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의 <합리적 선택 이론>
1. 최근 사회학 이론의 전체적인 흐름과 핵심적인 개념을 학습하기 위해 독일의 사회학자들이 정리한 『사회학 이론』을 읽고 있다. 19세기에 등장한 사회학은 어떤 학문보다도 최신의 연구 방법을 적용한 영역이다. 사회와 구조와 인간의 행위라는 두 가지 핵심적 요인을 바탕으로 사회의 질서와 유지에 대한 근본적인 요인을 성찰한다. 특히 근대화의 과정 속에서 변모된 사회적 특징에 주목한다. 그런 점에서 사회학의 많은 이론은 거시적 관점을 통하여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개인의 행위에 대한 관심을 통하여 사회적 사실을 설명하는 이론이 확산되고 있다. ‘합리적 선택 이론’이다.
2. ‘합리적 선택 이론’은 경제학적 인간에 대한 가정을 사회학에 도입한 이론이다. “합리적 선택 이론은 오직 개개인의 행위에만 연관된 합리성 개념에 기초한다. 이 이론의 관심은 개별 행위의 동기와 논리를 밝혀내는 데 있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역사이론이나 근대이론의 가정들은 고려되지 않는다.” 합리적 선택이론이 가정한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희망과 확신에 기초한 자신의 선호 순서에 입각해 최적의 효용-비용 결과에 이르도록 행동한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은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반론에서 좀 더 정교한 인간 모델이 등장하였는데 그것은 “RREEMM 모델”이다. 즉 인간은 ‘지략이 있고(Resourceful), 제한되어 있으며(Restricted), 평가하고(Evaluating), 기대하며(Expecting), 극대화하는(Maximizing) 존재(Man)’인 것이다.
3. 자기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합리적 인간을 전제한 ‘합리적 선택 이론’의 중요한 사회학적 질문은 사회구성원들이 개인적 이득에만 관심을 가질 때 사회질서는 어느 정도 가능한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응답으로 등장한 것이 ‘게임 이론’이다. 사람들은 세계에 대한 다수의 희망과 특정의 가정(수단, 확률, 비용)을 갖고 행위한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인 맥락이나 상황 안에서 이루어진다. 사회적 사실은 사회적 현상에 대한 개인들의 수용의 결과가 어떻게 재수용되는가에 따라 설명되게 된다.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인간들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최선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함을 인식하게 된다. ‘죄수의 딜레마’는 이러한 결정을 설명하는 수학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4. 합리적 행위자들은 협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배반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충동에도 노출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협력을 위해서는 배반이나 비협력에 대한 강력한 제제가 필요하며, 때론 긍정적인 자극도 요구되는 것이다. 효용극대화를 목표로 할 경우, 행위자들은 사회적 조정과 협동의 보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회와 제도는 행위자들이 죄수의 딜레마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주는 인위적 형성체이다. 사회제도는 행위자들의 올바른 품행이나 연대감 또는 도덕적 척도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들의 개인적 이익이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근대적 제도는 개인들의 행위를 규정하지 않지만, 충동과 제재를 통해서 조정과 협력에 대한 개인들의 용의(用意)를 보장한다.”
5. 합리적 선택이론의 전제와 내용에 대한 수많은 비판이 존재한다. 비판가들은 “자기효용을 철저하게 추구하도록 형성된 제도는 신뢰와 연대가 서서히 파괴되거나, 적어도 유명무실하게 되는 데 기여한다. (,,,,,) 근대사회는 제도적 질서가 무임승차 행위를 지향하도록 함으로써, 신뢰와 연대라는 사회적 자원들을 기생적으로 고갈시키는 효용 극대화의 이기주의자들을 양산 장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조세 도피처의 다양한 방법과 복지 수혜자들의 부당 수급을 통해 ‘합리적 선택이론’에 기초한 사회적 제도의 문제점이 나타나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
6. 이러한 문제점은 국가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고 공격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그들(공공선택 이론가)이 근대사회를 비판하는 이유는 근대사회에서 국가의 역할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민주적인 결정은 ‘비합리적인’ 즉 모든 행위자의 선호에 비추어 볼 때 더 열악한 사회 상태로 귀결되는 경우가 빈번하며. 시장규제는 대개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7. ‘합리적 선택 이론’은 인간의 효용성 추구라는 기본적인 속성을 긍정하면서도, 사회의 안정을 위한 효과적인 제도적 구현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였고, 그 속에서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협력과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상적인 전제가 담겨있다. 하지만 제도적 안정 속에서 언제든지 허점을 발견할 수 있으며, 아무리 제재의 위협이 크더라도 이익이 주는 매력이 존재한다면 불협력과 배반의 가능성은 확산될 수밖에 없다.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여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회적 범죄의 증가를 보면 이러한 현상을 알 수 있다. 결국 인간의 행위는 제도로서만 통제될 수 없으며, 근본적인 도덕적, 이타적인 결단이나 행위가 없이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댓글 - 한국 사회의 모습이 나타난다. 민주주의의 기본적 원칙으로 다양한 의견이 나타날 수 있지만, 지금 보이는 사회의 모습은 정말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무지의 합이 모든 것을 바꾸어 버린다면 암울한 미래만이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