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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을 따르는 길에서 / 겔 28:11-19, 눅 10:38-42
어릴 때 명절만 되면 먹을 것이 풍부해서 좋았다. 덕분에 과식을 해서 설사한 적이 많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한가위)이 왔다. 명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리 여유로룬 편은 못된다. 물가가 많이 올라 명절을 보내려면 살림에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절에 가장 큰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은 역시 여성들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며느리들이다. 명절 그 자체를 고통이라고 느끼는 ‘명절증후군’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명절은 고통스럽기에 없애야 한다는 사람이 여성은 51%를 넘었고 남성은 25%였다. 여성의 반 이상은 가사노동 부담 때문에 명절을 고통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명절 연휴 중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이 누구냐’라는 질문에 시어머니 30%, 남편 26%, 동서 24%, 시누이 10%라고 대답했다. 며느리를 종으로 알고 부려먹으려고만 하고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시어머니와 힘든 줄 뻔히 알면서도 나몰라라 하는 남편, 며느리에게 스트레스만 쌓이는 것이 명절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시집 나들이엔 소금절인 배추 같던 아내가 친정 나들이엔 이슬맞은 풀잎처럼 싱싱해지더라.’
한국의 며느리들은 추석 때, 시어머니를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옛날부터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갈등의 상태였다. 에덴동산이 낙원인 것은 하와에게 시어머니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소연하는 여성도 있다. 추석을 맞이하여 고전 13장을 인용한 며느리전서 13장을 소개한다. ‘내가 시어머니에게 애교있는 말로 안부전화를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꽹과리가 됩니다. 내가 세상 지식과 지혜로 교회의 집사가 됐을지라도 시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내게있는 재물로 시어머니에게 용돈을 드려도 그 속에 사랑이 없으면 아무 유익이 없습니다. 사랑은 시어머니가 무리한 요구를 할지라도 참고 시어머니가 심한 말을 할지라도 온유하며 남편이 시어머니 앞에서 재롱을 부려도 투기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시어머니 앞에서 교만하지 않으며 시어머니에게 무례히 행하지 아니 합니다. 사랑은 화가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라올지라도 참으며 가사가 힘겨울지라도 끝까지 견딥니다!’ 여러분, 어떤가요? 올 추석은 온 가족이 일을 나누어 함으로 기쁨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어 보기 바란다.
오늘 본문은 두로왕을 향해 예언하는 내용이다. 사탄이 두로왕에게 임하여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사탄의 길을 걷게 한다. 두로왕이 어떻게 그 길을 갔으며,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 지를 알아보자. 28장을 1절부터 읽어야 오늘 본문이 쉽게 이해가 된다. 사탄은 하나님의 거룩한 산인 에덴동산에 있던 천사였다. 14-15절 ‘너는 기름 부음을 받고 지키는 그룹임이여, 내가 너를 세우매 네가 하나님의 성산에 있어서 불타는 돌들 사이에 왕래하였도다. 네가 지음을 받던 날로부터 네 모든 길에 완전하더니, 마침내 네게서 불의가 드러났도다.’ 천사의 모습은 완전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이렇게 선언한다. ‘마침내 네게서 불의가 드러났도다.’ 그의 불의가 무엇인가? 그 완전한 존재가 무엇이 부족한 것이 있는가? 그 완전함이 바로 불의로 된다. 사 14:13-14절 ‘네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 별 위에 내 자리를 높이리라. 내가 북극 집회의 산 위에 앉으리라. 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가 지극히 높은 이와 같아지리라 하는도다.’ 그 불의는 교만이었다. 스르로 하나님처럼 되려는 마음 그것이다. 교만은 하나님을 떠나게 한다. 자신이 가진 그 무엇을 의지하게 한다. 사탄은 모든 것을 다 가졌다. 모든 것을 다 가지 못해도 인간은 교만하다. 똑똑한 것, 돈 많고 권력 가진 것, 인물 좋은 것, 심지어는 나이 젊은 것을 믿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다.
사탄에게 잡히면 변해가는 과정이 사탄과 같아진다. 반대로 하나님께 잡히면 변해가는 과정이 예수를 닮아간다. 물론 사람들 보기에는 예수와는 거리가 너무 멀 수도 있다. 그래도 전보다는 예수 쪽으로 사람이 변해간다. 사도들은 예수를 많이 닮아갔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성도라면 다 예수 쪽으로 자리 이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성도라도 사탄에게 잡히면 반대방향으로 변해간다. 12절을 보면 ‘너는 완전한 도장이었고 지혜가 충족하며 온전히 아름다웠도다’라고 말한다. 두로왕이 처음에는 그랬다는 말이다. 그러나 사탄에게 잡히니 사탄의 길을 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탄의 길을 걸으니 지혜가 교만으로 이어진다. 지혜롭지 못해도 하나님을 철저하게 의지하는 사람은 지혜가 많아서 사람의 지혜만 의지하는 이보다 넘어지는 일이 적다. 솔로몬의 경우를 보라. 그는 너무도 지혜로워서 잠언과 전도서를 기록했다. 그의 지혜를 당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소문을 듣고 그 지혜를 배우려고 이웃 나라의 왕도 찾아왔다. 이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전에도 후에도 없을 정도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보다 자기 지혜를 의지하였다. 그 결과는 타락이다. 그가 죽은 다음에 나라는 두 조각으로 분열되어 서서히 망해갔다.
풍요로움은 지혜보다 더 취약하다. 성경은 말한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 부자는 자연히 마음이 교만해진다. 돈은 지혜보다 더 힘이 강하다. 왜?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권력까지 조금 있으면 그 교만하기가 말로 다 형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러기에 돈 많고 권력있는 사람은 하나님을 잘 믿는다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 하나님보다 돈과 권력이 더 힘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두로왕이 그러하였다. 13, 16절 ‘네가 옛적에 하나님의 동산 에덴에 있어서 각종 보석 곧 홍보석과 황보석과 금강석과 황옥과 홍마노와 창옥과 청보석과 남보석과 홍옥과 황금으로 단장하였음이여....네 무역이 많으므로 네 가운데에 강포가 가득하여 네가 범죄하였도다. 너 지키는 그룹아, 그러므로 내가 너를 더럽게 여겨 하나님의 산에서 쫓아냈고 불타는 돌들 사이에서 멸하였도다.’ 성도라 하더라도 돈 많고 권력이 많아서 하나님보다 자기가 가진 것을 의지하는 이들은 여기 두로왕이 걸어간 길대로 간다. 그렇다면 돈, 권력이 인간에게 필요없는 것인가? 아니다. 필요하다. 그러나 돈, 권력보다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 참으로 부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 그러나 진실로 믿는 부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이 땅에서 자기가 가진 것으로 자기 영혼에게 큰 유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 할머니, 사막 오아시스, 길손에게 물대접, 받고 팔다. 우물지킴, 야자나무 - 모기 - 베어버림, 뜨거움에 물이 마르게 됨.
아름다움도 타락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아름다운 사람도 돈 많은 사람 못지 않게 교만할 수 있다. 다른 사람보다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므로 마음 속에 교만이 꽉 차있다. 자기가 노력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만들어 주셨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을 따라야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17절 ‘네가 아름다우므로 마음이 교만하였으며, 네가 영화로우므로 네 지혜를 더럽혔음이여, 내가 너를 땅에 던져 왕들 앞에 두어 그들의 구경거리가 되게 하였도다.’ 이것은 세상의 아름다운 사람들이 대체로 걷는 길이다. 몇 년 전 미스 미국으로 선출된 처녀는 훌륭한 성도였다. 이 아가씨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나왔다고 고백했다. 미스 미국이 되어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지기보다는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간증하는 기회를 얻으려고 출전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의 아름다움은 하나님을 높이는 것이 된다. 이럴 때 위의 말씀이 다르게 기록되었을 것이다. ‘네가 아름다우므로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넘치며 네가 영화로우므로 하나님을 찬양하도다. 내가 너를 높으 들어 열방으로 감탄거리가 되게 할 것이라.’
만일 위의 세가지 지혜롭고 권세와 재산이 넘치고 인물이 뛰어난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해 보라. 누구나 다 이렇게 되기를 원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은 백발백중 교만으로 충만해지고 타락한다. 사탄이 그러하였다. 그는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천사였다. 그는 앞의 모든 축복을 다 가졌다. 그보다 더 지혜롭고 더 능력 많고 아름다운 존재는 없었다. 그 모든 축복이 그를 교만하게 하였다. 얼마나 그것들이 충만했으면 하나님을 대항하고 일어섰겠는가? 자기가 가진 것으로 충분히, 최고로 살고도 남으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18절 ‘네가 죄악이 많고 무역이 불의하므로 네 모든 성소를 더럽혔음이여, 내가 네 가운데에서 불을 내어 너를 사르게 하고, 너를 보고 있는 모든 자 앞에서 너를 땅 위에 재가 되게 하였도다.’ 사탄의 길을 걷는다면 두로왕도 사탄과 같은 벌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게서 현재의 상태로 나를 두신 것을 감사하라. 그리고 너무 지혜롭거나 부자가 되거나 아름다워지려고 하지 말라. 더욱이 셋 다 가지려고 하지말라. 그것보다는 하나님을 더 가지기를 소원하라. 그러면 다른 모든 것들은 저절로 더해질 것이다.
어떤 목사님과 통알택시 기사가 죽어서 하나님 심판대 앞에 섰다. 총알택시 기사는 천국으로, 목사는 지옥으로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그래서 목사가 항의를 했다. 왜 내가 지옥에 가야 하느냐? 그랬더니 ‘총알택시 기사는 승객들을 기도하게 했는데, 자네는 교인들을 졸게 하였기에 지옥행이네’ 그러더랍니다. 이 유머처럼 하나님 나라에서 심판을 한다면 저는 여러분들 덕분에 지옥구경하게 생겼다.
우리는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할까를 생각하다가 비전향 장기수가 북한으로 가면서 한 인터뷰를 며칠 전 신문에서 보았다. 그 내용은 이렇다. ‘30년 넘은 감옥 생활동안 나를 지켜준 것은 사회주의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념이었다. 소련과 동구가 무너질 때 깊은 좌절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결국 사회주의에 대한 믿음이 나를 그 좌절에서 일으켜 세워주었다. 훗날 아들을 만나면 나는 변절하지 않고 원칙을 지켜서 부끄러움 없이 그 아들 앞에 서고 싶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저는 사회주의자로서 그가 겪었을 수많은 고통과 잠 못이루는 밤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면 그 고통의 세월을 지켜준 것이 사회주의에 대한 그의 신념이었다는데 대해 소름이 돋을 만큼의 충격을 받았다. 이 탈이념의 시대에도 그는 자신이 믿은 이념의 푯대를 굳건히 붙잡고 있었다. 그래서 채 한 평이 못되는 차고 습기찬 독방에서 30년 넘는 세월을 고스란히 견뎌냈던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저는 이번 이스라엘에서 본 1만5천명이나 카타콤에서 생활하다 순교를 당한 초기 그리스도인들을 생각해 보았다. 이스라엘보다는 로마 쪽에 카타콤이 더 많다. 지하의 카타콤에서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신앙을 지켰던 초대교회 성도들이 생각났다. 언제 사형장으로 끌려가 이슬같이 그 목숨이 사라질지 모를 지하감옥에서도 감사와 기쁨의 나날을 보냈던 사도 바울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찬송을 부르며 죽어간 수많은 순교자들. 사회주의는 무섭다. 그러나 예수주의는 더 무섭다. 오죽해야 로마 정권은 죽이고 또 죽여도 끝은 커녕 더 번성해 버리는 예수의 세력에 마침내 투항하고 기독교를 국교로까지 공인하게 됐을까? 문제는 목숨을 초개같이 여길 정도의 무서운 예수주의 원칙이 오늘날에도 살아있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살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극히 적은 수에 한정돼 있지 않을까? 등 따숩고 배부른 세상에 탐욕과 쾌락과 돈을 새로운 신으로, 새로운 우상으로 섬기는 세대에 과연 예수주의 하나로 30년 세월을 독방에서 기꺼이 지낼만한 신앙을 몇이나 만나볼 수 있을까?
우리는 거의 습관적으로 입만 열면 하나님의 영광을 말하지만, 그것이 사실은 얼마나 준엄하고 무서운 말인가? 그 사회주의자 만큼은 못된다 하더라도, 눈 앞의 좋은 직장을 스스로 포기하고 감옥에 들어간 운동권 학생만큼의 예수 원칙을 우리는 가지고 있는가? 차지도 덥지도 않고 타성에 젖은 신앙생활, 그저 주일이면 내동댕이친 성경가방을 들거나, 먼지 앉은 성경을 집어들고 교회로 발걸음을 옮기는 생활, 하나님과 세상을 겸해 섬기는 알량한 신앙생활로 오늘 사회주의자의 인터뷰 기사 앞에서 우리 자신을 한번 비판해 보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그대는 과연 예수를 섬기는 사람인가?’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려고 합니까? 두로왕 같이 하나님 없이 지혜와 부유함과 아름다움을 간직하면서 살렵니까? 아니면 이런 것들이 없어도 비전향 장기수처럼 30년을 감옥에 갇힌다 해도, 변함없이 하나님을 섬기는 믿음을 갖기를 원합니까? (20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