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시골 옥천에서 읍내 나오면, 거의 서울 뉴욕 거리를 디딛는거랑 같던 시절입니다.
걸어서 8키로 두시간 걸어오면 옥천 읍내 나오고, 아 이때쯤 배고픕니다. 국밥집처럼 나물국물은 집에서 엄청 먹어왔기 때문에, 이왕 그래도 옥천 읍내 서울 도회지에 나오면 중국집이지요. 그래서 친구들 몇명이 갔는데, 도회지 메뉴는 짜장 우동 짬봉에 뭐 거기에 요리 돼지 튀김, 깐뿡기인지, 유산슬도 있는데, 그게 우리가 먹을 수 없는 청와대 쯤 요리니까.....
고심을 합니다......짜장은 지난 국민학교 졸업식 때 먹었으니까, 짬뽕 한번 먹어보자.....떡을 칠, 짜장이 300원이고, 우동은 35원0이고, 짬뽕은 4백원, 돈이 안되네요......그래서 우동을 시키고, 그 안에 중국집 고춧가루, 소금 조금 듬뿍 넣고 어쨌든 빨강으로 소주랑 먹었습니다. 오해하지 말기를.....그때는 시골에서 애기들도 막걸리 먹고, 아니다., 배고플 때는 술찌게미(막걸리 원재료 주먹짜기 남은 것)를 먹고 헤롱헤롱취하는 시절이었어요. 그건 식량이니까 불법 아닐껄요? 그때는 술도 열량주는 식량의 일종이니까.....
그래서 내가 고등학교 안양에 올 때까지 이노무 돈 때문에 짬뽕을 못먹었습니다......얼마전 테레비 나왔던 우리집 근처 의왕 황제짬뽕 집에 줄서서 기다리다 갔는데, 하이고 쭈꾸미/오징어 발 얼마하고, 홍합 겁나게 많고......
그런데 그 옛날 우동에 고추가루 넣은 맑은 짬뽕이, 그 우동이 생각납니다..... 지금 마침 밖에 비가 와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