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지만, 커리어우먼의 아이콘처럼 꼽혔던 김주하 앵커의 이혼 소식은 큰 충격이었다. 늘 당당하고 거침없어 보였던 그녀에게 어떤 속사정이 있었던 걸까?
▲ 김주하 앵커가 남편과 함께 거주했던 동부이촌동의 모 아파트. 이곳에서 시어머니와 폭행 시비가 일어났다. 현재 김주하 앵커는 해당 아파트에서 아들딸과 함께 살고 있다.
“겉보기엔 사이 좋은 부부였다” “죄송합니다. 지금은 그 어떤 말도….” 이혼 소식을 듣고 김주하 앵커에게 수없이 전화통화를 시도한 끝에 어렵사리 문자메시지로 짧은 대화를 나눴다. 지금은 회사의 방침상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으니 양해해 달라는 취지였다. 몸 상태 역시 괜찮다고 전해온 그녀는(답해줄 수 없어) 연신 죄송하다며 (걱정해줘서)고맙다는 문자를 끝으로 말을 줄였다.
지난 9월 23일 김주하 앵커가 남편 강필구씨를 상대로 이혼 및 양육자 지정 소송과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동안 상습적인 폭행이 있었다. 심지어 아이들에게까지 손을 댔다’는 등 믿을 수 없는 이혼 사유가 흘러나왔고, 남편 역시 반소를 신청했다. 그는 김주하 앵커가 자신을 폭행 혐의로 고소하자 “아내에게 뺨을 맞았다. 손톱으로 손등을 할퀴었다”며 맞고소하기도 했다.
지난 9월 29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MBC<경제뉴스>에서 하차한 김주하 앵커. 그녀의 근황을 확인하기 위해 자택인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로 찾아갔다. 지난해까지 그녀가 살았던 집에는 현재 다른 노부부가 거주하고 있었다. 해당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김주하씨가 올 초 다른 층으로 이사를 갔다”고 귀띔해주었다.
아내를 위해 직접 밥상을 차려놓고 기다리던 자상한 남편, 북한에 가는 아내를 두고 “당신이 너무 예뻐 위험하다”며 거듭 신신당부를 하던 남편. 그간 김주하 앵커가 묘사한 강필구씨는 이런 자상한 모습이었다. 아파트 근처에서 만난 이웃들도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 적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둘째 아이를 낳고 얼마 안 돼서 저희 옷가게에 손님으로 오셨어요. 남편이 쇼윈도에 걸려 있는 패딩코트가 예쁘다며 꼭 가서 입어보라고 했다면서요. 부부금실이 참 좋구나 싶었죠.” 아파트 근처 상인의 말. “남편이랑 같이 애들 유모차 밀면서 동네 산책도 하고, 꼭 함께 미용실에 머리 자르러 다니고 그랬어요. 얼굴에 전혀 어두운 기색도 없었고요”
같은 아파트 주민의 말. 이렇듯 괜찮아 보였던 부부사이가 악화일로로 치달은 이유는 무엇일까? 단언하긴 어렵지만 “남편이 처음 기자직 시험을 본다고 했을 때 아주 심하게 반대를 했다”, “일주일에 아이 얼굴을 30분도 채 못 보는데 그것 때문에 남편과 종종 마찰을 빚는다” 등 그간 김주하 앵커의 인터뷰 자료를 살펴보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갈등을 겪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수 있다.
시어머니 A씨는 왜 한편 강필구씨의 어머니 A씨는 “아들의 짐을 빼는 과정에서 며느리가 커터칼을 들고 ‘죽어볼래’라며 자신을 협박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김주하 앵커는 이삿짐 속에 본인의 물건이 섞여 들어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커터칼을 들고 있었을 뿐이라는 주장. 경찰은 조사결과 김주하 앵커에게 별다른 혐의가 없는 것으로 보고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미국에 사는 A씨는 잘 알려진 대로 가수 송대관의 처형이다. 아들 선물은 안 사와도 며느리 선물은 꼭 챙길 만큼 지극정성이었다는 A씨. 그녀를 기억하는 동네 주민이 있었다. “한 2년 전인가 저희 세탁소에 한 번 오셨어요. 체구가 굉장히 작은 분이었는데, 우리 며느리가 이리로 가래서 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며느님이 누구신데요’ 하니까 ‘김주하예요’ 그러셨어요. 김주하씨를 자주 봐왔지만 유명인 같지 않게 굉장히 소탈하고 성격이 좋아요. 인사성도 밝고 서글서글하니 그냥 동네 아줌마 같죠. 그런 사람이 아무렴 시어머니한테 그렇게까지 막 했겠어요? 뭔가 오해가 있었겠지.”
현재 두 사람의 이혼소송은 남편 강씨가 사실조회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본격적으로 불붙은 상태다. 취재 중 만난 한 동네 주민은 “일주일 전쯤 김주하 앵커 혼자 저쪽 길에서 걸어오는 것을 봤는데 얼굴이 많이 상했더라”며 안타까워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김주하 앵커. 그녀가 하루빨리 예전의 당당한 모습으로 다시 뉴스를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