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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르고원
세계의 지붕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고원지대, 어원은 페르시아어 ‘태양신의 자리(Pa-imihr)’이다. 파미르 지방의 대부분은 타지키스탄에 속하며,중국 서부와 키르기스스탄 일부에 걸쳐 있으며, 중앙지역은 평탄한 고원을 이루지만 변두리로 가면서 지각운동으로 밀려서 고산이 만들어지고 빙하에 깎여 깊은 계곡이 형성되었다.
파미르를 중심으로 각 산줄기들이 흘러나간 것을 표현한 말이 ‘파미르 매듭(pamir knot)’이다.
파미르고원은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지로 북쪽엔 옛 소련과 중국의 경계를 가르며 톈산(天山) 산맥이 있고, 동쪽으로는 쿤룬(崑崙) 산맥, 서쪽으로는 힌두쿠시 산맥이 아프가니스탄과 경계를 만들면서 뻗어 있다. 남동쪽으로는 파키스탄의 카라코람 산맥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대산맥들이 한 곳에 집중되어 이룬 산악고원 지역이라서 대륙의 중심, 대륙의 배꼽이라고 불린다.
이 산계山系는 보통 3개의 그룹으로 나뉘는데 동파미르는 카슈가르 파미르라고 하며 중국령에 속해 있다. 이 지대는 기후가 한랭하고 건조하여 관목들을 제외하면 식물이 거의 자라지 못하는 사막 기후이나 파미르 최고봉인 쿤구르(Kongur 7,719m)와 제 2위봉인 무즈타그 아타(Muztagh Ata 7,546m)가 카라쿨 호수(3,600m)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다.
중부 파미르는 엄격한 의미의 파미르 고원이라 할 수 있다. 평평한 고원이 아직 잔존하기 때문이다.
서 파미르는 주로 타지키스탄에 위치하며 이스마일소모니봉(7,495m) 레닌봉(7,134m)등 여러 산들이 총립하여 웅대한 장관을 보여준다.
혜초스님은 723년 20세 나이로 광저우에서 배편으로 동천축국 인도로 들어갔다가, 727년 인도순례를 마치고 육로로 당나라 장안으로 향했다. 장안으로 가는 길은 이곳을 넘어 카스와 쿠차, 돈황을 거쳐 하서회랑을 지나야만 한다. 고단한 여정의 첫 난관이 한 치의 방심도 용서하지 않는 파미르고원이다.
1300년 전 혜초스님이 파미르고원을 넘으면서 쓴 시
‘매서운 눈이 송곳 얼음을 품고 칼바람 되어 대지를 가르는구나.
(중략)
불씨를 보듬고 오르며 읊조리나니 어찌 저 파미르고원을 넘을 수 있으려나.’
인도와 중앙아시아 오지를 2만km 이상 걸은 혜초 스님.
파미르 고원의 험한 고개를 넘으며 느꼈던 암담한 심정을 ‘왕오천축국전’에서 이렇게 읊었다.
‘그대는 서번(西蕃・서쪽의 변방)이 먼 것을 한탄하나
나는 동방으로 가는 길이 먼 것을 한탄하노라
길은 거칠고 눈은 산마루에 수북한데 험한 골짜기에는 도적이 들끓는구나.
새는 날다 깎아지른 산위에서 놀라고 사람은 좁은 다리를 건너며 어려워한다.
평생에 눈물 흘린 일이 없었는데 오늘만은 천 줄이나 뿌리도다.’
20년 후인 747년. 고구려 유민 출신의 당나라 장군인 고선지(高仙芝)가 이곳의 주인이 됐다.
고선지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알린 사건은 747년의 소발률국(현 카슈미르 길기트 지역) 원정이었다.
당시 토번(티베트)은 소발률국과 정략결혼을 맺어 서역 20여 개국을 영향권에 두고 당나라로 향하는 조공로를 차단하고 있었다.
이전의 당나라 장군들이 세 번이나 실패했던 이 험난한 원정에 고선지가 투입되어 소발률국의 관문인 지세가 험준하고 1만 명의 토번 정예병이 지키고 있는 연운보를 함락시키고 이어서 소발륙국의 수도인 길기트를 점령하고 국왕과 토번공주를 사로 잡는다.
이 승리로 서역 72개국이 당나라에 복속하게 되었으며, 고선지는 안서사진절도사로 승진하며 대당 제국의 서방 패권을 상징하는 인물이 되었다.
고선지가 연운보에 주둔한 토번을 함락시킴으로써 당나라는 비로소 토번의 기세를 꺾게 된다.
중국 파미르고원에서 만나는 최대 도시, 타쉬쿠르간.
타쉬쿠르간이란 ‘돌의 성’ 또는 ‘돌의 탑’이란 뜻이다.
이 도시는 행정구역상으로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카스地區에 속하는 타지크족자치현의 현청 소재지다. 이 자치현은 파미르 고원의 동쪽 끝과 중국영토의 서쪽 끝이 겹치는 지역이다. 현 전체의 평균 해발이 4천m가 넘는 고원지대로 인구는 3만 명이 채 못 되지만 면적은 남한의 절반 쯤 된다.
이곳 주민들은 타지크인으로 분류되지만 파미르 고원 서쪽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 사람들과는 인종과 말이 조금 다르다. 그래서 산악 타지크인(Mountain Tajik)이라고 따로 구분 한다.
그들은 인도 유럽어족에 속하는 중국 내 유일한 백인 계열 소수민족이다.
태양의 부족이라고 자칭하면서 황금 독수리(金雕, golden eagle)를 숭배한다.
타지크족 자치현은 중국, 파키스탄, 타지크스탄, 아프가니스탄 세 나라의 국경과 만나는 교통과 전략의 요충이다.
이슬람 분리독립주의자들의 신장위구르 독립운동으로 신경이 곤두 선 중국은 이웃 무슬림 나라사람들과 위구르인들의 접촉을 몹시 꺼려하고 있다. 온건 이스마일 파 무슬림 국가인 타지크스탄은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은 가장 과격한 무슬림 근본주의자들의 나라다.
이들이 위구르 분리독립운동세력과 손을 잡는 일은 중국에게 악몽이 될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산 아편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것도 경계대상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은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아프가니스탄으로 통하는 길을 아예 봉쇄해 버렸다.
이런 이유인지 쿤제랍패스 국경을 통과하는데 검색이 너무 까다로워 3군데 다 통과하는데 몇시간이나 걸렸다.
타쉬쿠르간에는 옛시절 왕성이 남아있는데 바로 '석두성'이다.
석두성은 타슈쿠얼간 타지크 자치현의 북쪽에 위치한다. 해발 고도는 3,112미터, 면적은 10700㎡이다. 한나라 시기의 성곽 유적과 청나라 시기의 성곽 유적을 포함하고 있다.
성곽은 원래 약 1,400m 길이에 달했고, 두께 6m, 높이 20m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대부분 무너져 있다.
게다가 석두성 안에서는 불교 유적, 토기, 금속기, 생활 흔적 등의 동서 문명교류의 유산들이 발견되어 중국 정부와 신장 자치구 차원에서 보존 관리되고 있다.
2300여 년 전에 축조된 석두성(石頭城)은 당시 서역 36국의 하나인 포리국(蒲犁國)의 도성이었다. 한나라는 실크로드를 선점하려 했고 석두성은 실크로드 시대 인도·파키스탄·중앙아시아로 가는 요충지였다. 당나라 때에는 총령수착이 돼 안서절도사인 고선지 장군의 서역 경영 최전선이 됐다.
파미르고원 끝자락에 위치한 당대 안서도호부 파미르 기지가 있었던 곳이다.
현장법사(玄奘)와 혜초스님(慧超), 마르코 폴로도 방문한 곳이다.
그리고,석두성은 고선지 장군이 머물며 전초기지로 사용했던 성이다.
내성의 중심에 현장 스님이 귀국길에 들러 23일 동안 머물며 설법을 펼쳤다는 장소가 표시되어 있다.
현장은 파미르에 대해서 ‘얼음산을 넘자니 추위와 허기가 극심하다.’고 했고
마르코 폴로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 이라고 묘사하면서, ‘너무 높고 추워 새도 볼 수 없고, 불을 켜도 밝지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파미르에서 거대한 뿔을 가진 양을 관찰하고 서양에 소개했다.
그래서 그 양의 이름이 ‘마르코폴로 산양’이 되었다.
금초탄(金草滩 ,황금벌판)
석두성 바로앞 곤륜산맥아래, 해발 약 3,100미터의 고원 습지 및 초원 지대인 이곳은 여름엔 초원이 푸르고, 목초가 풍성하여 소·양 등이 많이 풀을 뜯는 목장이 되고, 가을에는 목초가 황금빛으로 변하며, 석양과 어우러진 풍경이 매우 아름다워 ‘금초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리고 석두성 바로 아래에 있는 이곳은, 고선지 장군이 서역 원정길 때 파미르 고원을 넘기 전에 말과 병사를 쉬게 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카라쿨 호수(해발 3,600m)
카라쿨(Karakul)은 키르기스어로 “검은호수”라는 뜻이다. 깊고 짙푸른 물빛, 그리고 흐린 날에는 거의 검은색처럼 보이는 호수의 색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어 표기인 喀拉库勒湖도 같은 뜻을 옮긴 것이라 한다.
호수의 깊은 색상도 그랬지만, 무엇보다도 해발 7천km가 넘는 만년설산들이 호수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위용을 보여주는 곳이다.
고온 건조한 파미르 고원에 이렇게 물이 많은 이유는 외부로 흘러나가는 강이 없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빙하가 녹아 물이 들어오고, 겨울에는 기온이 낮아 증발량이 적기 때문에 계절적으로 수위가 유지된다고 한다.
카라쿨은 파미르 고원에서 가장 높은 호수(빙하호)로, 커다랗고 검푸른 호수를 파란하늘에 흰 설산들이 삥 둘러 선 모습은 장관이다.
무즈타그 봉이 구름에 덮이면 호수 면이 검게 변한다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쿤구르산(7,649m)
쿤룬산맥의 최고봉이자 파미르고원 최고봉이기도 한 쿤구르 산.
쿤구르산(Kongur)은 두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쿤구르 제2봉이 최고봉이다. 높이는 7,649m이며 제1봉은 7,595m이다.(참고로 대부분 히말라야나 카라코람에서는 높이순으로 봉우리 번호를 지정하나 쿤구르 산의 경우에는 다르게 지정되어 있다.)
명칭은 중국에서 불리는 궁거얼산과 쿤구르산이 있는데 통상적으로는 궁거얼 산보단 쿤구르산이라 칭한다. 콩거얼산 이라고도 한다. 쿤구르는 타지크어로 설산을 의미한다.(위구르어는 콩우르 타그)
무즈타그아타 (7,545m)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쿤룬산맥과 파미르 고원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무즈타그아타(아타는 ‘수호신’)는 쿤룬산맥에서 2번째로 높은 고봉으로 128개의 빙하와 함께 멋진 설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타지크어로 '빙산의 아버지'라는 뜻의 '무즈타그 아타'산으로 불리며,타지크 족이 독수리와 함께 가장 신성시하는 대상이다.
키르기스인과 타지크인들에겐 영산(靈山)으로 여겨져왔으며, 카라쿨 호수는 산의 거울이자 신령이 쉬는 자리라고 전해져 오고 있다.
이 설산은 당연히 타지크 사람들의 성산으로 다음과 같은 찬사가 전해 내려온다.
무스타그아타가 우리를 보호하고
무스타그아타가 우리에게 복을 주시기를
무스타그아타가 너의 길에 함께 하기를!
중국의 전승에도 ‘산의 조종은 곤륜(崑崙)이고, 물의 조종은 황하수’란 말이 있다.

첫댓글 옥대장의 상세한 설명을 읽으며 그 옛날에 파미르 고원을 걸었던 현장법사, 혜초스님, 마르코폴로, 그리고 군마에 올라 그 험준한 지역을 종횡무진하던 고선지 장군을 상상해 본다. 특히 20대 혜초 스님이 중앙아시아 2만KM를 걷고 파미르 고원을 넘으며 흘린 눈물이 영 실감나네.
끝 없이 이어지는 만년 설산과 빙하와 깊은 계곡과 초원 그리고 호수가에서 우리의 영원한 걷기 스승 혜초 스님 생각을 많이 했지.
멋진 사진들 여러 번 되돌려 보며 그 때의 감동을 되살리고 갑니다.
우리의 영원한 걷기 스승 혜초스님.
공감하네.
젊은 시절에는 못느꼈는데 몇년전부터는 존경심이 서서히 들더니,지금은 더 깊어지는 존경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