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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 12시
집결지 종로 3가
영식이는 경기도 이천 회사에서 밤 9시까지 일하고
영통 집에가니 10시.
밥도 못먹고 배낭만 매고 다시 나와 종로도착ㅠ
임선미는 천안에서
오태환은 당진에서
양희언니 안양
연주ㅡ돈암동
박경희ㅡ약수동~ 제일 가까움
이경령ㅡ방학동
김영복 총무님이 8인용 스타렉스를 렌트해서
종로3가에서 우리를 픽업.
총무님은 지난번 돌잔치 1구간 이후
무릎이 안좋아져 이번엔 등반 참석 못하고
왕복 차량 운전해주기로 했다.
지난번 돌잔치가 무거운 박배낭 매고 너무 빡세서
운전하던 우리 3명 모두 졸음 운전하다
사고 날뻔들 했기에 묘책을 찾다 보니
차 한대를 렌트하기로 했다.
그리고 총무님이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밤까지
설악에 함께 있으면서 운전은 물론
토요일 저녁 식사 당번까지 다 해주기로 해서
우리는 이 얼마나 행운인지!
등반도 할수없는데 일부러 황금 주말을 우리에게
봉사 하는 총무님은 우리 산빛 산악회 총무님 밖에 없다고 단언할수있다!
우리 산빛은 정말 엄청난 인재들이 많이 모여있다.
총무님 덕분에 우리는 차에 타자마자 다들 꿈나라로.
홍천 휴계소 한번 들렸다가
신흥사 주차장 도착이 새벽 2시 40분.
총무님도 같이 계조암 마당바위까지 가서
아침 도시락 먹기로하고
매표소 출발 새벽 3시.
어제 인수봉 우촌식당에서 사다놓은 도시락이
어찌나 꿀맛인지 모두들 맛있게 먹고
쓰레기는 총무님께~
우리는 배낭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야햐니 ㅎㅎ
계조암에서 물 받고
우리는 14봉 탈출로를 향하여 접어들고
총무님은 울산바위 전망대 갔다가 하산 한다고
이별~ 4시 40분
그리고 어둠속을 헤치며 20분쯤 갔을까?
빗방울이 떨어진다ㅠ 5시ㅠ
비예보는 있었지만 아침 9시 부터
오후 3시 까지의 예보로 되어 있어서
우리는 차라리 18봉으로 먼저 가서
9시전에 18봉 하나만이라도
할수있지않을까? 하는 기대속에 움직였는데
그 마저도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다ㅠ
비도 그칠비가 아니라 과감히 돌아가기로 결단,
총무님께 전화하니 자기도 비와서 빽하고 있다고~
계조암에서 만나기로 하고 우리도 빽~
다들 비옷이랑 우산은 준비된 상태라
담황 하지 않고 어차피 쏟아질거 차라리
올라가서 고생하기전에 지금 내려준게
다행이다 생각하고 즐기며 하산.
거기까지 갔다온것만도 워킹 잘한거지ㅎ
새벽 6시에 우리의 오늘 저녁 예약한 숙소 해림에
전화 해서 사정 설명 하니 방 준다고 들어오라고~
아이고 감사합니다!
해림 사장님도 화끈하신 분이라 이렇게 산악인들을 배려 해주시니 얼마나 감사한가!
방 2개 잡고 태환과 영식이는 잠이 부족해
방에 들어가자마자 쓰러지고
총무님. 경희. 연주. 선미. 양희언니와 나 는
경희가 가져온 1.5L 대용량 와인을 홀짝 홀짝~
한병 다 비우고ㅠ
산에서 물대신 마실려고 했던 캔맥주도 다 비우고ㅠ
그 새벽 6시부터 8시 30분까지 ㅠ
그리곤 잠자리로.
11시에 눈 뜨니 비는 그쳐있다.
이번엔 태환과 염식이만 깨어나서
로비에서 이야기 중이고 다들 전멸상태.
지금 이라도 18봉 가는게 어때? 그러니
바람이 안불어 바위가 마르질 않아 안된단다ㅠ
그럼 놀러나 가자~ 하고 다들 깨워
속초 중앙시장으로 먹거리 쇼핑.
길거리 노점 감자전이 왕큰거 한판에 4000원.
선미가 감자전 킬러라 4장이나 사고
오징어 순대 좋아하는 영식이를 위해 오징어 순대
나는 새우튀김.
저녁의 술안주로 빠질수 없는 속초명물 닭강정 까지
푸짐하게 사고 근처 칼국수 맛집에서 간단한 점심후
이왕 왔으니 바다도 봐야지!
바닷가 방파제에서 시장에서 산 안주거리로
2차 술파티ㅋㅋ
그리고 숙소로 컴백하는중 또 비가 내린다ㅠ
뭐지? 이젠 더 이상 내리면 안되는데ㅠ
그러나 아침보다 더 주룩주룩 ㅠ
시간이 갈수록 아예 세차게 내린다ㅠ
그러거나 말거나
숙소 야외 취사장에 모여 삼겹살 구우며
운치있는 빗소리 들으며 3차째로 한잔 하는 술은
분위기 끝내줘서 또 술이 술술 들어간다.
마침 옆 테이블에 당고개서 운동하는 아는 선배님이 오셨는데 중국술 이과두주를 주시네!
나는 쏘주보다 양주나 고량주 같이 독주를
더 좋아힌는데 이게 웬떡.ㅎ
하지만 내일 새벽 2시에 일어나야 하는지라
나랑 선미 태환 양희 언니는 8시에 철수하고
총무님 영식.연주.경희 네명의 술꾼은
10시 30분까지 연장전ㅠ
체력도 좋고 술도 쎄고!
영식이 항상 하는말
등반 잘하는 사람은 술도 잘 먹는다!
우리는 8시에 들어갔지만 잠이 안와 수다떨다
10시30분에 연주 들어와서야 잠자리에 들고
깜박 잠들었는데 2시 알람소리ㅠ
아ㅠ 일어나기 싫다ㅠ 더 자고 싶다ㅠ
그런데 모두들 발딱 발딱
그렇게 늦게까지 마셔댔던 남자 방도
다 일어나서 준비중.
정신력도 진짜 대단하다!
3시에 숙소를 나와 총무님이 우리를 신흥사에
데려다 주고 총무님은 다시 해림으로~
우리는 오늘 작전을 바꿔 총무님이 운전 해줄때
차라리 23봉부터 30봉 까지 하고 미시령터널로
총무님이 우리를 데리러와서
바로 서울로 빠지는 방법을 택했다.
15봉 에서 22봉은 언제든 갈수 있으나
23봉에서 30봉은
사람들이 잘 가지도 않는 길인데다
태환이도 한번도 안가본 곳이고
길 찾기도 더욱 힘들어
영식이랑 같이 가는 이번 기회에
태환도 길을 익혀서
다른 회원들과 올수도 있으니
등반 난이도는 낮지만
23봉에서 30봉 구간을 먼저 가기로 했다.
계조암 비탐길에서 22봉 가는길은
생각보다 험하진 않다.
지난번 14봉 탈출로가 너무 비탈져 위험했는데
22봉 가는길은 거기에 비하면 껌.ㅎ
비박팀들이 하도 많이 다녀 길을 잘 다져놔서일까?
역시 영식이는 길을 잘 찾아간다.
감으로 찾는거란다.
드디어 22봉에 도착하니
와~ 텐트들이 엄청 쳐있다.
비박하는 사람들의 천국이네!
22봉에서 23봉 정상까진 걸어가서
하강으로 오늘의 등반을 시작한다.
오전 06시 30분
하강링이 없고 당연히 앵커도 없고
죽어가는 나무 밑둥에 슬링이 걸려져있다.
그 슬링에 자일을 걸고 하강을 해야해서
2명도 확보해서 매달리지 못하고
한명씩만 가서 하강해야 한다.
무게 너무 실리면 나무가 뽑힐까봐ㅠ
엄청 큰 나무 이지만
오래도록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내가 보기엔 언젠가는 누군가에게는 조만간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ㅠ
돌잔치길을 개척한 록파티 산악회가 못하면
우리 산빛이라도 거기를 좀 보수해주면
어떨까 싶다.
위험해져서 좋은길이 사장되면 너무나 아깝잖아ㅠ
장군봉의 석이농장. 알파인 크러치.꼬르데 같이
명품길들이 낙석위험으로 등반금지 되어 너무나
안타깝듯이ㅠ
24봉은 크게 어렵지 않은 크랙인데 어제의 비로
젖어있고 습하다.
그리고 하강 .
25봉 일명 고래등바위.
어쩜 저리 이름도 잘 짓는지~
고래등 하고 똑같이 생겼다.
2013년도인가?
돌잔치길을 처음으로 2박3일 풀 종주를 할때
태풍같은 바람이 불어 우리 5명이 손잡고 있어도
바람에 몸을 못가누고 휘청거릴 정도라
영식이가 고래등바위 슬랩 스타트를 못하고
바람 잦기를 기다렸던 일이 생각난다.
오늘은 다행히 바람이 없어 순조롭게 출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1팀은 영식.양희언니.연주ㅡ3명
2팀은 태환.경령.경희.선미ㅡ4명
지난번 보다 인원도 줄고
지난번 힘들었던 경험 때문인지
오늘은 조용하면서도 빨리빨리
모든 진행이 다 매끄럽다.
25봉 하강 하고 부터
등반은 거의 없이 전부 하강이다.
하지만 균형 잡기도 힘들고 바위는 푸석푸석
살벌한 하강.
쌩리지 구간도 여럿 있다.
고정으로 매여져 있는 줄을 잡고 버티며 내려오다
줄 놓치면 한순간에 낭떠러지ㅠ
원시적 등반.
또한 하강도 앵커나 하강링은 커녕 나무도 없어
바위에 볼록하게 솟아있는 부분에 우리 슬링을 걸고 확보하고 그 부분에 줄걸고 2줄 하강인데
내 몸이 조금 높아지니 바위의 볼록부분에 걸려있던
줄이 벗겨 질려고해 나는 기겁을 했다ㅠ
벗겨지면 그대로 자유낙하ㅠ
우리팀은 선미가 말번인데 어찌나 담대한지!
내가 슬링 아까워 하지 말고 회수 하지 말고
하강만 잘하라고 했는데 그 아찔 상황에서도
슬링 회수하고 "내가 몸을 낮추면 되지"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하강 하는걸 보니
선미가 다르게 보였다.
이런 원시등반엔 최적화 되어있는 선미!
ㅎㅎ 내공이 장난 아니야! 멋져!
나보다 훨 낫다!
아참~~ 연주는 오늘 등반 시작할때 부터
쥐죽은듯 고요하다.
예전 같으면 '못가요'.' 어떻게해 ' 하며
난리 부르스 일텐데
완전히 [우리 연주가 달라졌어요] 다.
왜그런가 했더니 등반 시작 전에
청심환을 먹었단다ㅎㅎㅎ
그래도 매주 빠지지 않고 등반 나오니
실력이 좋아진거겠지. 라고 생각 했는데
시간이 흘러 어느 순간
연주가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선미 왈~ '약기운이 떨어졌나봐~ ' ㅋㅋㅋ
하지만 정말 지난번 돌잔치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우리 모두 놀랄 정도로
연주가 정말 많은 성장을 했다.
이대로면 못갈곳이 없을정도.
그리고도 계속 아슬아슬한 하강의 연속.
30봉으로 갈수록 바위는 더 푸석 바위라
하강하면서 낙석이 생겨
밑에 먼저 내려가 있는 사람들도
아주 조심해야한다.
드디어 29봉 까지 하강 완로!
29봉 하나만도 하강이 몇차례인지 모른다ㅠ
29봉 하강후 자일 정리하고 간식먹고
바로 앞 30봉(쌍봉) 으로 걸어가 인증샷 완성!
낮 12시 15분.
지난번 돌잔치 1구간때 예상보다 날이 너무 덥고
배낭도 너무 무겁고 씨스템도 원활하지 못해
시간 많이 걸렸기 때문에
이번에 배낭 무게는 줄었지만 그래도 시간 많이
걸리리라 예상 했는데
의외로 너무 빨리 끝나버렸다ㅠ
이럴줄 알았으면 18봉부터 시작해도 되었을걸ㅠ
이 또한 아쉽네ㅠ
미시령 터널 쪽으로 하산 시작.
길은 외길.
30봉 나올때만 푸석바위에서 나온 돌조각들로
죽죽 미끄러져 약간 위험 할 수 있고
그 뒤에는 편안한 숲길이다.
1시에 폭포민박 계곡에서 미리 와 기다리던
영복 총무님과 만나 1시30분쯤 서울로 출발.
설악에서 뒤풀이 하면 운전 수고 해주시는
우리 총무님이 술을 못하게 되니까
아예 일찍 서울로 가서
뒤풀이를 거하게 하기로 하고
쌍문역 내가 추천한 양갈비 집으로 가기로 했다.
네비 검색 시간은 길 밀려 4시간 걸린다고 했지만
가다보면 또 여기 저기서 합류되어
5시간 걸리지 않을까? 예상했더니
4시간 30분걸려 드디어 쌍문역 양갈비집 도착!
양갈비 3+1을 3판이나 시켜먹고
사장님이 필받아서 써비스로 꽃살 갈비에
연태 고량주까지 2병이나 써비스 해주셔서
어제 오늘 이틀이나 고량주에 빠지네~
이번 돌잔치길 23봉 에서 30봉 구간은
팀웍이 정말 좋았다
서울 출발부터 서로 배려하고
짐도 서로 들을려고하고
등반 진행도 매끄러워
눈살 찌푸릴일이 하나도 없었다.
더구나 영복 총무님의 희생으로
우리가 차 한대로 운전 걱정 없이
편안하게 집에 올수 있는 행운을 누려
정말 더 할 나위없는 즐거운 등반이었다.
서로 조금씩만 배려하면 스트레스 하나 없이
이렇게 재밌고 즐거운 등반이 되니
이 얼마나 좋은가!
이런 큰 등반을 많이 해 봐야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고 협동심도 커가고
더욱 끈끈해 지는것 같다.
다음번 15봉~ 22봉도 이렇게 잘 마무리 해
우리 산빛의 첫 돌잔치길 완주가 이루어 지고
우리 1기를 시작으로
해마다 2기 3기 4기로 전통을 이어갔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이다.
첫댓글 15봉~22봉을 기다리며...
열정가득 담아 올려주시는 공지와 마무리 후기까지
감사하기만 합니당
담 구간은 청심환 2알 준비하고 더욱더 분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역시나... !!
매주 월~화 연재하는 선데이 서울(?)은 참 흐믓한 미소와 자부심을 들게 하네요. ㅎㅎ
지난번 등반과 달리 성장해가는 우리팀등반이 보여서 기분좋아지는 후기 입니다!!
항상 불철주야 너무 노고가 많으십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