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
D라인의 달마대사
정계원
산달을 코앞에 두고 있는 웬 사내가 있다
그의 배는 삼백육십오일 만삭이다
턱 밑에 산은 있으나 산 지번은 없다
허기진 까마귀마저 고개를 홰~~~액 돌리고
저 D라인을 비켜간다
저 속에는 몇 kg의 돼지울음이 있을까
저 속에는 몇 리터의 양수가 들어 있을까
태아의 숨소리는 정상일까
초음파 사진을 찍어도 태아는 보이지 않는다
저 속에는 몇 권의 태교책이 꽂혀 있을까
저 속에는 태교요가를 한 흔적도 있을까
저것은 자전하지 않는 지구의 남반구다
때론, ‘인격’이라는 말로 호칭하기도 한다
밑을 내려다봐도 수도꼭지가 보이지 않는
D라인의 언덕
참새가 두 발로 버텨도 낙상하는 비탈이다
시지프스가 산 정상으로 끌어올리던 바윗돌,
오늘도 속절없이 맷돌 같은 배를 안고
습작의 시인들에게 잠든 시행을 깨우는 시마,
어떤 개미가 배를 못 본 체하며 지나가자
그 고승이 피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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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
화상의 시루봉
정계원
등에 화상을 입은 너가
포수의 총에 맞은 멧돼지처럼 누워 있다
그는 화마가 오기 전에는 아직도 떠나지 못한 잔설을 품고 있었고, 빈 들판으로 물을 끌어들여 초록 카펫을 짠다 직립의 짐승들에게 고로쇠나무의 흰 피도 수혈한다 겨울이면 민들레홀씨가 정주하도록 산자락을 내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그림자의 성냥개비 하나로 창귀가 된 너,
네가 품어주던 노루들이 화마로 세상을 떠나갔고, 가죽나무는 다리를 절며 검게 울부짖고 있다 열사의 사막에서 남편을 만나러 가려던 찔레꽃의 여권은 한 줌의 재가 되었다 발목에 화상을 입은 소나무는 그래도 초록의 눈을 뜬다
비만 오면 그는 검은 눈물을 바다로 흘러보낸다
바다도 어두워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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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원 2007년: 『시와 세계』로 등단.
-시집:「어느 1924년생 쥐띠의 생활목록」, 「밀랍물고기」외
-수상:-제27회 영랑문학상 수상.
- 제2회 김동명문학 작가상 수상
-(현)강원현대시문학회 회장 (현)김동명선양사업회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