 이를테면 아사나와 쁘라나야마의 종류와 유형에 대한 설명 그리고 나디, 짜끄라에 대한 묘사, 그리고 요가의 정의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이 문헌들이 ‘한 명의 동일인’에 의해 작성되었을 가능성 보다는 여러 지역에서 여러 편집자에 의해 성립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요가의 근본>이 고락샤의 것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아마도 필사본이나 출판본의 콜로폰에 의거한 단순 추정 내지는 ‘이 문헌이 고락샤의 것이라는 일반적 통설’이 재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요가의 근본>의 경우, 콜로폰 조차 이 문헌의 저자를 확증하는 결정적인 단서는 될 수는 없는데 일례로 1956년 남인도 망갈로르에서 출판된 까나다(Kannaḍa) 문자 본에는 저자가 고락샤나타로 되어 있지만 부이의 지적대로, ‘이 문헌의 별칭으로 알려진 <요가싯드하므릿따>(Yogasiddhāmṛta)의 두 필사본<딴조레(Tanjore)의 Sarasvati Mahal 도서관 소장>에는 저자가 쉬리사다쉬바(Śrīsadāśiva)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고락샤의 백송>(GŚ), <비베까마르딴다>(VM)가 육지요가를 설명하고 있으므로 최소한 이 문헌은 <고락샤의 백송>을 편집했던 동일인에 의해 편집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요가의 근본>에서 설명된 하타요가 자체는 ‘고락샤나타, 비루빡샤나타에서 훗날 스바뜨마라마로 계승되는 전형적인 나타파의 하타요가’이고 이 문헌의 저자<또는 편집자> 역시, 의심할 바 없는 하타요가 수행자로 추정된다.
성립 시기
‘고락샤의 것으로 귀속된 문헌’의 성립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고 현재로서는 <요가의 근본>이 성립된 시기 역시 가설적인 추정에 의거할 수밖에 없다.
이 문헌의 성립 시기를 처음으로 간략하게나마 언급했던 학자는 게오르그 포이에르슈타인(Georg Feuerstein) 박사이다. 포이에르슈타인은 이 문헌을 후대 작품, 즉 현대에 성립된 작품으로 간주하는데 그것은 ‘<요가의 근본>이 <요가쉬카 우빠니샤드>(YŚ-Up) 제I장의 발췌 문헌이라는 판단’에 의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로 <요가쉬카 우빠니샤드>가 <요가의 근본>을 인용했던 것으로 판단되는데 부이<Bouy: 1994, p. 35> 교수에 따르면, <요가쉬카 우빠니샤드> I.1-69b송<3송은 제외>, 79c-165b송은 거의 순서대로 <요가의 근본>을 옮겨 적은 것이다. ‘요가 우빠니샤드 군<群>’에 속하는 문헌들은 독창적인 작품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 전대의 문헌을 자유롭게 재편집한 문헌이고 <요가쉬카우빠니샤드>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부이<Bouy: 1994, p. 36>에 따르면 이 문헌은 <요가의 근본> 뿐만 아니라 샹까라의 것으로 귀속된 <직접적 자각><Aparokṣānubhūti, 14세기 이전>을 비롯해서 <명상정요집성><Upāsanāsārasaṃgraha> IV-V장을 차용하기도 했다.
최근, <요가의 근본>을 스페인어로 번역하고 교정했던 아드리안 무노즈<Muñoz, 2016, p. 125> 박사는 이 문헌의 성립 시기를 1400-1450년경으로 간주했고 또 이 문헌에 대한 새로운 교정본을 준비하는 말린슨(James Mallinson)과 제이슨(Jason Birch) 박사 역시 이 문헌을 14세기 작품으로 보는데 그것은 1450년경에 성립된 <하타의 등불>이 <요가의 근본>을 인용했다는 것에 의거한 판단이다. 필자 역시 <하타의 등불>이 약 15개의 게송을 <요가의 근본>에서 인용했던 것으로 판단한다.<아래의 도표를 참조> <하타의 등불>이 <요가의 근본>을 인용했다는 증거는 많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하타의 등불><HP>III.63송에 대한 브라흐마난다 해설이다. 브라흐마난다는 <월광>에서 HP. III.63송을 해설하면서 ‘이 게송<HP. III.63>을 <요가의 근본>(YB)에서 인용한 것’으로 설명하는데 브라흐마난다가 <하타의 등불>의 의미만 해설했던 것이 아니라 <하타의 등불>은 물론이고 <요가의 근본>에 대한 문헌적 검토<이본의 원문 비평>까지 병행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브라흐마난다의 주장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하타의 등불>이 성립된 시기는 1450년 무렵이므로 <요가의 근본>은 그 보다 몇 세대 전인 1300년 후반에 성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요가의 근본>은 <요가의 성전>(DyŚ) 및 ‘100송본 <고락샤의 백송>’<GŚM: 제임스 말린슨의 2018년 교정본 <고락샤의 백송>>과 각각 5송, 7.5송이 동일하지만<아래의 도표를 참조> 어떤 것이 피인용 문헌인지는 그 자체로 명확치 않다. 두 문헌이 <요가의 근본>을 인용한 것이라면 <요가의 근본>이 성립된 시기의 상한선은 12세기 무렵까지 거슬러 갈 수 있고 반대의 경우라면 14세기 무렵으로 내려갈 것이다.
상한선과 관련해서 간략히 언급할 수 있는 것은 <요가의 근본>에 ‘환영론(幻影論)적인 의미로서의 마야(māyā)’ 개념<제4, 6송>과 ‘존재-의식-환희’<saccidānanda, 142송>와 같은 베단따의 전문 용어가 발견된다는 점이다. 제4송의 ‘마야의 그물(māyājāla) 때문에 고락을 겪는 중생....’이라는 복합어에서 마야(māyā)는 ‘미혹(幻影)적인 힘’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개념은 샹까라(Śaṅkara, 700-750) 시대에는 발견되지 않는 용례이고 12세기 이후부터 확산된 개념이다. 물론 그 이전인 8세기의 브하스까라(Bhaskāra)와 12세기의 라마누자(Rāmanuja)가 샹까라를 마야론자<환영론자, 더 정확히는 눈앞에 있는 세계의 실재성을 부정하는 허무주의자>로 비판한 예가 있지만 <요가의 근본>에서 사용된 마야(māyā)라는 용어는 ‘세계에 대한 가치판단’<현상세계의 허망성>과 관련된 전문 용어가 아니고 또 ‘마야의 그물’과 같이 의인화된 표현이 가능했던 것은 12세기 이후로 추정되고 하타요가 수행자가 이러한 개념을 수용할 만큼 보편화된 시기는 더 늦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유사하게 <요가의 근본>이 브라흐만을 존재-의식-환희(sat-cit-ānanda)로 정의했다는 점에도 주목할 수 있다. 존재-의식-환희라는 표현은 8세기의 샹까라(700-750)의 진작(眞作)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용어이고 수레쉬바라(Sureśvara) 시대에 등장한 개념이지만 ‘브라흐만에 대한 본연적 정의’(svarūpalakṣaṇa)로 확립된 시기는 그 이후이고 하타요가 수행자가 그 개념을 인지하는 것이 가능했던 시기는 그 보다 늦은 13-14세기로 추정된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이 문헌은 빠르면 12-13세기 무렵에, 늦게는 <하타의 등불> 보다 약간 앞선 14세기 초-중반에 성립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 현황
<요가의 근본>은 인기 있던 문헌답게 다수의 출판사에서 다양한 형태의 원문으로 출판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오래된 판본은 1842년<saṃvat 1899>에 데바나가리 원문과 힌디 주석이 함께 수록된 하리드와르(Haridwar) 본이고 그 이후 1956년엔 샴브후샤르마(Śambhuśarmā)가 교정해서 까나다(Kannaḍa) 문자의 원문을 수록한 망갈로르(Mangalore)본, 그리고 1959년 나라하리나타(Naraharinātha)의 데바나가리 원문이 바라나시에서 차례대로 출판되었다.
현재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1985년<vikram 2041>에 출판된 델리본<YBB>인데 이 판본은 다소간의 오류와 오탈자 그리고 게송 번호의 혼선이 있지만 ‘힌디 주석에 대한 영어 번역’<<요가의 근본> 본송(mūlaśloka) 자체는 번역되지 않고 힌디 주석만 영역됨>이 수록되어 있어 유용하다.
부이 교수는 까나다 문자로 된 망갈로르본<1956년>을 조금 더 신뢰하고 있지만 그 자신이 밝혔듯이<Bouy: 1994, p. 105> 망갈로르 본의 경우 ‘<요가의 근본>을 인용한 <요가쉬카 우빠니샤드>의 I.14b, 136c-137, 164c-165b에 해당하는 게송’이 누락되어 있다.
최근, 아드리안 무노즈(Adrián Muñoz) 박사는 2014년에 <요가의 근본>을 스페인어로 번역하였고<Muñoz: 2014> 2016년엔 새로운 교정본을 멕시코 국립대학의 논문집 Nova Tellvs 34-1에 발표하였다.
① 원전
YBB. M.M. Dr. Brahmamitra Awasthi(Ed. & Tr.), Yogabīja: with English & Hindi Translation, Delhi: Swami Keshwananda Yoga Institute,vikram 2042<1985년>
YBM.Adrián Muñoz(Ed), “Yogabīja a Critical Transcription of a Text on a Haṭhayoga(Yogabīja: Transcripción crítica de un texto de haṭhayoga)”, Nova Tellvs: Anuario Del Centro De Estudios Clásicos. 34-1, Unviersidad Nacional Autónoma de México, Enero-Junio de 2016, pp. 123-152.
Paṇḍita Hariśaṅkarajī Śāstrī(Ed.), Yogabījam: Bhāṣā ṭikā sahita, Haridwar: Adyakṣasaṃskṛtamahāvidyālala, Saṃvat 1899<1842년>
K. Śambhuśarmā(Ed.), Yogabījam, mattu Gorakṣasahasranāmastotram, Mangalore: Karṇāṭaka-Gorakṣa-Granthamālā, no. 4, 1956.
Naraharinātha(Ed.), Yogabīja of Gorakṣanātha, Varanasi: Raja Candranatha, 1959.
Rāmlāl Śrīvāstava, Yogabīja, Gorakhpur: Goradhnāth Mandir, Vikram Saṃvat 2039<1982년>
Rāmlāl Śrīvāstavb, Yogabīja, In Yogavāṇī varṣa 16, aṅk 1-3(janvarī-mārc, 1991), pp. 33-62.
무노즈의 2016년 교정본<YBM>에도 다소 납득할 수 없는 오류와 소소한 오탈자들이 발견되지만 현재로서는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판본이므로 이 교정본을 저본으로 사용하고 오류 수정을 위해 브라흐마미뜨라의 1985년 본<YBB>을 참조했다.
최근, 새로운 필사본들을 확보한 영국 하타요가프로젝트팀<HYP, SOAS>의 제임스 말린슨, 제이슨 버치 박사가 공동 교정본과 첫 영어 번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완성되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② 번역
<요가의 근본>은 최근 아드리안 무노즈(Adrián Muñoz) 박사에 의해 스페인어로 번역되었고 람 샹까르 브핫따짜르야(Ram Shankar Bhattacharya)의 발췌역<이 발췌역의 저본은 1959년에 출판된 바라나시 본임>은 2008년에 출판된 EnIPh, Vol. XII에 수록되어 있다.
Ram Shankar Bhattacarya<발췌 번역>, “Yogabīja”, Encyclopedia of Indian Philosophies. Vol. XII<Edited by Gerald James Larson and Ram Shankar Bhattacharya>, Delhi: Motilal Banarsidass Publishers Pvt.Ltd., 2008, pp. 464-470.
Adrián Muñoz<스페인어 번역>, “El Yoga-bīja, o El Germen del Yoga” (tradución del sánscrito, introducción y notas), Estudios de Asia y África, 154, XLIX, 2, mayo-agosto, 2014, pp. 475-495.
저본
본서는 아드리안 무노즈(Adrián Muñoz) 박사의 2016년 교정본(YBM)을 저본으로 하고 각주에서는 YB로 표기했다. <하지만 각주에서 ‘원문을 교정할 경우’에는 판본에 따라 YBB, YBM으로 나누어 표기함>
구성
<요가의 근본>은 장절구분 없이 전체 192개의 시구로 이루어져 있지만 내용상, 이 문헌을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서두<1-75송>는 지혜와 요가의 양립 근거를 비롯해서 요가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담고 있고 초반부<76-91>는 요가의 종류와 원리 등을 설명하고 중반부<92-154송>는 호흡과 무드라와 같은 하타요가 특유의 수행법을, 그리고 후반부<155-192송>는 초능력, 생해탈 등 요가 수행의 결과를 설명한다.
구성
제1부: 지혜와 요가*
1. 귀경게 1-3
2. 저술 동기 4-10
3. 아뜨만과 쉬바의 동일성 11-17
4. 지혜와 요가 18-47
5. 요가 수행자의 능력 48-60
6. 지혜의 원천인 요가 61-75
제2부: 요가의 기법, 정의*
7. 쁘라나와 아빠나의 결합(saṃyoga) 76-78
8. 쁘라나의 정복을 통한 마음의 정복 79-86
9. 요가의 정의 88-90ab
10. 요가 수련의 권유 90cd-91
제3부: 요가의 기법*
10-1. 샥띠<꾼달리니> 자극법 92-98
10-2. 네 종류의 꿈브하까 99-101
① 태양관통(sūryabheda) 꿈브하까 102-103
② 승리(ujjāyī) 꿈브하까 104-196ab
③ 냉각(śītalī) 꿈브하까 106cd-107
④ 풀무(bhastrā, bhastrikā) 꿈브하까 108-112
10-3. 세 종류의 반드하(bandha) 113-115
① 물라(mūla) 반드하 116-117
② 웃디야나(uḍḍiyāna) 반드하 118-121ab
③ 잘란드하라(jālandhara) 반드하 121cd-123ab
④ 세⑶ 반드하의 동시 실행 및 효과 123cd-124
11. 꾼달리니의 각성과 상승
11-1. 브라흐마, 비쉬누, 루드라 결절(granthi)의 관통 125-127
11-2. 쉬바(Śiva)와 샥띠(Śakti)의 결합 128-129
12. 수슘나(suṣumnā) 130-134
13. 쁘라나의 정복 135-142
14. 마하요가(mahayoga) 143-145
① 만뜨라요가(mantrayoga) 146-148ab
② 하타요가(haṭhayoga) 148cd-149
③ 라야요가(layayoga) 150-151
④ 라자요가(rājayoga) 152-154+
제4부: 요가 수행과 그 결과*
15. 실천의 중요성 155-163
16. 수행의 결과 164-172
17-1. 두 유형의 초능력 173-180
17-2. 요가와 초능력, 생해탈자 181-189
18. 에필로그 190-192
* 제1, 2, 3, 4부: 필자의 임시 분류임.
+ ④ 라자요가 152-154: 무노즈의 교정본은 라자요가에 대한 설명 중 일부(152ab)만
수록되어 있고 나머지 두 게송이 누락<부록으로 처리>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YBB본에
의거해서 누락된 부분을 152-153ab송으로 추가했다. 따라서 본서의 저본인 YBM본의
게송번호는 이 부분부터 2개씩 밀리고 전체 게송 수는 192개이다.
YBB본의 144ab-145cd에 해당하는 내용이 누락된 것으로 보는 이유는 이 부분이
라자요가를 설명하는 부분이므로 만약 누락하면 ‘네 종류의 요가 중 라자요가’에
대한 설명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주요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