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행복한 가정"에 실었던 글 입니다. 참조하시고, 오늘도 행복하세요^^ -SmileJo-
1:29:300의 법칙과 1:10:100의 법칙이 주는 교훈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조주영
지난 4월 16일에 있었던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사고는 안타까운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이런 대형재난사고 때면 등장하는 해석논리와 향후의 대책 안들 중에 “하인리히 법칙”과 “페덱스 법칙”이 있다. 하인리히 법칙은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하기까지의 경위를 일정한 법칙으로 설명한다. 미국의 보험회사 직원이었던 하버트 하인리히는 수천 건의 사건사고 데이터를 분석하여 “대형사고 : 중소형사고: 사소한 문제나 사고”의 비율이 “1:29:300”이라는 법칙을 발견했다.
대형사고 1건이 발생하기 전에 유사한 중소형사고가 29건 발생하고, 중소형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엇비슷한 원인으로 비롯되는 사소한 이상 조짐이나 징후들이 300번 나타난다는 통계법칙이다. 하인리히의 분석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인하여 중상자가 1명 나올 경우 그 전에 유사한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또 사소한 사고를 당하거나 큰 부상을 당할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페덱스의 법칙”은 문제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과 앞으로 생겨날 수 있는 문제의 예방차원에서 논의된다. 다국적 물류회사인 페덱스는 고객서비스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일명 페덱스 법칙으로 불리는 “1:10:100”의 법칙을 확인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적용했다. 어떤 제품의 결함이나 불량을 현장에서 발견즉시 고치면 “1”이라는 비용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책임소재의 규명이나 문책당할 것이 두려워 문제를 묵인하거나 숨기고 회사 밖으로 나가게 되면 그것을 뒷감당하는데 “10”의 비용이 든다. 더 나아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고객에게 전달되어 불평불만이나 클레임으로 연결되면 “100”의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것이다.
1:29:300의 법칙과 1:10:100의 법칙으로 세월호의 사태를 분석해보면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의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 세월호의 무리한 개조, 2월에 확인된 수밀문의 작동이상, 사고발생 2주전의 조타기 전원접속의 이상 무시, 적정기준 4배에 가까운 화물선적, 탑승인원 및 화물무게의 허위게재, 침몰 후에 사고처리과정에서 보여준 선장과 해경의 공공성 부재와 형편없는 도덕성 등 다수의 징후와 문제들이 지적된다. 큰 사고가 있기 전에 그 조짐을 경고하는 수십, 수백 건의 전조가 있었으며 그것을 즉시 바로잡지 않아 10을 넘어, 100, 아니 그것도 과도한 적폐와 부실대응으로 1,000과 10,000의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지경에 도달했다.
참으로 안타깝고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은 세월호 사태를 뒷수습하는 중에도 또 다른 곳에서 대형사건과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우리는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해 위험에 처하게 된다(마크 트웨인)." 막연한 믿음은 방심을 낳아 수많은 사전 조짐과 징후를 제대로 못 살피게 방해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믿지 않으면서도 “설마…나에게 일어날까”, “지금까지 괜찮았는데”, “나는 예외일 거야”, “나하나 쯤이야.”, “나부터 살아야지”와 같은 안이하고 비도덕적인 의식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의식은 위기를 위기로 보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을 막는다. 초기에 문제의 작은 징후나 사고의 조짐, 경고의 메시지를 면밀히 살피고 미리 감지하여 적절하게 대처하면 큰 실패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문제의 싹이 자라나 큰 문제를 초래한다. 실패의 치명적 도미노과정을 끊으려면 1:29:300의 법칙과 1:10:100의 법칙의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한다. ‘위기는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예고 없는 사고는 없다.’ ‘큰 사고는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
세월호와 같은 사태가 또 다시 반복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리고 배의 침몰, 건물의 붕괴와 같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사건사고 외에 우리사회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하는 각종 폭력과 비리, 청소년의 비행과 성인들의 범죄, 가족문제와 문제가족, 심신의 질환 등 각종분야에도 1:29:300의 법칙과 1:10:100의 법칙에 대한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사소하고 작은 문제나 증세들을 무시하고 방치할 때 시작은 경미한 문제였지만, 안일한 대처, 무시와 방치가 지속되면 더 큰 문제를 낳게 되고 급기야 치명적 심각성을 안은 큰 문제로 드러난다. 자기 자신, 가족을 비롯한 타인과의 관계, 우리의 삶, 주변을 둘러보고 사소하고 경미한 신호일지라도 신중히 점검하고 적절히 조율해 나갈 필요가 있다.
예방비용(1), 평가비용(10), 실패비용(100)을 비교해 볼 때 최소의 비용으로 사전에 예방하는 것은 지혜로운 선택이고 대처이다. 공공성을 무시하고 이기적이 되거나 안일하게 문제의 예방에 신경 쓰지 않고, 과정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아 적폐로 인한 실패를 고스란히 떠안는 최악의 사태를 겪는 것은 우매한 선택이자 대처이다. 모든 실마리는 사소하게 나타난다. 제때 적절히 처리만 하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관심부재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방치하면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된다.
이제 1:29:300의 법칙과 1:10:100의 법칙에서 얻은 교훈을 잘 간직하고 삶에 충실히 반영하자. 더 나아가 그 법칙들을 역으로 활용하여 실패는 줄이고 성공은 늘려보자. 안정되고 조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믿음으로 서로를 배려하자. 아주 작은 성공요인도 제대로 포착하고 삶속의 소소한 성공경험과 새로운 희망을 적절히 관리하며 함께 나누자. 그리고 그것들을 자신의 인생행로에 효율적으로 적용하여 점진적으로 큰 성공을 이루어가며 그 과정의 즐거움과 기쁨을 누려보자. 진정한 행복이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