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최고속도 25킬로미터 제한의 도로교통법상 의미(위헌 여부)

[손해사정사 이제형]

보험사고 보상지식

전동킥보드 속도제한(매시 25km 이내)의 위헌 여부

1. 문제점

최근 전동킥보드의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사고의 발생 빈도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하여 법규 및 제도적 장치가 이를 따르지 못해 많은 문제를 야기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전동킥보드의 속도를 제한하는 것이 합헌인지 위헌인지 여부였습니다. 결론은 이 헌법소원에서 전동킥보드의 속도를 매시 25km 이하로 제한하는 것은 합헌이라고 판결을 하였습니다(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 제2조 제2항 제32호 위헌확인. 2020. 2. 27. 2017헌마1339).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2021년부터는 시행된 도로교통법에서는 전동킥보드도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자전거도로를 통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전동킥보드의 속도를 제한하는 것이 어떤 문제가 있었으며, 왜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을 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2.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이란?

전기용품 또는 특정 생활용품의 경우에 국민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재산이나 자연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규제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탄생한 법이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약칭 : 전기생활용품안전법)’입니다.

이 법에 따른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이란 “구조ㆍ재질 또는 사용 방법 등으로 인하여 소비자의 생명ㆍ신체에 대한 위해, 재산상 피해나 자연환경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생활용품으로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지정한 기관의 제품시험을 통하여 그 위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인정되어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중 하나가 바로 전동킥보드입니다.

이러한 전동킥보드는 바퀴도 두 개이며 그 크기도 작기 때문에 쉽게 지니고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사고의 위험성도 아주 높습니다. 최근 신조어로 ‘킥라니(전동킥보드와 고라니의 합성어로 고라니처럼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다는 뜻임)’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성 등을 위해서 부득이 전동킥보드에 대해서는 일정한 규제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동킥보드의 최고 제한 속도를 25km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안전기준을 마련한 것입니다.

3. 속도제한으로 침해되는 기본권

이 심판에서 청구인은 헌법상 기본권 중 ‘신체의 자유’, ‘평등권’, ‘소비자의 자기결정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속도 제한을 둠으로써 이러한 기본권이 어느 정도 침해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보다 더 큰 공익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기본권은 침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제한이 가능합니다.

그러면 위헌확인소송에서 이러한 기본권의 침해 여부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을 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4. 헌법재판소의 판단

가. 신체의 자유

심판대상조항이 위험성을 가진 재화의 제조 및 판매조건을 제약함으로써 최고속도 제한이 없는 전동킥보드를 구입하여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자기결정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할 뿐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지는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나. 평등권

전동킥보드는 배기량 125cc 이하의 이륜자동차와 성능이나 이용행태가 전혀 다르므로 제품 제조‧수입상의 안전기준 수립 문제에 관한 한, 둘은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하는 비교집단이라 볼 수 없고, 전동모터보드와 같은 새로운 개인형 이동수단(스마트 모빌리티)과 전동킥보드는 이 사건 고시 부속서 32에서 각각 동일한 최고속도 제한기준을 두고 있으므로, 차별취급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평등권에 대한 침해가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아울러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통행을 허용하는 조치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제조‧수입되는 전동킥보드가 일정 속도 이상으로는 동작하지 않도록 제한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다. 소비자의 자기결정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

최고속도 제한을 두지 않는 방식이 이를 두는 방식에 비해 확실히 더 안전한 조치라고 볼 근거가 희박하고, 최고속도가 시속 25km라는 것은 자전거도로에서 통행하는 다른 자전거보다 속도가 더 높아질수록 사고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측면을 고려한 기준 설정으로서, 전동킥보드 소비자의 가지결정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박탈할 정도로 지나치게 느린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5. 도로교통법의 개정(2021년)

이와 같은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옴에 따라 도로교통법도 개정되었는데, 최고 제한속도가 25km를 넘지 않고 차체 중량이 30킬로그램 미만인 전동킥보드 등은 개인형 이동장치라고 하여 자전거도로를 통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도를 통행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인명보호 장구를 착용하여야 합니다. 또한 자전거도로가 없는 등의 사정으로 부득이 도로를 통행할 때에는 우측의 가장자리로 붙어서 통행하여야 합니다.

끝으로 2021년 1월부터는 만13세 이상이면 한시적으로 누구나 운전면허 없이도 운행이 가능하지만, 오는 2021년 5월 13일부터는 만16세 이상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등이 있어야만 운행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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