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에서 '라비앙로즈'를 발견했다. 사막 같은 서면에서 '라비앙로즈'(장밋빛 인생)라는 꽃이 피어났다고 해야겠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허름했던 건물이 신데렐라처럼 변모해 있었다. 파스텔 톤의 건물, 소녀들이 꿈꾸는 인형의 집 같다. "언제 이런 게 생겼어?" 흘깃흘깃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높은 천장이 시원하다고 했다. 서로 다른 종류의 조명등이 부조화인 듯 조화를 이뤘다. 이것저것 구경하자면 심심하지 않아서 좋겠다. 커피집이라 생각했는데 피자부터 스파게티까지 의외로 먹거리가 꽤 여러 종류가 된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오렌지스위트피자. 아주 얇은 도 위에 오렌지가 올려져 있다. 오렌지와 함께 먹는 피자에서는 신선함이 피어오른다. 이 달콤새콤함은 커피와 잘 어울린다. 오렌지의 발랄함과 커피의 씁쓸함, 인생이란 이런 게 아닐까,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본다.
그때 아이들이 여기도 햄버거가 있다고 좋아한다. 무슨 이야기일까. 햄버거처럼 보이지만 베이글 샌드위치이다. 베이글 샌드위치에는 양배추, 토마토, 치즈가 들었지만 결정적으로 쇠고기 패티가 빠진 점이 다르다. 이제야 눈치를 챘다. 사실 피자가 얇기도 했지만 크기도 좀 작아 보였다. 이 집의 콘셉트는 '다이어트'이다.
누가 이렇게 여성의 심리를 잘 아는 걸까. 이 분 이름을 한 번 들으면 아무도 안 까먹는다. 김우동 대표, 운명적으로 면 장사를 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김 대표를 설명해주는 단어는 스파게티 전문점 '쏘렌토'이다. 15년간 쏘렌토 직영 매장 13개를 운영하고 있는 외식 사업가. 그는 커피 전문점으로 시작해 스파게티 전문점으로 성공했다.
그 장점을 결합한 게 '라비앙로즈'이다. 분위기도 쏘렌토를 살짝 닮았다. 그는 "외국에서는 커피집에서 브런치 같은 간단한 식사를 한다. 스파게티와 피자를 곁들여 커피를 마시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도심 속 유럽형 전원카페를 꿈꾼다"고 말한다.
커피 잔에 '라비앙로즈'라는 로고가 자신이 아니라 상대가 보도록 새겨져 있다. 요즘은 이렇게 자신을 보여주는 시대란다. 곳곳에서 세심하게 신경을 쓴 표시가 난다. 바나나&다크초콜릿피자는 달아서 아이들이 좋아하는데 피자 종류는 계속 바뀔 모양이다. 스파게티의 맛은 쏘렌토 급이다. 가게 바로 앞이 주차장이어서 약속 및 모임 장소로 좋겠다.
오렌지스위트피자 ·바나나&다크초콜릿피자 7천 원, 스파게티 3종류 7천500원, 카페 아메리카노 3천200원. 오전 10시~오후 11시 30분.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685-6. 탐앤탐스 서면점에서 전포대로 방향. 051-817-2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