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 닭목령에서 평창군 대관령까지 걸었다.
제 32차 백두대간
(1) 일시 : 2017년 9월 24일(일) 맑음
(2) 어디를 : 닭목령~955봉~1,210봉~고루포기산~휭계치~능경봉~대관령14.8km.(619.63km)
(3) 누구와 : 나와 강쌤
(4) 산행이야기 :
오늘은 닭목령에서 대관령까지 14.8km를 걷는 구간이다.거리가 멀지 않아 늦은 시간에 차분하게 시작하려 했다.그러나 부지런함인지 습관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자연스레 일찍 출발했다. 덕분에 광주에 일찍 도착 할 것 같았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숙소을 출발했다. 어제 오후에 탔던 택시에 떨어 뜨렸던 카메라소제 파악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핸드폰 카메라를 사용해야 겠다.이번 구간은 대관령이다.오늘은 코스구간도 무겁지 않고 편안하게 걷고 귀가 하려 한다.
오늘의 산행기를 쓴다.

(안개속 닭목령)
새벽 5시 새벽산행을 시작하려 한다.아직 깊은밤이다.
사방은 안개 머금어 습하고 초가을 차디찬 한기가 느껴지는 어두운 밤이다.
산행시작은 감자밭 길이였다.뭔가 불안한 마음이다.
들머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수시로 주위를 살피며 천천히 올랐다.
들머리와 산길을 조금씩 벗어 났다가 다시 찾곤하여 크게 벗어나진 않고
숲의 들머리로 들어가서 계속 걸었다..
새벽숲은 안개에 흠뻑 젖은 숲이였고 차디찬 물기가 무릎을 적신다.
더듬더듬 얼마나 걸었을까? 저 멀리 하늘이 여리게 열리고
가야 할 산 마루는 어둠속에 희미하게 보여준다.
걷다보면 생각은 단순해 진다.여기는 어디쯤 일까?
그런데 내가 궁금해 할 때면 이정표가 나타나곤 했다.
그렇게 만나는 이정목은 현재의 위치와 가야 할 방향과 거리를 가르쳐 줘서 늘 반가웠다.
어둠속에 한시간쯤 걸은것 같으며 왕산 1쉼터까지 가기로 한다.

(새벽 안개와 일출)
멀리 동해바다는 아침 일출이 시작 하려는지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지난밤 숲을 적시던 안개는 계곡 깊숙히 머물러 있다.
왕산 제 1쉼터이다. 3.4km남짓 걸었으니 1시간 30분쯤 걸었을 것이다.
쉼터의 철제 의자에 앉았다. 새벽 이슬에 무릎과 신발은 완전히 젖어 버렸지만
기분은 홀가분하고 향기 진한 새벽숲이 즐겁다.
그리고 왕산 1쉼터와 2쉼터사이 소나무 군락지을 만난다.
언제부턴가 이런 소나무가 멋있어 보이고 이렇게 이쁜 소나무가 있어 다행스럽다.
제 2쉼터을 지나 고루포기산을 향하는데 가을단풍이 길가에 다소곳이 내려 앉았다.
그리고 고루포기산(1,238m)에 오르는데 대간 산행중인 어떤분이 휴식중에 반갑게 우리를 맞는다.고루포기산은 강릉시 왕산면과 평창군 도암면 사이에 있는 산이라는 안내의 글를 본다.
오늘 산행거리의 절반쯤 걸었으니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가야 겠다.
고루포기(1,238m)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쉬어 가기로 한다.
아침을 걸르고 한참을 걸었으니 배가 고프다.사과와 초코렛등 행동식으로 허기를 때우고 쉬었다.
고루포산을 내려와서 능경봉을 향하는 길은 화약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만나 지나가고
돌무덤 인지? 돌탑인지? 분간이 안되는 소박한 돌탑을 만난다.
이제는 고루포기산 전망대이다 계곡에 안개가 깔려 대관령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없으니 안타깝다.
어제 하늘전망대의 느낌이 너무 강했을까? 대관령 전망대에서는 안개에 가려 감흥이 없다.
안개 때문에 조망도 없고 꾸중꾸중한 날씨 탓인가 보다. 대관령 전망대에서는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내려선다. 백두대간 숲길에 9월의 가을이 가까이 오고 있었고 이렇게 가을은 설악에서
오대산으로 그리고 태백과 소백산을 거쳐 지리산 까지 한달음에 달려 갈 것이다.
둘이면서 하나이고 하나이면서 둘인 연리지(連理枝) 나무을 보고 지난다.
연리지 나무는 금슬좋은 부부의 사랑과 화목한 가정,그리고
오랜친구의 우정을 말할 때 연리지를 비유하기도 한다.

(숲속에 햇살 스며들고)
때론 안개 머금은 젖은 숲이 나타나고 때론 맑은 숲도 나타나는 재미있는 날이다.
행운의 돌탑을 만난다.지나는 길손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면서
자신의 안녕과 소원하는 그 무엇들을 기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돌탑이 있었다.
강샘도 돌맹이 하나 올려 놓고 서서 잠시 쉬었다.

(능경봉(1,123m) 정상)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능경봉(1,123m)봉에 오른다.
이곳은 강릉분들이 쉽게 산행하는 코스인지 드문드문 몇분이 오르고 계셨다.
이제 대관령휴게소는 1.8km로 30~40분이면 하산 할 수 있는 거리이다.
나는 어제 탔던 택시기사님께 11시까지 (구)대관령 휴게소 하행선쪽으로
오시라고 연락했다.
능경봉 아래 헬기장에는 어제밤 비박을 했던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한 젊은이가
햇빛에 장비를 건조하며 햇살를 즐기며 음악 감상중이었다.
가볍게 몇마디 나누었는데 단독 백두대간중이며 한번에 2~3일씩 가고 있단다.
젊음이 멋진 청년이였다.그리고 백두대간를 하는 20대 청년을 처음 만나는 날이기도 했다.
그리고 대관령 휴게소을 향하여 능경봉을 내려선다.
큰 고개 대관령(大關嶺)은 (구)영동고속도로 상에 있는
구불구불 넘던 오래된 고개이며 지금은 한산한 고갯길이다.
지금의 영동 고속도로는 한참 아래 횡계치를 관통하는 반듯한 길이 있다.

((구)대관령 돌탑)
오전 11시 한적한 휴게소 뒤쪽에 내려서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어느때부턴가 익숙한 산행은 15km내외의 거리를 걸을 땐 편안했고 쉽게 끝낼 수 있었다.
내 생애 하고 싶은 일 한가지 백두대간 32차 산행을 대관령 고개에서 무난하게 마쳤다.
오늘은 14.8km를 걸었고 카메라가 없어서 휴대폰 사진으로 대신하고
비교적 짧은구간이여서 넉넉하게 쉬면서 걸었다.
광주로 오는 버스표을 1시30분에 출발하는 빠른시간 버스표로 바꾸어
오후7시 무렵에 광주에 도착하였다.
강원도 강릉에서 잠을 자고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산을 걸었으며
버스를 타고 광주에 내려와 화순도곡으로 이동하여 친구의 부인이
개업한 호프집에 들러 맥주를 마시고 하루를 마치니 바쁘고 긴 하루였다.
2017년 9월 24일(일) 맑은날 걷고 9월 30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