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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 : 2022년 11월 12일(토) / 1호선 안양역 2번출구 (10시 30분)
◈ 산행코스 : 안양역-대림대-삼성사-만장사-오솔길-팔각정-뒤풀이장소-안양역
◈ 참석자 : 7명 (정남, 진오, 양주, 재홍, 윤환, 경식, 양기)
◈ 동반시 : '꽃씨' / 황금찬 (박형채 산우 추천)
◈ 뒤풀이 : 해물아구찜에 소맥주, 막걸리 / 은모래해물아구찜
안양역에서 만나 오르는데 그동안 소식이 뜸했던 나를 보더니 모두 반갑게 맞이한다. 나는 전립선암의 치료에 따라 얼굴이 아주 부은 상태다. 동네 비뇨기과의 검사결과를 너무 믿어 병을 키웠다.
산우들도 나이가 들어가니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관심을 가짐으로써 나처럼 낭패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 더구나 암 치료에서 항암제 투여나 방사선 치료는 무척 힘들다. 산행 내내 관심을 가져주고, 격려해 준 산우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비봉산은 안양시 대림대학교 뒤에 있는 산(295m)으로서 산의 크기와 모양이 봉황이 날개를 펴고, 훨훨 나는 형상이라고 산의 명칭을 지었다. 비봉산은 관악산과 삼성산의 그늘에 가려 보통 사람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는 산이다. 세심천을 건너 대림대 오른쪽 아파트 단지를 지나 올라가니 삼성사와 만장사가 있었다. 좌측으로 올라서니 끝물을 예상할 수 있을 만큼 단풍들이 화사하게 피어있다. 오골길 양쪽으로 참나무가 무성하다.
도봉산국립공원에 근무하여 교육을 받아 나무에 관한 상식을 넘어선 정남 산우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1차 휴식장소인 팔각정에 도착하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참나무는 소나무를 구축한다. 이 의미는 높이를 통해 참나무는 소나무를 정상으로 쫓아내며, 정상의 바위틈에 안착한 소나무를 참나무는 수분이 거의 없는 바위까지는 쫓아가지 못한다.
그러나 소나무는 씨에 날개가 있어서 기슭으로 자손을 퍼뜨릴 수 있지만, 참나무는 열매인 도토리로는 기슭까지는 쫓아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순환과정을 겪는다고 한다.
참나무는 6가지 종류가 있는데, 짚신 안에 깔았다는 신갈나무,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는 상수리나무, 껍질의 골이 깊다는 굴참나무, 잎과 열매가 작아서 졸병 같다고 해서 졸참나무, 잎이 커서 떡을 쌌다는 떡갈나무, 가을 단풍이 가장 이쁘고, 늦게까지 잎을 달고 있어 가을이란 뜻의 갈을 붙여 갈참나무, 이렇게 각각 이름을 얻었다.
열매의 모양으로도 구별할 수 있다고 했는데, 마침 팔각정에 도착하였다. 낮아서 더 올라가려 했는데, 다수의 의견이 쉬자고 해서 올라갔는데, 떡 본 김에 쉬어간다고 간식을 먹자고 한다. 간식을 먹기 전에 동반시 '꽃씨'(황금찬 시인)를 비봉산 산행의 매니져인 내가 낭송하였다.
'꽃씨' / 황금찬
가을 꽃씨를 받아
종이에 접는다.
종이 속에 봄을 싸서
설합 속에 간직한다.
눈이 쌓인 날
뜰을 쓸고
받아두었던 꽃씨를 뿌려
들새들의 가슴에
황홀한 봄을
심는 것이다.
봄은
들새들의 가슴 속에서
내일을 꿈꾸고 있다.
그 찬란한 봄이
싹트는 것을 볼 수 있을까.
꽃씨 속에
작은 소망을 심는다,
기울어 가는 계절에
동반시를 낭송한 후 맛있는 간식이 나오고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고, 분위기가 분방하게 흐른다. 그런데 갑자기 정치이야기 특히 뜬금없이 '문재인이 종북'이라는 표현을 하니 분위기가 부산해진다.
어떤 산우가 문재인이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에는 주사파나 민족민중주의 등의 좌파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자신을 위해서만 열심히 살았으므로 전혀 모르는 이야기다. 그러다 분위기 또한 갑자기 조용하게 잦아들었다. 우리들에게 자정능력이 있다는 증거다.
뒤풀이 장소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왔으며, 나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해물탕으로 결정했다. 내가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음식이다. 그곳으로 이동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맛과 양으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조그마한 잔치 분위기다.
2022년 11월 23일(수) 나양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