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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3.제주아이언맨대회를 힘들게 뛰고 1주일만에 또 다시 킹코스에 도전한다.
올해는 국내킹코스3개 모두 완주를 목표로 하였으므로 완주에는 무리가 없을 듯 하여 일찌감치 도전장을 냈고,
아산에는 지난 4월 듀애슬론대회를 하면서 미리 코스와 주변일대를 탐색하여 두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제주대회 이후 1주일 내내 제주대회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자꾸만 뒤를 건질거리게 했다.
왜냐하면, 어떤 대회이든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은 자꾸만 뒤를 건질거리게 하기 때문인 내 성격탓도 있다.
대회에서는 모든 것을 다 짜 내놓고 모든 것을 다 털어 놔 두고 돌아 와야 하는데, 제주대회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그것은 보급을 못한 내 탓이 100%이므로 더욱 자존심이 용납을 하지 않았다.
아직도 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자꾸 제자리에서만 맴돌며 똑 같은 전철을 계속 밟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책, 많은 자료들을 다 뒤지면서 도대체 경기중에 뭘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뉴트리션연구를 하고, 나름대로 전문의와 약사와 상담도 해 봤다.
결론은 먹는 포도당으로 전해질을 보충해 주고 토할때 먹는 위장약을 준비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번대회에도 준비는 하여 갔지만, 이것 역시 한개도 먹지 못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도 파워젤을 싸이클 주머니에 6개를 비치하고, 런주머니에 2개를 준비하였지만, 한개도 먹지 못했다.
아직도 나는 이것이 궁금하다.
보급과 관련한 내 체질 문제에 대해....
토요일 아침 일찍 아파트 마당에서 싸이클을 차에 싣는데 비가 온다.
수영,싸이클,런에 필요한 물품을 모두 전날 저녁 챙겨두었으므로, 차에 싣고 내 달리기만 하면 된다.
주말마다 집을 나가니 가장 미안한 것이 옆지기와 가족들이다.
이날도 어김없이 평소에 잘 해 줄께,,입에 발린 약속을 하고 혼자서 차를 몰아 경부고속도로에 얹었다.
영천을 지나 대구로 향하는데, 비가 얼마나 퍼붓는지 앞이 안 보여 비상깜박이를 켜고 모두들 엉금엉금이다.
상주쯤에 가니 비는 그치고 군데군데 햇빛이 난다.
상주에서 속리산-청주로 향하여 다시 경부고속도로 천안IC를 빠져 나가 마마클 스몰대장님께 전화를 하니, 낮12시가 다 되어 점심을 함께 하기로 하고, 어른께서 좋아하시는 학화호도과자도 사고, 스몰레빗님과 만나 천안명물 보리밥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아산에 도착, 숙소에서 짐을 풀어 놓고, 신정호로 가서 등록하고 검차하고, 신발(운동화) 2켤레를 산다.
오후3시부터 경기설명회를 하므로, 아직30분이 남아 일단 차를 몰고 바이크 코스를 답사해 본다.
처음 3키로를 나가면 꼭 '현곡 내태리에서 강교로 넘어가는 언덕'과 흡사한 제1언덕이 나왔다. 내리막 끝에서 90도 우회전하면 은근한 오르막이 시작되고 또 다시 은근한 오르막을 올라 가면 탁 트인 평야가 나오는데 이곳이 15키로 지점, 제3반환점이다.
여기서 제1반환점까지 11키로, 제2반환점까지 10키로, 또 이곳 제3반환점까지10키로 총31키로를 5회전 하고 다시 출발지로 들어가는 코스다. 이 순환코스중에서 제1반환점으로 가는 중간에 언덕이 2개가 있다. 이곳을 5차례나 넘어야 하다니...겁이 났으나, 제주에서 언덕훈련을 하였으니 하고 위로한다.
다시 신정호로 돌아와 경기설명회를 듣고, 주최측 버스로 다시 바이크코스 답사를 했다.
코스는 모두 익혔고, 기아를 어떻게 변속할 것인가를 이미지트레이닝 해두었다.
마침 싸이클 주로에 호도과자를 준비해 둔다니 호도과자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큰 안심이 되었다.
바꿈터에 바이크를 거치해 놓고, 비옷으로 챙챙 감아서 꼭 붙들어 매 놓고 숙소로 돌아오니 벌써 오후7시가 다 되어 간다.
혼자 숙소옆에서 '청국장'으로 저녁을 먹고(아산엔 유명한 청국장집이 있다), 마트에 들려 캔맥주2개와 삶은계란3개,천하장군2개,환타1개,컵라면2개,햇반2개를 사가지고 방에 들어와 계란을 안주삼아 캔맥주1개를 원샷하고 배번호를 레이스벨트에 부착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일 바꿈터에 거치할 물품백을 정리한다.
먼저 수영백에는 슈트,수경,수모,안티포그를 넣고, 바이크백에는 헬멧,사이클화,수영후에 닦을 수건,장갑,고글,바셀린,전해질2알,구토약2알,파워젤6개를 넣고, 런백에는 케이스위스운동화,발가락양말,모자,장갑,파워젤2개,전해질1통(나중에 태양의철인 안산에 이한규철우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었다), 그리고 중요한거 맥주1캔을 넣어 둔다.(이것은 싸이클을 마치고 탈의실에서 런으로 갈아입으면서 1캔을 모두 마셔 버렸다).
또, 바이크 스페셜푸드 흰백에는 햇반을 쪄서 넣어두고, 집에서 가져간 김치와 메운고추짱아찌를 비닐봉지에 돌돌감아서 전복죽과 함께 넣어두고, 런 스페셜푸드 검은백에는 호박죽을 넣어 두었다.
발목엔 칩을 차고, 물집방지를 위하여 발가락마다 3M테이핑을 하고, 침대에 누워 주말연속극을 보다가 잠든다.
알람은 새벽4시에 울린다.
창문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예상은 했으나, 우중주에 대비하여 싸이클백에 고글대신 안경을 넣었다.
운동화는 타샤제펜 대신 케이스위스로 바꾸었다.
체온유지와 혈액순환을 돕기 위하여 샤워를 하고, 경기복으로 갈아입은 후, 젖꼭지에 밴딩을 하고, 토요일 박병훈프로의 자문을 받아 처음 구입한 종아리 압박스타킹(요즘 유행하는 컴프레스포츠)을 착용하고, 준비해간 휴대용 버너에 햇반을 찌고, 김치와 고추장아찌와 컵라면으로 숙소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집에서 준비해온 미숫가루와 꿀을 부어온 물통에 물을 체우고 흔들어 싸이클에 장착한다. 이것은 싸이클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밖으로 나오니 다행히 비는 그치고 5시30분경 대회장에 도착하여 싸이클 점검하고, 스페셜푸드를 맡기고, 물품백을 거치하고 나니 6시가 조금 넘었다. 화장실에 한 번 더 가서 속을 편하게 해 둔다.
물품백을 바이크 거치대와 따로 마련해 두니 편리했다.
요즘 철인대회장에서 바뀐 풍습이 바이크거치대와 물품백거치대가 따로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선수는 수영을 마치고 바이크 물품백을 받아서 탈의실로 들어가 슈트를 벗고(수영마치고 나오면서 슈트를 벗으면 실격/달리면서 윗옷을 벗거나 지퍼를 내려도 실격), 싸이클복장으로 갈아입고 헬멧을 착용하고 슈트가 들어 있는 물품백을 진행요원에게 주면 진행요원이 물품백을 다시 걸어 주고, 선수는 싸이클바꿈터에서는 자전거만 끌고 나가면 되는데, 이것은 종전에 싸이클 바꿈터에서 슈트를 벗는 선수와 바이크를 끌고가는 선수가 부딪히는 등의 불편을 없애주는 아주 좋은 변화라 생각된다. 런 물품백 역시 싸이클 마치고 들어오면 진행요원이 싸이클을 받아서 거치대에 걸어주고 선수는 런 물품백을 받아서 탈의실로 들어가 갈아 입으면 된다.
시간은 왜 이케 빨리가나.
6시20분에 바꿈터를 페쇄하고 슈트를 들고 수영장으로 이동한다.
비가 또 약간 흩날리고 있다.
7시정각.
입수출발.
비가 많이 와서 그런가 누런 황톳물에 들어가니 시계확보가 안된다.
1.9키로 1랩이 왜 이케 길게만 느껴지나...이제는 수영 몸싸움 요령도 조금씩 터득해 가고 있다.
전혀 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갑자기 앞 선수의 다리가 내 가슴밑에 있어도 당황하지 않고 옆으로 살짝 밀어 주니 비킨다.
1랩을 마치고 올라오지 않고 물속에서 그대로 2랩째를 가는데, 진행요원이 배 위에서 선수들 수모에 적힌 배번을 일일이 호명하며 종이에 기록하고 있다.
마치고 올라오니 1시간 22분이었다. 바꿈터까지 가는 중간에 기록메트가 깔려 있었다.(기록:1시간24분)
쵀대한 신속하게 바꿈터에서 싸이클로 교체한다. 싸이클은 양말을 착용하지 않아도 별 불편함이 없어 요즘은 계속 양말을 착용하지 않고 있다.
업힐이 심한터라 미리 페달링으로 기아변속을 적절히 하면서 올라도 그래도 힘든다.
비가 찌엄찌엄 내린다. 울산의 임민수선수 이곳까지 같이 왔는데, 싸이클 정말 잘 탄다. 어느새 보이지 않는다.
또 약간 개이는듯 하더니 또 비가 오고...싸이클 1랩까지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데, 이후 계속 비만 맞은 것 같다.
반환점마다 있는 보급소에는 물,콜라.이온음료,바나나,호도과자가 비치되어 있었는데, 나는 2반환점을 목표로 하여, 2반환점에서는 무조건 정지하여 호도과자를 1개씩 먹었는데, 잘 먹어진다. 왠지 오늘 기분이 좋았다.
비는 계속내리고, 천둥번개가 치고 차량은 내 달리고, 이건 꼭 아수라장 같다. 반드시 집중하고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지. 비가 내리니 볼때기가 따갑고, 빗물이 눈에 들어가니 앞이 안보여 종종 안경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닦는다.
마지막5랩째는 힘들었다. 더 이상 아무것도 먹어지질 않는다. 그래도 땡볕이 아니었으므로 차라리 비를 맞는 것이 경기하는데는 수월한거 같았다. 5랩을 마치고 다시 15키로를 타고 출발지로 오는데 업힐이 너무 심하여 S자를 그리며 겨우 올라온다. 앞에 가는 이한규철인을 추월한다. 형님, 뭘 그래 빨리간다유~한다. 나도 죽것따아~해 준다. 그래도 끌바는 절대 하지 않는다. 마지막 10미터 정도는 댄싱을 치며 꾸역꾸역 정상까지 올라간다.
싸이클 골인지로 오니 벌써 달리는 선수들이 제법 있다.
오늘은 런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까. 탈의실에서 사이클화를 벗어보니 빗물에 발바닥이 허옇게 퉁퉁 불어 있다.
수건으로 깨끗이 닦고 마른 운동화를 착용하고 양말과 장갑을 손에 쥐고 달려 나간다. 런 시작시간이 3시였다.
조금 배가 고팠지만 오늘 이 정도면 뛸수 있겠다 싶었다. 첫번째 보급소에서 오이를 2개 쥐고 걸으면서 마구마구 씹어 먹었다.
삼키니 구토가 나질 않는다. 다행이었다. 뒷주머니에는 전해질1통을 넣고 달리니 달릴때 마다 딸랑딸랑 소리가 났다.
비는 점점 거세진다. 확실히 지난주 제주에서 킹코스를 완주하고 나니 다리에 힘이 없기는 한 것 같다.
신정호둘레 6키로를 7바퀴 돌아야 하는데, 코스는 대체로 순탄했다. 2바퀴를 돌아서 오는데 갑자기 앞에서 '장상수화이팅'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김선하,안수환,박해숙이 응원차 여기까지 왔단다. 어제 통화하면서 오지 말라 했는데...갑자기 천군만마를 얻은 듯 힘이 확 난다. 딸기우유2개를 비우고 달린다. 3랩을 마치고 다시 캔맥주1개를 반만 마신다. 조금 가니 다리에 힘이 확 풀려 달릴 수가 없다. 걷다 뛰다 한다. 빗줄기는 갈수록 굵어만 진다. 1랩을 도는데 처음에는 31분이 걸리더니, 갈수록 길어져 41분이 걸리고 나중에는 57분이 되었다가 맨 마지막에는 47분에 골인하였다.
런 마지막 랩을 달리는데 너무 힘들어서 한참을 가로수를 붙잡고 서 있었다. 비는 왔지만 너무 더워 계속 얼음물을 퍼부었다. 얼음을 입에 물고 손에 쥐고 달렸다. 기다리는 우리 응원팀을 생각하여 열심히 달려 골인지점으로 향한다. 시간을 보니 저녁7시47분을 가리키고 있다. 먼 거리를 오랜 시간에 걸쳐 달렸다.(기록:12시간47분)
골인, 오늘도 내가 시작한 일을 내가 끝내게 되어 감사히 생각하며...우리는 아산시내 대패삼겹살집으로 향한다.
맛있고 배부르게 먹고 김선하부회장님과 안수환훈련부장님 번갈아 경주까지 운전하여 편하게 도착하니 밤1시가 넘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여 또 한편의 장편소설을 쓰게 된다.
싸이클과 런 스페셜푸드에 맡겨둔 음식은 그대로 방치해 버렸고, 스페셜푸드에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준비해 둔 파워젤은 경기중 1개도 복용하지 않았으며, 전해질과 소화제도 1알도 복용하지 않았으므로, 결국 부산스레 준비만 했을 뿐이지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먹은 것은 오직 미숫가루와 호도과자 몇알과 오이, 딸기우유, 맥주1캔이 전부였다.
다행인 것은 제주대회에 비하여 이번대회에는 발가락에 물집한개 없을 정도로 부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제 8월21일 목포킹코스대회를 위하여 훈련하는 일만 남았다.
2011.7.11.서부동에서 눈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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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언제나 그랬더니 다 읽고나니마치 직접 뛴기분이들고 목포대회준비에 아주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고맙데이 히야
왠 조회수가 이케 많지? 이거 인터넷에 공개로 설정되어 있나? 나는 공개되는거 싫어하는데...우짜지?
무사 완주 하심을 축하 합니다... 글을 읽으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만 해요... 축하합니다...짝짝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