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에서 빌려온 먹골배 이야기입니다
‘먹골황실배’ 찾아내고 키운 최수호 남양주시농업기술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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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방주 인터뷰> 먹골황실배를 찾아내고 키워낸 최수호 남양주시농업기술센터 팀장 경기 남양주시농업기술센터는 사릉 가까이에 있다. 최수호 팀장은 2008년 과수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동네 사람으로부터 사릉에 오래된 배나무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가 보았다. 사릉 일대는 배가 주작목이어서 배에 대한 관심이 누구보다 많았는데, 마침 토종 배나무를 발견했으니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었다. 배나무를 살펴보니 유전적 가치가 있어 보였고 보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8년 여름, 농기센터에서 운영하는 그린농업대학 과수과 졸업생들과 열매솎기를 하고 봉지씌우기를 하는 것으로 보존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남양주시에서 개최한 ‘슬로푸드 국제대회’를 계기로 이듬해에 이 배나무에서 열리는 배를 ‘먹골황실배’로 이름 붙여 맛의 방주에 등재했다.
남양주에서 재배되는 배를 ‘먹골배’라고 부르는데, 황실배는 또 뭘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 물었다. “조선 말 대한제국 시절에 황실에서 먹던 배라는 의미도 있고, 다 익으면 노랗게 물든다는 뜻도 있습니다. 나중에 홍보와 판매를 고려해 그렇게 이름을 지었어요.”
옛날부터 유명했던 ‘먹골배’는 단종의 영월 유배 임무를 책임지고 수행했던 왕방연이 양심의 가책을 느껴 관직을 버리고 먹골에 머물며 배농사를 지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처럼 일단 왕실과 관련이 있다. 게다가 옛날에는 지금과 같은 품종 구분이 없어 배나무는 그냥 배나무였다. 그렇다면 사릉에 남아 있는 토종 배나무에 열리는 배는 당시 궁중에 들이던 먹골배와 같은 배였을 것이 틀림없다는 논리였다. 수긍이 갔다.
최 팀장이 과수팀에서 다른 부서로 옮기고, 슬로푸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시들해지면서 토종 배나무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그는 토종 배나무의 증식을 위해 계속 노력했다.
가지를 잘라 꺾꽂이도 해보고, 어린 대목에 접도 붙여보고, 씨앗을 받아 심어도 봤는데 잘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2년 전 유병훈 남양주배협의회 부회장과 뜻이 맞아 잘 자란 배나무에 접을 붙여 올해 처음으로 과실을 얻게 된 것이다. 혹시 정부의 지원이 있는지 궁금했다.
“어떠한 지원도 없어요. 잘되리라는 보장도 없고요. 하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계속해보는 거예요.”
그는 내년에는 접을 더 많이 붙여 생산량을 늘리고, 올해 잘 익은 과실을 수확하면 다시 씨앗을 받아 뿌려볼 생각이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 일을 그는 왜 계속하는 걸까? 그의 대답이 의미심장하다.
“토종 종자 하나가 가진 힘이 얼만큼인지, 앞으로 어떤 가치를 발휘하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런데 한번 잃어버리면 영원히 잃어버리는 거예요.”
글·사진=백승우
첫댓글 사릉 안에 토종 돌배나무가 한 그루 멋지게 서있는 건 봤는데요, 먹골배 찾아 남양주 한번 가야겠네요.
네 저도 가보진 안했지만 역사성이 있는 과수인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전북 정읍 산내면인가에 청실배 고목이 있는 사진을 보았읍니다
고모님이 사릉에서 배과수원을
했었네요.
거기서 나오는 배를 먹골배라고
불렀는데 고모네 배는 신고였어요.
젠피님이 여기에도 계시네요
맞아요 중랑구 그일대가 먹골이라해서 그곳에서 생산되는 신고배를 먹골배라 하는데 센터 팀장님이 지목한건 고유수종인것 같아요
나무를 짚는 팀장님 사진을 올릴줄 몰라서리 ㅎ
반갑습니다.
저를 아시는 분은 누구신지요?
네 영주에서도 뵙지요 ㅎ
충북 영동에도 백년이 넘은 배가 있다는데 그건 개량종 배. http://www.cc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445680
대구에서 사과를 능금이라고 부르고 있지요. 그거와 달리 확실히 토종이라니 한번 찾아 봄직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