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동네 어르신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노는 것을 좋아했다. 사람들의 박수를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고, 어린 마음에 그냥 신이 났다. 지신밟기를 할 때 풍물소리가 들리면 북소리에 가슴이 같이 뛰고 꽹과리 장단에 고개를 끄덕이며 뛰어다녔다.
본격적으로 연극을 만난 것은 1990년 군 제대 후 '경상극예술연구회'라는 경상대학교 동아리를 만나면서 부터. 매년 정기공연을 하는데 배우가 필요하다는 거다. 주연을 맡았던 회원이 연탄가스로 사망하는 바람에 공백이 생긴 것. 당시에는 연탄가스로 죽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선배가 대신 저보고 연기해보지 않겠냐고 부추겼다. '황색 개들의 시대'라는 작품이었는데 세상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황색 개는 똥개라는 말이다.
결국 대타로 연기를 시작했던 것이 지금 연극 현장의 탄생 계기다.
2023년 4월 8일 진주 극단 현장 고능석대표와의 만남이다.
이 만남을 통해서 힘들고 고단한 예술중심현장 "현장"을 만날 수 있었다.
김장하 선생과의 인연, 이 자리에 현장이 서기까지 험난했던 건물 구입에 대한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연극하는 일은 배고픈 일이다. 극단을 운영하다보니 여기 저기 다니며 후원을 받는다. 개인 후원도 받고 시, 도의 공모사업에 지원하기도 한다. 진주에 혁신도시가 생기면서 공기업들과 함께 하는 꼭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영호남연극제, 기업메세나, 신나는 예술여행 같은 기획으로 1년 내내 연극 공연이 이루어진다.
어린이 대상 '찾아가는 작은 극장'은 반응이 좋은데 정작 극장으로 찾아오는 관객은 아직 많지 않다.
극장이 친근해지고 익숙해지면 옆집 놀러가듯이 쉽게 찾아가게 될 것 같다. 서울로 서울로만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가 이런 문화생활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라면 극단 현장이 있어 진주로 진주로 사람들이 모여들 것 같다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고대표를 통해서 진주 극단 현장을 알 수 있었으며 연극을 통해서 펼치고자 했던 문화산업을 통해 지역이 살고
문화적 정신적으로 윤택해지고 교류를 통해서 확장되어지는 현장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안내와 설명을 통해서 좀 더 가까이 대중 속으로 파고들으려는 고대표와 열정과 애환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