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 법문 026-5/퇴옹 성철
제 4장 유식 사상05
사분설이
심식 작용을 네 부분으로 나누어
마음과 경계가
필경 유식을 벗어나지 않음을
주장한 것에 대하여,
삼류경설(三類境說)은
사분설(四分說)가운데 상분을
성경(性境).
독영경(獨影境).
대질경(帶質境)의
세 종류로 분류하여,
경계는 어느 것도
심식을 떠나지 않아 유심(唯心)이고
유식(唯識)임을 역설한 것입니다.
성경은
실제 종자에서 생겨난
참된 작용이 있어서,
은연의 마음이 소연의 법을
오류없이 인식할 때의 상분입니다.
예를 들면
전5식과 제6의식이
함께 바깥 경계를 취할 경우입니다.
독영경(獨影境)은
능연인 견분의 분별에
의하여 나타난 영상으로
환각의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실제 종자가 아닌
순전히 견분의
분별력에 의한 것이므로
참된 작용이 없습니다.
예를 들면
제6의식이 거북이 털. 토끼 뿔 등
실체가 없는 법을 반연할 경우입니다.
대질경(帶質境)은
상분이 본질을 지니면서
능연의 마음이
그 본질을 그대로 반연하지 못하고
견분의 분별력에 의하여
본질과 계합되지 않는
비슷한 상분을 반연하는 것입니다.
즉 상분이 능연인
식의 분별력에
의하여 변현된 것이지만
본질의 힘도 가세되어 있으므로
성경과 독영경의 중간에 위치하는
착각의 대상이라 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제6의식이 길에서
삼으로 만든 끈을 보고
뱀이라고 오인하는 경우입니다.
삼류경설은
본래 인도에서 논의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현장스님에 의해
비로소 주창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선구적 사상은
이미 인도의 논사들에게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식학의 교의에 따르면
식체(識體)가 변하여
견분과 상분을 현현하는데,
그 견분과 상분(相分)이
같은 종자에서 생기는가,
다른 종자에서 생기는가,
이에 대하여
인도 논사들간에
그 둘이
같은 종자에서 생긴다는
상견동종설(相見同種說)과
다른 종자에서생긴다는
상견별종설(相見別種說),
그리고
상분. 견분이
어떤 때는 같은 종자에서 생기고
어떤 때는 다른 종자에서 생긴다는
상견혹동혹이설
(相見或同或異說)이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세 번째의 학설을
옳은 것으로 간주하는데,
그 주창자는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지만
호법논사일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그리하여
다른 종자에서
생기는 상분은 성경이고,
같은 종자에서
생기는 상분은 독영경이며,
같은 종자와
다른 종자에서 생기는 상분은
대질경입니다.
그러므로
인도 논사들에게
삼류경 각각에 대한 명칭은 없었어도
그 사상에 깊이 잠겨있었던 것은
명확히 인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