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강서구는 조선 후기의 화성이자 우리 고유의 화풍인 진경산수를 창안하신 겸재 정선 선생이 양천현령으로 5년간 봉직하신 곳입니다.
이때부터 그리기 시작해 완성한「경교명승첩」에는 총 33점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 양천십경은 강서지역의 풍광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양천팔경첩은 미술관 옆 궁산에서 바라본 한강변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는 이러한 겸재 정선선생과의 인연과 진경산수화를 후세에 계승 발전시키고자 2009년 4월 양천현아가 있던 궁산 자락에 겸재정선미술관을 개관하고 유물수집, 전시, 교육, 학술대회, 문화사업 등 다방면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개관 이래 지금까지 유물수집 활동을 계속한 결과 원화 23점을 보유 전시하고 있고, 매년 겸재 학술대회 및 겸재논문현상공모 사업을 통해 연구결과를 논문집으로 발간하고 있습니다.
또한 겸재정선미술관 주관으로 매년 12개 관련 강좌를 개설 운영하여 200여명의 후학들에 의해 겸재 선생의 회화정신과 진경산수화의 가치에 대하여 많은 논의의 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중견화가들을 대상으로 19년째 약 3,800여명이 참여한 겸재진경미술대전을 개최하여 겸재의 진경산수화를 한국화적 또는 서양화적으로 해석하여 표현한 작품들을 시상하고 전시해오고 있으며, 20~30대의 젊은 화가들에게는 내일의 작가전이라는 공모대회를 통해 진경산수화를 젊은 세대의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해서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을 12년째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국민 모두가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인왕제색도는 겸재선생의 진경정신과 회화적 기법이 가장 잘 표현된 진경산수화의 진수로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합니다.
그런 인왕제색도가 있어야 할 곳은 아래 3가지의 이유로 국립중앙박물관 보다는 겸재정선미술관이 더 적합하다고 사료되어 다음과 같이 청원을 드립니다.
첫째, 겸재정선미술관은 겸재에 관한 최고의 전문미술관입니다. 인왕제색도가 이러한 전문미술관에 있게 되면 현재의 학문 연구와 전시 문화 활동에 큰 원동력이 되어 한국화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둘째, 인왕제색도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게 되면 많은 국보와 보물의 순환전시로 인해 전시의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겸재정선미술관이 보유하게 되면 본 미술관에서 인왕제색도의 중요성에 비추어 훨씬 많은 횟수의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보다 많은 관람객이 한국화의 진수를 만나 한국문화의 향유를 누릴 수 있다 생각합니다.
셋째, 문화정책에 있어서 지방도시가 많이 소외되고 있지만 인왕제색도가 겸재정선미술관에 온다면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발맞추어 지자체의문화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故 이건희 회장께서는 모든 국민이 인왕제색도를 편하게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진경산수화가 세계 속의 우수한 장르로 발전하기를 원하셨을 것입니다.
이러한 바람이 진경산수화의 메카인 겸재정선미술관에 인왕제색도가 유치됨으로써 이루어지길 소망하며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