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5일 새벽 미 알래스카 이글강 북쪽 하늘에 오로라(극광)가 현란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태양보다 큰 별들은 적색거성의 단계를 넘어서면서 `초신성 폭발'이라고 하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게 된다. 별이 초신성 폭발을 하게 되면 원래의 밝기보다 수십만 배 이상 밝아진다. 그래서 평소 보이지 않던 별이 밤하늘에 갑자기 밝게 나타나기 때문에 초신성이란 이름이 붙은 것이다.
즉, 초신성은 새롭게 태어난 밝은 별이 아니라 태양보다 큰 별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반짝하고 빛을 발하는 현상이다.
1990년대 중반인가 어느 이동 통신회사에서 신문 전면에 `초신성처럼 등장한 기업'이라는 광고를 한 적이 있다. 그 회사는 막대한 돈을 들여 신문에 자신의 회사를 잠시 반짝였다가 영원히 사라질 기업이라고 광고한 것이 된 셈이다. 물론 그 회사 사장님이야 그 뜻을 몰랐겠지만 말이다.
우리 은하에서는 평균적으로 1000년에 세 번 꼴로 초신성이 등장한다. 우리 은하에서 초신성이 폭발하게 된다면 그 어느 별보다도 밝게 보일 것이다. 역사상 초신성을 발견해서 이름을 날린 사람은 티코 브라헤와 케플러라는 두 천문학자뿐이다. 그 다음 주인공이 여러분 중에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항상 눈을 크게 뜨고 별을 보기 바란다.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게 되면 그 충격으로 인해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금과 같은 귀금속도 바로 이때 만들어진다. 일단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게 되면 대부분의 물질들은 그 충격으로 인해 다 부서지고 주위로 퍼져나가게 된다. 황소자리에 보이는 게성운은 1054년에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로 알려져 있다.
별의 질량이 태양보다 8배 이상 무거우면 그 중심은 이미 무거운 물질들로 단단하게 묶여져 있게 된다. 따라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더라도 중심부의 물질은 다 날아가지 않고 태양 질량의 2∼3배 정도가 남아 있게 된다. 이 때 이 물질들이 엄청난 중력으로 수축을 하게 되는데, 그 힘으로 마이너스(―)를 띤 전자들이 플러스(+)를 띤 원자핵과 붙게 된다. 이것이 바로 중성자성(neutron star)이다. 중성자성 정도가 되면 손톱 크기 정도의 질량이 10억 톤을 넘게 된다.
그렇다면 초신성 폭발로 인해 남는 물질이 태양 질량의 3배 이상이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폭발 후에 남은 물질이 태양 질량의 3배 이상이 되려면 초기의 질량이 태양보다 30배 이상 무거워야 한다. 이 정도가 되면 그 엄청난 중력으로 인해 원자핵 자체가 부서지고 모든 질량이 중심에 모이는 블랙홀(black hole), 즉 검은 구멍이 만들어진다.
즉, 블랙홀은 태양보다 30배 이상 무거운 `뚱뚱한 별의 시체'인 것이다. 블랙홀 속에서는 손톱 크기 정도의 질량이 지구 전체의 질량과 맞먹게 된다. 지구가 손톱 만하게 작아졌다고 상상해보자. 그 속에 60억이 넘는 사람과 모든 건물, 모든 자동차가 들어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블랙홀은 워낙 중력이 커서 빛조차도 빠져 나올 수 없는 곳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둥근 공 모양의 별이 줄어들어서 된 것이 블랙홀이기 때문에 블랙홀 역시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블랙홀은 모든 질량이 그 중심에 모여 있는 공 모양의 천체이다. 따라서 만화책이나 SF에 등장하는 화이트홀은 실제로 존재할 수 없다.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물질은 그 중심에 모일 뿐 그 물질들이 빠져나가는 화이트홀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