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언젠가 요요가 유행한 적이 있다.
요요란 줄 위에서 빙빙 도는 2개의 원반으로 이루어진 아이들의 장난감을 말한다.
보통 긴 줄을 통해 요요를 던진 다음 다시 줄을 당겨 거두어들인다.
그 당시 많은 초중등 학생들이 요요를 돌리며 놀았다.
우리 집에도 요요가 여러 개 있었는데 나는 요요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반면 동생은 관심을 가져 요요를 돌리며 기술을 연습하고 다양한 요요를 수집하였다.
처음에는 그냥 요요를 위아래로 돌리기만 했는데 어디서 배워왔는지 다양한 기술을 선보인다.
동생은 매일 매일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어느 날은 나에게 요요 기술을 보여주는데, 와~ 상당한 수준이다.
요요를 가지고 줄을 태우기도 하고 몸 위로도 넘기고 두 발 사이로 돌리기도 하는 등 몸이나 주위 사물을 이용한 다양한 기술을 선보인다.
당시 코카콜라사에서 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이용하여 전국적으로 지역별 요요 대회를 주최하기도 하였다.
코카콜라 마크가(코카콜라, 환타) 그려진 요요를 대부분의 학생들은 한두 개 이상 다 가지고 있었다.
하여 동생도 진월동 요요 대회에 나가보기로 했다.
다행히도 가까운 주말 오후 대회가 열린단다.
그래서 대회를 앞두고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연습했다.
부모님도 대회에 나간다고 하니 혼내실 만도 한데 오히려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나도 이런 동생이 자랑스러웠다.
대망의 토요일... 나와 동생은 동네의 대회장에 입성했다.
와~ 동네에서 요요 좀 돌린다는 아이들은 다 나와 있었다.
워낙 사람이 많아 그런지 좀 쫄렸다.
하지만 동생에게는 티 내지 않고 “평소대로 하면 잘할 수 있을 거야.”라며 응원을 해주었다.
대회라 긴장해서인지 막상 시작하니 다들 실수 연발에 실제로 동생보다 못하더라.
그래서 안심이 되었다.
드디어 동생의 차례.
그동안 연습한 모든 기술들을 동원하여 동생은 요요를 가지고 논다.
줄을 태우고, 몸을 이용하여 앞뒤로 돌리고, 바닥을 타고 기어가게도 만들고, 줄을 이용해 그네를 만들어 태우고, 등등 평소 연습했던 온갖 종류의 기술들을 큰 실수 없이 편안하게 선보였다.
동생의 요요 연기가 끝나자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잘했다 잘했어.
연기를 마치고 나오는 동생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내 동생이란 게 너무 뿌듯한 순간이다.
다들 차례를 마치고 시상의 순간.
못해도 1,2,3등 안에는 들것 같더라.
자랑스럽게도 2등을 하였다.
잘했다 잘했어.
상품에 큰 기대를 했지만, 아쉽게도 더 좋은 요요와 코카콜라였다. ㅋㅋㅋ
그래도 난 동생이 자랑스럽고 대단했다.
그 당시는 이 동네가 우리 세상의 전부였기에 동네 대회에서 입상한 것이 최고의 영예였다.
동생은 이 요요를 기억할까?
요요를 돌리며 꿈을 꾸고 미래를 만들어갔던 내 동생.
이제 우리의 나이도 40대 중반이 되어 버렸다.
지금은 어느 회사의 중역으로, 두 아이의 아빠로, 한 가족의 가장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내 동생.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사랑한다.
건강 잘 챙기며 어린 시절처럼 어른이 되어서도 언제 어디서든 행복하자.
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모두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처럼 언제나 행복하기를 기도한다.
#나의진월동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