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여름, 천하명승(天下名勝) 황산(黃山)에 오르다 (1)
[일정] : 2007년 08월 15일(수요일) ~ 08월 18일(토요일)
[ 山友] : 죽파(竹坡), 이당(怡堂), 강수대인(康洙大人), 동파(桐坡), 일송(一松),
주연(珠淵), 청파(淸坡), 정열(正烈), 백파(柏坡)-{호산아(好山兒)}
2007년 8월 15일(수요일) - <중국 황산을 향하여>
◇ 대한민국 인천국제공항(오후 2:30) 중국항공 CA 140→ 중국 항주국제공항(오후 4:15)
※ <인천-항주> 1,220km, 2시간 소요 * 항주공항 안착 (중국시간 3:15, 이하 중국 시간)
▶ [쾌적한 출발(出發)]
- 대원은 건강한 모습으로 오전 11시 정각 인천공항 L/M 카운터에 집결했다. 각자 여행 가방을 탁송한 후, 출국 수속을 마치고 탑승구로 들어갔다. …그런데 ‘CA 140기 航路上 雷雨로 因하여 1시간 정도 遲延 運航’한다고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인천공항의 날씨는 쾌청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여유 있는 시간을 이용하여 일행은 샌드위치로 간단한 요기를 하고, 면세점에 들러 쇼핑을 했다. 항주공항은 면세점이 아주 빈약하다고 했다. 청파(淸坡)가 아내를 위하여 패션 핸드백을 사고 아이들을 위하여 스포츠 시계 2점을 샀다. 일송(一松)과 주연(珠淵), 그리고 죽파(竹坡)는 각각 양주를 샀다.(…일송(一松)의 ‘발렌타인’과 주연(珠淵)의 ‘로얄 샬롯’은 여행 중 은은한 주향(酒香)으로 대원을 행복하게 했다) 비행기는 정시보다 1시간 늦은 오후 2시 30분에 순조롭게 이륙했다. 대원들은 건강하고 쾌적한 표정이었다.
▶ [상하이(上海)의 양자강(揚子江) 하구(河口)와 항주만(杭州灣)의 상공(上空)]
- 항로는 순조로웠다. 하늘은 쾌청하고 '에아차이나'(CA)는 때때로 하얀 구름밭 위를 날았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황해바다는 청정하고 검푸른 색깔이었다. 거의 1시간 40분 정도 지나고 나니 비행기의 작은 창으로 중국의 해안선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해안선은 온통 누런 흙탕물이었다. 상하이(上海) 연안 상공이었다. 양자강의 황톳물이 쏟아져 나와 바다를 누렇게 물들이고 있었다. 북쪽은 황하가 그렇고, 남쪽은 장강(長江)이 그렇구나. 내륙에 비가 많이 온 모양이었다. 그리고 중국 5대 강 중의 하나인 전당강(錢塘江)이 흘러들어오는 항주만도 황토 빛 바다였다. 그런데 상하이(上海) 동남단의 바다 위에 남쪽으로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지는 긴 다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아, ‘바다의 만리장성’이라고 일컬어지는 바로 그 동해대교(東海大橋, 중국은 우리의 ‘황해’를 ‘동해’로 부른다)가 아닌가. 중국이 동북아 해상 물류(物流)의 허브항(港)으로 건설하고 있는 양산심수항(洋山深水港)으로 이어지는 대교(大橋)이다. 왕복 6차선으로 그 길이가 장장 32.5km의 해상 대교(大橋)인 것이다. 상해시의 남쪽이 항주만이고 그 항주만 입구의 바다 한 가운데 기구열도(岐嶇列島)가 있는데, 거기에 양산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얼마 전 보았던 신문 보도에 의하면, 양산항은 우리나라의 부산항, 인천항을 제치고, 환태평양지역의 물류기지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중국의 야심 찬 계획으로 건설하고 있는, 아시아 최대 시설의 콘테이너 신항(新港)이다. 그러나 비행기의 작은 창으로는 대교의 전체 모습과 그 끝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 고도를 한껏 낮춘 비행기는 누런 황톳물이 번지는 바다를 지나 이제 뭍으로 날아든다. 반듯하게 정리된 농경지와 잘 계획된 도시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항주(杭州)는 상해[江蘇省] 남쪽에 위치한 절강성의 성도(省都)이다. 드넓은 대지에 푸른 농경지가 펼쳐져 있고 도시에는 큰 공장 지대와 함께 단아하게 지어진 수많은 아파트가 즐비하였다. 비행기는 항주 ‘숙산공항’에 안착했다. 오후 3시 15분(중국시간), 예정보다 빨리 도착했다.
▶ [항주 ‘샤오산(肅山)공항’에서 황산까지 달리는 미니버스]
- 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가이드가 미니버스를 대기시켜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4시 정각, 우리는 황산을 향하여 출발했다. 버스는 숙산기장공로(肅山機場公路)를 타고 항주시구로 들어와 전당강(錢塘江, 항주 시내 한 복판을 흐르는 중국의 5대강 중의 하나) 앞 부흥대교 앞에서 우회전하여 남부로(南復路)로 접어들었다. 지강대로(之江大路), 왼쪽에 강물이 넘실거리는 장대한 전당강을 끼고 달리는 길이다. 우리들의 가이드는 소년처럼 앳되게 생긴 연길(延吉) 출신의 김호산(金虎山) 군(23세)이었다.
항주(杭州, Hangzhou)는 절강성(浙江省, Zeziang)의 성도(省都)로서 농업과 공업 등 물산 풍부하고 기후가 온화하여 중국 부자들의 별장이 많이 모여 있는, 아주 유족한 도시이며, 역사적으로는 송(宋)나라 문물의 중흥지였다. 그리고 시내 한 복판에 서호(西湖)라는 명소가 있어 예부터 시인 묵객들이 모여들어 만고의 아름다운 시문(詩文)을 남긴 곳으로 유명하다. 항주로 오는 비행기 속에서 좌석에 붙어 있는 문구를 읽었다. ‘西湖 宋城 休博園 你不能不游 大型演出 <宋城千古情> 第一世界秀 你不能不看’, 즉 ‘서호와 송성의 가무단은 여러분들이 반드시 누려볼 만한 즐거움이며 그 장대한 연출로 이루어지는 <송성천고정(宋城千古情)>은 세계 제일의 빼어난 작품으로 여러분들이 능히 보지 않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 [항저우(杭州) 시가(市街)를 지나며]
… 진행하는 남부로(南復路) 길 좌측에 바로 그 높다란 송성(宋城)이 보이고 조금 지나니 오른쪽 언덕 숲속에 육화탑(六和塔)이 불쑥 솟아있었다. 항주는 우리나라의 철학적 정신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송나라의 문물이 융성했던 고도이다. 송나라는 성리학의 일대 체계를 세운 주자(朱子)의 본향이다. 오늘 나는 그 송나라의 중심에 왔다. 내 나름대로 갖는 지적(知的) 호기심과 감회는 남다른 것이므로 송대(宋代) 문화의 일단을 접할 수 있은 송성(宋城) 관람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늘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 그냥 눈길만 주고 지나갔다. …버스는 용오(龍塢)에서 항주 서쪽의 외곽고속도로인 요성서선(繞城西線)을 올라탔다. 이 도로는 상하이(上海), 난징(南京), 안후이성(安徽省, Anhui)의 황산(黃山)으로 가는 고속도로와 연결된다. 얼마 안 가 오후 5시 15분, 버스는 유하(留下) 인터체인지에서 항휘고속도로(杭徽高速道路)로 진입했다. 황산까지는 208km이다. 이 도로는 항주에서 안휘성의 남단의 황산시를 연결하는 왕복 4차로의 고속도로인데, 올 2007년 1월에 개통했다고 한다. 이 고속도로로 계속 서진(西進)하면 양자강의 중간의 공업 도시인 우한(武漢)을 거쳐 중칭(重慶)이나 내륙 깊숙이에 위치한, 옛 촉한(蜀漢)의 고도인 청두(成都)에까지 이른다. 그리고 황산과 우한의 중간 지점인 구강(九江)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강서성(江西省)의 주도인 난창(南昌)에 닿게 되고, 계속해서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면, 중국 남해의 경제특구인 광동성(廣東省)의 광저우(廣州), 선전(深圳)을 비롯하여 홍콩(香港), 마카오(澳門)에 이르게 된다. 사회주의 정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본주의 경제를 접목시킴으로써 무섭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이 고속도로가 아닌가. 중국은 내년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도약할 것으로 생각된다.
▶ [황산을 향해 달려가는 항휘고속도로(杭徽高速道路)]
- 그런데 이 항휘고속도로(杭徽高速道路)에는 우리 버스 외에는 통행하는 차가 거의 없었다. 다소 노쇠한(?) 우리의 소형 버스는 있는 힘을 다하여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유하(留下)에서 갈라진 고속도로는 여항(余杭, Yuhang)-청산호(靑山湖)-임안시(臨安市)-영롱(玲瓏, Linglong)-조계(藻溪, Zaoxi)-어잠(於潛)-태양(太陽, Taiyang)-창화(昌化)를 지나갔다. 오후 6시25분, 공측(公厠-공중화장실)과 초시(超市-수퍼마켓)를 갖추고 있는 용강(龍崗, Longzang) 복무소(服務所.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앞서 용강 I.C.에서는 ‘절서대협곡(浙西大峽谷)’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였다. … 동파(桐坡)가 바람을 잡았다. 항주공항을 출발한 지 2시간이 넘었으니 지루할 만도 하다. “지기미!! 이거 머 너무 맹숭맹숭해서 되겠어요?” 하며 준비된 ‘참 맑은 이슬’을 한 잔씩 대원들에게 안겼다. 모두 오징어를 씹으며 희희락락(喜喜樂樂)했다. 즐거운 여행의 길목이다. --( [註] ‘지기미’는 욕설이 아니라, ‘知己美’ 즉 ‘나를 알아주는 사람의 인간미’를 뜻하는 것으로 동파(桐坡)가 상용하는 그 특유의 애교(?)와 해학이 깃든 표현이다.)
▶ [안휘성(安徽省, 안후이성)에 들다]
- 저녁 6시 40분, 차는 다시 출발했다. 얼마 가지 않아 사위는 서서히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했다. 주변은 험준한 산으로 이어져 갔다. 황산이 가까워서인가 본격적인 산악 지역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드디어 버스는 절강성(浙江省)과 안휘성(安徽省)의 경계인 욱령관(昱玲關) 수비참(收費站, 톨게이트(T.G))에 도착했다. 그러나 황산시까지는 아직도 86km를 더 가야 한다. 어둑한 가운데 높은 산너울이 좌우로 넘실거린다. … 그런데 주위는 검은 구름이 끼고 차창에는 성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점점 황산이 가까워 오는데… 내일은 우리가 1년 동안을 벼르고 벼른 황산 등정일인데, 만약 산에 운무가 끼고 비가 내리면 참으로 보람 없는 일이 아닌가…’ 걱정이 앞섰다. 저녁 7시 30분, 주위는 캄캄한데 차는 안휘성(安徽省) 황산수비참(黃山收費站, 황산시까지 73km 남은 지점)을 지나고, 7시 45분 주촌(朱村) 복무소에서 주유(注油)를 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그치지 않았다.
* 안휘성(安徽省)은 중국 중앙부 양자강(揚子江) 하류에 있는 성으로 북동으로는 강소성(江蘇省)과 남동으로는 절강성(浙江省)과 접해 있다. 성도(省都)는 허페이(合肥)시이며, 전체 면적이 13만9900 평방킬로미터, 인구가 약 5761만 명으로서 중국의 23개성 가운데 면적이 적은 편에 속한다. 황산(黃山)은 이 안휘성의 최남단에 위치해 있다.
이 안휘성에는 양자강(揚子江)과 회하(淮河) 등 2개의 큰 강이 흐르고 이 두 강으로 인해 중앙부에는 광대한 전원지대를 이루고 있으며, 이 두 강의 연안지대에는 소택지가 널리 분포되어 있다. 기후는 온난습윤(溫暖濕潤)하여 사계절의 구별이 뚜렷하고, 평균기온은 1월이 2.7℃, 7월이 27.9℃ 정도이다. 북부지역에서는 여름철에만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기 때문에 종종 범람하기도 하고, 봄에는 가뭄을 많이 탄다. 하지만 지금은 회하(淮河)에 대한 대규모의 치수 공사로 피해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안휘성(安徽省)은 화중(華中)의 중요한 농업지대로서 인구의 90%가 농업에 종사하며, 남부의 양자강 소호(巢湖)의 평야에서는 쌀·보리 2모작이, 또 북부의 회하강 유역에서는 밀·참깨·수수·옥수수 등 밭작물이 성하다. 그 밖에 강의 남쪽 지방에서는 차가 많이 생산된다. 회남(淮南)에서는 석탄, 구리 등이 생산되며, 종이, 먹 등의 전통문화 산업도 성하다.
안휘성(安徽省)을 대표하는 것은 당연 황산(黃山)과 구화산(九華山)이다. ‘천하의 명경(名景)은 황산에 모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황산은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명승이며, 구화산(九華山)은 오대산(五大山), 보타산(菩陀山), 아미산(峨嵋山)과 더불어 4대 불산(佛山) 중의 하나로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안휘성은 차(茶)의 명산지이므로 산지와 구릉, 그리고 산꼭대기까지 계단을 형성하며 올라가는 차밭을 많이 볼 수 있다.
▶ [황산시 둔계(屯溪, Tunshi)의 야경(夜景)]
- 저녁 8시 04분, 황산시로 진입하는 둔계남(屯溪南) 톨게이트를 통과했다. 시가지로 들어가는 왕복 8차선 도로가 시원하게 열려져 있다. 전당강의 상류인 황산시 신안강(新安江)의 한 대교를 건너 시가지로 들어섰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과 각종 불빛과 가로등이 현란하게 빛살을 뿌리고 있었다. 이름난 관광지답게 각종 호텔과 음식점과 유흥가의 광고판이나 장식용 색등이 요란스럽다. 강의 다리나 둑의 가드레일 위에도 갖가지 색등(色燈)으로 아름답게 꾸며 놓았다. 그러나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황산시의 현란한 야경도 비에 젖고 있었다.
▶ [식당 ‘韓國阿里郞’(한국아리랑)에서의 저녁 식사]
- 우리 일행은 조선족 교포가 경영하는 ‘韓國阿里郞’(한국아리랑) 식당에서 삼겹살을 구워서 저녁식사를 했다. 시중을 드는 앳딘 소녀들이 사전에 정신 교육을 많이 받았는지 연신 생글거리고 삼겹살을 구워주며 맥주를 따라 준다. 몇 마디 배운 한국말을 건네며 명랑한 얼굴로 응대한다. 오늘 하루 먼 길을 왔다. 긴긴 여독으로 인한 갈증을 담백한 중국 맥주로 풀면서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했다. 식사 후 약 30분 이상을 달려 9시 40분, 오늘의 숙소인 슈닝(休寧, Xiuning)에 위치한 황산 ‘新宇假日酒店’(Holyday Inn Hotel)에 투숙했다. 이곳 슈닝은 내일 아침 황산에 들어가기에 가까운 지점이다.
▶ [황산(黃山) 여정, 첫날밤의 희화(戱畵)]
- 여행의 첫날 밤, 여장을 풀고 샤워를 한 다음, 청파(淸坡) 총무의 방에 모여, ‘모임’에서 준비한 양주(洋酒, ‘시바스 리갈’)를 한 잔씩 나누며 환담했다. 그러나 오늘의 화제는 단연 주연(珠淵)! - 주연의 ‘로얄 살롯’이었다. 본인의 의사와는 달리 죽파(竹坡)를 비롯하여 유연하고 질긴 입심들이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로얄 샬롯’을 노래 불렀다.
…“그거, 꼭 집에 가져가려고 산거냐?”(죽파), …“야아, 이 시바스 리갈은 맛이 좀 그래. 로얄 살롯은 향기가 끝내준다는데…”(정열), …“주연의 본마음은 아마 우릴 생각하고 있을 꺼야, 시간이 좀 필요해!”(강수대인), …“에이 관 둬라, 관 둬!”(이당) ― 어르고 눙치고 꼬시고, 달래고 비꼬고 다시 어르고 달랜다. 여기서 한 마디 하면 ‘하하하하’ 저기서 한 마디 하면 ‘우하하하 …’
주연은 순간을 모면해 보기라도 하듯 침대에 누웠다가 또 한 마디하면 벌떡 일어나서 어색한 웃음 한 자락 흘리고 돌아앉아 같이 웃는다. 이게 도대체 어디까지 진심이고 어디까지 농자(弄子)냐? 그러나 은근과 끈기의 사나이, 주연의 로얄 살롯은 끝내 그 우아한 본체를 드러내지 않았다. 대중의 막강한 입심은 패배했다. 그런데 왁자한 좌중에서 일송(一松)이 문을 열고 나간다. 잠시 뒤에 나타난 그의 손에 ‘발렌타인 17년산’이 쥐어져 있었다. 일송은 인천공항에서 발렌타인을 두 병을 산 바 있다. 주연(珠淵)의 로얄 살롯이 파상적인 입방아 공격으로 처절하게 고난(?)을 당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아주 아름답게 자진 신고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차라리 미리 선수(先手) 치는 것이 좋겠다고 작심하여 통한의 헌납을 감행한 것인가. 비교적 과묵한 일송의 얼굴이 넉넉해 보인다. 어쨌든 모두들 갈채와 찬사를 터뜨리고, 일송의 인간다운 풍모를 칭송(?)하며 발렌타인의 뚜껑을 열었다. 그윽하고 감미로운 발렌타인의 술 향기가 온 방안에 번져나갔다. “야, 좋다! 과연 발렌타인이야!! 으흐흐흐 …”
- 주연(珠淵)은 위기를 모면하고 살아났다. 회심(回心)의 미소를 지으며 발렌타인 잔을 받아드는 그의 모습이 조금 애매하면서 어색하다. 안도와 여유가 가미된 미묘한 표정이다. 이러구러 즐거운 환담(歡談)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국(異國)의 밤은 깊어갔다. 내일의 역사적인 황산 등반을 위하여 각방의 잠자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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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잙 읽고 감상에 젖어봅니다..호산아선배님~~감사합니다...