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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주일날, 토요일 북한산 산행과 뒷풀이 여독으로 몸이 조금은 무거웠지만 자리를 보전하고 누워 있기에
찬란한 봄빛이 자꾸 유혹의 끈을 놓지않아 간단한 sack을 꾸려 남한산을 다녀 왔습니다.
줄곧 평생 산행을 고집하며 지내 온 지기들이 있어 그들과 동행하며 봄빛을 즐겨습니다.
거의 끝물인 산벚꽃, 중에 왕벚꽃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벌봉과 한봉부근에 머물며 오후내내 사색하며
자연의 빛과 동무하며 지냈습니다.
하남시와 광주시 사이에 놓여 있는 엄미리, 즉 은고개 계곡을 끼고 들어가면 광주김씨 시조 묘역이 나옵니다.
이 묘역 부근에는 의안대군 묘도 있습니다.
의안대군은
경기도 광주에 있는 이성계의 8째 아들 의안대군(1382∼1398)의 묘이다. 의안대군은 신덕왕후 강씨의 아들이며,
태종의 이복 동생으로 이름은 방석(芳碩)이다. 아버지 이성계의 공훈으로 어린 나이에 고려 왕조에서 군기녹사
(軍器綠事:군대에서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는 직책)의 일을 맡았다. 조선 왕조가 개창되고 태조 즉위 초에 세자
책봉문제가 일어났을 때 배극렴·조준·정도전 등에 의해 1392년 8월에 세자가 되었다. 이후 방원(뒤의 태종)이 일으킨
왕자의 난(세자책봉과 정도전 일파의 권력 독점에 반대하여 일으킨 난) 때 피살된 비운의
왕자였습니다. 이곳을 지나서 약 50분을 오르면 한봉이 나옵니다. 그리고 한봉에서 20분 더
오르면 벌봉이 나오죠 이 두 봉은 남한산성을 지키기 위한 옹성의 성격입니다.
벌봉밑으로 절터가 있으며 샘이 있습니다. 샘옆에는 앵두나무가 서있는데 요즈음 흰꽃이 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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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주변,
텃 밭에도 농작물을 심기 위하여 밭을 갈고 둔덕을 만들어 놓았더군요. 덧 밭 너머로 보이는 숲은
아기 신록으로 채워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4월은 이렇게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입니다.
산행이라기 보다는 그냥 사심없이 걷고 쉬고 도시락을 꽃 그늘에 앉아 먹으며 담소를 즐기는 그런정도의
트레킹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속에서 얻어지는 감정은 어떤 행복과도 바꾸고 쉽지 않은 아름다운
희열이 있습니다. 마침 을릉도 다녀 온 친구가 명이무침을 갖고와 을릉도 탐방의 추억을 새기며
점심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각종 봄나물을 들고 온 반합이 봄향취를 물씬 풍겨습니다.
자리를 겆지 않은 채 그자리에 누워 오수를 즐기며 소일하다 야생화 투어에 나섰습니다.
우선 샘으로 가 한 바가지 그득 떠서 마신 후 앵두꽃을 찍고 별꽃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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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늘 야생화를 보면서 평화를 얻습니다. 강원도 인제 한계령넘어 남설악 점봉산이 있습니다.
기린면에 속하는 곳으로 곰배령에 가면은 야생화 밭이 있습니다. 천상의 화원처럼 넓은 초원에 깔린 야생화들
안개빛에 숨을 죽이고 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꽃들에서 야생의 향취가 물씬 풍긴답니다. 그리고 곰취를 비롯하여
각종 취나물들을 직접 채취하여 꿀맛같은 황홀한 미각으로 즐길 수 있답니다.
언제 한 번 번개쳐서 모시고 가겠습니다.
하늘에서 키워 주시는 야생화를 보고 있노라면 생명의 신비와 고즈넉한 자연스런 귀품에 넋을 배앗깁니다.
우리 가까운 주변에 보기 좋은 야생화가 많이 있답니다. 그 중에는 식용으로도 좋은 꽃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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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깊은 숲으로 들어 가 보았습니다. 동자꽃이 아름답게 피었군요.
아주 작은 망울이 앙증스럽습니다. 화초보다 몇배 더 아름답죠. 안개가 내리는 날은 함초롬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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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으로 흰빛 제비곷이 지천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 순결함이 얼마나 강하게 다가오던지......
흰빛은 늘 우리에게 무언의 무엇인가 메세지를 담아 보내는 것 같습니다. 침묵 속에 심오한 귀품이 담기듯
무한의 메세지가 전 해 오는 것 같습니다. 우리민족은 진정한 백의 민족이였는데... 그 자부심은 인젠 다
사그러 들었습니다. 오색 무지게라는 표현이 합당하게 느껴지는 현실입니다.
우린 한봉과 벌봉 사이 협곡으로 내려서서 차를 세워둔 계곡으로 내려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진달래가 끝물 무렵이면 여지없이 연달래는 피기 시작합니다. 하산하던 골짜기에서 피기 시작하는
연달래를(철쭉) 만났습니다. 진달래는 여성꽃이라면 연달래는 남성꽃처럼 꽃잎의 선이 매우 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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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이 바로 진달래입니다. 무척 섬세하죠. 여성의 눈섭처럼 길고 긴 꽃 술을 보세요
그리고 잎의 두께 너무나 섬세하지 않습니까! 한 마듸로 갸날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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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하면 연달래(철쭉은)는 건강미가 넘칩니다. 꽃술도 뭉툭하고 짧습니다.
그리고 잎을 보세요 얼마나 투박합니까! 그리고 독성도 강합니다. 진달래는 화전을 붙여 먹을 수 있지만
연달래는 어림없죠. 그 독성 때문에 술을 담가 먹는 경우는 있답니다. 단 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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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이 바로 산벚꽃 중 왕 벚꽃입니다. 이름답죠. 가로수로 심은 벚꽃보다. 세련된 맛은 없지만 그 수수함이
사람의 시선을 자꾸 빼앗습니다. 낙엽이 푹신한 오솔길 따라 봄꽃 여행을 해보았습니다. 가끔은 모든 것을
내려 놓고 가난하고 순수한 마음을 지닌채 다정한 벗, 몇이서 자연의 트레킹을 즐기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오늘 저랑 함께한 동료들은 저를 통하여 암벽을 배우고 여행을 하고 사진을 촬영하고 운동도 함께하는 아주
작은 규모의 모임입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동부연맹이라 부릅니다. 그 역사가 25년 된 것 같습니다.
설악산 천화대, 공룡능선, 용아장성도 서슴없이 함께 넘던 그런 악우들입니다. 우리는 다시 엄미리 계곡을 나와
삼겹살로 저녁을 때우고 함께 사우나와 한증막을하며 피로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다음을 약속하며
헤어졌습니다. 다음 테마산행은 약초와 곰취등 나물로 정했습니다. 이틀동안 행한 산행과 트레킹 때문에
한주간이 행복할 것 같네요 아름답고 행복한 한 주간이 되십시요. 평화와 행복을 나누겠습니다.
첫댓글 11기 안동훈 세베리노 님의 글입니다... 세베리노님의 평화를 읽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