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고 대 대구 청구고
일시 : 8월 16일(월) 오후 16시 35분
장소 : 김해운동장
결과 : 3 대 1 승리
전반 0 대 0
후반 3 대 1 (득점 안진범(11분), 상대자책골(28분), 최치원(34분), 실점(14분))
출전선수
선발 : GK 최봉진
DF 이창민(전32 신일수) 김태훈 우주성 심상민
MF 전익현(후1 최치원) 염호덕 안진범 조정흠(후1 박지민)
FW 남승우 이제석(후39 지언학)
며칠동안 계속된 궂은 날씨가 4강 경기를 앞두고 따가운 햇살을 내리쬐지만 모교를 위한 좋은 징조로 애써
위안하며 경기장에 들어섭니다.
앞선 경기에서 제주오현고가 의정부고를 2대0으로 물리치고 먼저 결승에 선착합니다.
이번 협회장배대회 들어와 별다른 고비가 없었던 부분이 내심 마음에 걸렸습니다.
강호 포철공고와의 경기를 비교적 무난하게 이기고 올라와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흐트러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마음 한켠에 자리했지만 워낙 전력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기에 무난히 승리하지 않을까하고 기대했습니다.
(팬심은 어쩔수 없나 봅니다....^^)
전반전
우리 부경고는 이전 경기와 같은 스타팅으로 경기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청구고는 전력의 열세를 밀집수비로 커버하며 부경의 매서운 창을 대비합니다.
최전방과 후방 포백진의 간격이 25~30미터정도의 대형으로 볼을 투입하기가 여의치 않습니다.
일선에서 부터 강한 압박으로 부경의 공격흐름을 차단해나가며 때때로 역습을 노리는 전술에 부경의 공격은 번번히
헛심만 씁니다.
11분경 상대 박스 왼쪽에서 염호덕의 프리킥이 골포스트 위를 벗어나는게 첫슈팅일 정도로 강한 압박전술을 구사하는
청구고는 부경고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했음을 반증해 줍니다.
남승우와 이제석의 턴동작도 미리 간파해 그 길목을 막아내는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부경고 공격진의 동선도 이미 준비되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대인방어와 지역방어가 적절히 어우러진 청구고의 수비진영은 그 자체가 요새처럼 단단하기만 합니다.
12분경 청구고의 역습에 빈공간에서 슈팅을 허용하지만 다행히 골문을 벗어납니다.
18분경 이제석이 남승우로 부터 볼을 이어받아 상대 수비수 두명을 제치고 들어가며 절호의 득점기회를 맞습니다.
이제석은 상대 골문 왼쪽 사각지역에서 강렬한 왼발슛을 날렸으나 청구고 골키퍼가 다이빙하며 쳐냅니다.
그 순간 오른쪽에서 들어가던 전익현이 다시 흘러나오는 볼을 다이렉트로 슈팅을 날리지만 아쉽게 수비 몸맞고 밖으로 튕겨져 나갑니다.
31분 안진범의 중거리슈팅도 수비수 몸을 맞고 나갈 정도로 촘촘한 그물망에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열지 못하자
부경 벤치는 예정보다 빠르게 이창민을 빼고 신일수를 투입합니다.
34분경 상대 우측을 돌파한 전익현의 크로스가 수비수 몸을 맞고 흐르자 이제석이 달려들어가며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과는 거리가 있습니다ㅠ.ㅠ
종료 직전 상대 박스 오른쪽 지점에서 조정흠이 프리킥 찬스를 얻지만 날카로운 킥은 남승우선수를 스치며 지나가
첫골의 환호성은 후반을 기약합니다.
후반전
후반이 시작되자 좌우측날개인 조정흠과 전익현을 박지민과 최치원으로 교체하며 이제석은 왼쪽으로 이동합니다.
처진스트라이커로 기용된 최치원은 중앙을 부지런히 오가며 공간을 열어갑니다.
3분경 이제석이 왼발슈팅으로 첫 포문을 열자 전반 수비에 치중했던 청구고 공격진의 움직임이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하며
우리 진영에서 기회를 만들어갑니다.
하지만 염호덕의 비롯한 수비수들의 육탄방어와 적절한 커버링으로 더이상의 위기상황은 초래되지 않으며 점점 경기 양상은 뜨거워지기 시작합니다.
11분경 드디어 고대하던 첫골이 안진범의 발끝에서 터져나옵니다.
중앙에서 볼을 배급받은 안진범은 상대 왼쪽측면에서 중앙으로 볼을 드리블해 들어가며 슈팅타이밍을 찾아갑니다.
현란한 개인기로 수비수들을 따돌린 후 골문 정면 약 25미터 지점에서 벼락같은 오른발 중거리슈팅을 작렬시키는데...
발끝을 떠난 볼은 골문 왼쪽위 골포스틀 맞고 그대로 골문안쪽으로 빨려들어갑니다.
고대하던 첫골에 아까라까함성이 온 관중석을 메웁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3분여 뒤 우리 진영 박스 왼쪽 모서리지점에서 프리킥 위기가 찾아옵니다.
상대 키커를 떠난 볼은 예리한 포물선을 그리며 쇄도하던 청구고 공격수를 맞고 그대로 골인되며 다시 승부는 원점이 됩니다.ㅠ.ㅠ
동점골이 터지자 다시 수비모드로 돌아서는 청구고지만 전반전과같은 예리한 맛은 떨어져 보입니다.
돌아온 최치원
후반 투입되며 활발한 움직임으로 찬스를 열어가던 최치원은 드디어 그 본색을 드러냅니다.
부드러운 발목 스냅을 이용한 빼어난 드리블링과 볼키핑력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수를 괴롭히기 시작하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청구고의 수비진영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28분경 남승우의 패스를 이어받은 최치원은 골문 박스 중앙에서 오른쪽 바깥으로 치고 나가며 벼락같은
오른발 터닝슛을 날립니다만...........슈팅이 아닌 센터링이 됩니다.....ㅋ
그러나 그 볼은 정면에 서 있던 청구수비수 발을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직행합니다.
행운의 자책골을 등에 업은 부경선수들과 부경팬들의 환호성이 2000년 가까이 잠들어 있는 김수로왕을 깨울 듯 요란하기만 합니다...^^
다급해진 청구고 선수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이지만 이미 기세를 탄 부경을 공략하기가 무척이나 버거워 보입니다.
한결 여유로워진 부경선수들의 예의 콤팩트한 패스웍이 절정을 향해 치닫기 시작합니다.
30분경 박지민과 남승우의 절묘한 2대1패스가 단숨에 청구고 수비진을 무너뜨리지만 박지민의 회심의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기며 추가골의 기회가 무산됩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잠시 34분경 히트맨 최치원의 개인기가 어우러진 멋진 슈팅이 다시한번 관중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습니다.
남승우로 부터 볼을 배급받은 최치원은 수비수 두명을 달고 들어가며 골문 중앙으로 진격합니다.
당황한 수비수들이 맹렬히 막아서보지만 최치원의 드리블을 당해내지는 못합니다.
슛할 지점을 찾던 최치원의 발등이 순간 번뜩이자 청구고 골문에 천둥소리가 요란합니다!!!
멋들어진 쐐기골에 이미 경기의 승리를 자축하는 응원소리가 흥겹게 울려퍼집니다.
그동안 골과의 인연을 맺지못하던 최치원이 스타의 본능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어려운 고비가 될 뻔 했는데 최치원선수의 킬러본능이 그 고비를 헤쳐나오게 합니다....
정상은 차지하기 보다 지키기가 더 어렵다고 합니다.
만나는 상대 모두가 우리를 철저히 분석하고 나옴을 오늘 경기를 통해 다시 한번 느낍니다.
이를 극복하는 것도 안선진감독과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겠죠...^^
이제 마지막 한걸음 남았습니다.....
괜한 설레발은 독이 될까 하지 않겠습니다....ㅎㅎ
달콤한 우승의 맛을 본 후 마음껏 뒤풀이를 하렵니다....^^
무더운 날씨 사력을 다해 뛴 우리 자랑스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불철주야 자녀를 위해 고생하시는 선수부모님을 비롯한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존경하는 동문선후배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모레 더 많은 응원단들이 김해운동장을 찾아 우리 선수들을 격려해주었으면 하는 바램 가져봅니다^^
출처 :부경고등학교 축구부 원문보기▶ 글쓴이 : 이승곤(39회)
참고로 8월 18일(수요일) 오후 3시 오현고와
김해운동장에서 결승전에 많은 응원바랍니다.
정흥섭동기가 막걸리 가져 간다는 정보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