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태안. 태안에는 30개나 되는 해수욕장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이번엔 서해안에서 가장 물이 깨끗하고 물 속 모래밭 경사가 완만해서 가족단위 피서지로
안성맞춤인 '학암포해수욕장'엘 다녀왔습니다. 대개 8월 15일이 지나면 해수욕이 끝나는데,
올 여름엔 늦더위가 처서까지 이어져서 우리같이 게으른 사람도 한자리 차지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지요. 나이도 체면도 벗어 던져버리고 어린아이 처럼 마냥 즐겁게 물놀이를 했으니까요.
숙식은 민박촌에서. 마트에 가서 먹거리를 사다가 거기에 설치돼있는 가스레인지를 이용, 주인집에서
빌려준 밥솥에 밥을 하고 찌개를 끓이고, 집 앞 고추밭에서 고추도 따고 상추와 깻잎도 따 쓰고...
분위기 좋은 야외에서 식사도 하고 한잔술 기울이며 대화도 나누면서 여름밤을 깊이고...
썰물때는 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는 '소분점도'까지 약 200m의 바닷길이 열리고, 걸어서 건널 수도
있고 조개도 잡을 수 있다는데, 물때가 안맞아서 아쉬웠지만 다음번엔 미리 알아보고 오기로 했는데,
원래 계획은 다음 날 그 근방에 있는 구례포 해수욕장과 신두리 해수욕장까지였는데, 아침부터
많은 비가 쏟아져 내려서 물엔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그냥 바라만 보고 돌아와야 했지요.
언젠가 다시 한번 가보고싶은 곳, 막연하나마 마음속으로 그날을 기약 하면서...
이번 여행도 보람있고 마음 흐뭇한 여행이었다는 생각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