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년초 쯤 신문기사에 난 어떤 아버지의 절규(?)를 읽고 충격을 받은적이 있었습니다
"사랑의 전화'에서 노인문제 공청회가 열렸는데 방청석의 한분이 이렇게 말했답니다
" 우리집 식구는 3명인데 나의 서열은 4위입니다
1위는 아들,2위는 며느리,3위가 애완견, 4위가 아버지인 바로 접니다"
그 기사를 읽고 당시 나의 서열을 생각해봤습니다
1위는 돈 버는 큰아들,2위는 아내,3위는 두째아들,4위는 저 였습니다
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서 저는 더 밀려나고야 말았습니다
큰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생기고, 그 여자친구가 "미니 핀" 이란 애완견을 선물해줬습니다
1위 여전히 큰 아들,2~3위는 아내와 며느리깜(?)의 대 혼전,4위는 두째아들
5위는 애완견 "미니핀" 6위가 "아버지인 바로 저" 였습니다
지난 25년간 "절대권력" 으로 군림했던 아버지가 끝없는추락,아니 이쯤되면 "걸림돌"이 된겁니다
한때 아내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땐 1위가 아내였고 간호하던 내가 2위, 공익이던 큰 아들이
3위,그리고 순둥이 두째 아들이 4위인적이 있었답니다
내가 애완견보다 뒤로 쳐졌다는걸 느낀것은 아들이 외국에 나갔을때 전화가 왔는데
아내에게 젤 먼저 미니핀 잘있냐고 안부물은사건이었으며, 아내와 나는 그 강아지이름을
" 봉구"(영구 동생이라고~)라고 부르며 구박했는데, 큰 아들과 장래며느리깜이
"촌 스럽다"고 "비보이 핀" 으로 불러달라고 강력히 항의를해서 아내와 둘만이 있을때는
"봉구~봉구" 부르다가 며느리깜이나 큰 아들 있을때는 "비보이 핀아~"하고 눈치보고
소위 비굴해졌음을 알고 나의 서열이 더 떨어졌음을 스스로 실감한것입니다.
한동안 심각히 추락한 나의 위상(?)을 생각하며 분해하고 억울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얼마나 잘해주고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부어 줬는데
내가 나이들고 힘이없다고 니들이 나를~~
그런데 어느날 큰 아들에게서 멜을 받았습니다
" 아버지 힘드시죠
그러나 힘을 내세요, 저와 동생,그리고 어머니가 아버지 뒤에는 있답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아버지에게 힘이 된다면 저의 생명도 바칠겁니다
오늘까지 우리를 있게 해주신 분은 바로 아버지 이십니다
아부지~~힘내세요~ 우리 모두 아부지를 존경합니다"
29 살 총각인 큰 아들의 멜은 저에게 사랑을 주었고 서열을 허물어 트려 버렸습니다
" 그래 내 서열이 강아지가 또 새끼나서, 또 밀린다 한들 그게 무슨문제냐
내 아내가, 내 아들이 좋아하는 애완견 보다 낮아진들,내 가족만 행복하다면 "
그날이후 저는 낮아진 서열을 더욱 즐겼고 "봉구" 를 "비보이 핀" 으로 불러주며
더욱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아버지의 서열이 낮아질수록 가족은 사랑으로 넘쳐 날것같은 생각 입니다
그 동안 권력의 맛(?)에 길들여졌기에 섭섭하기도 했지만 제 스스로 만들어봤던
나의 서열을 파괴 하였습니다
" 가정은 사랑을 먹고 자라며 서열은 무의미하다"
라는 진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2004.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